20대 초반 여성이에요
저는 매사 주눅들어 있고 우울한 인간이에요. 제가 하는 모든 일은 다 안될 것 같고, 시작하기 전에 주눅들기만 해요. 어릴 때 욕을 많이 먹고 자라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제가 잘하는 건 전혀 봐주지 않고, 제 노력은 짓밟아 버리고, 제가 못하는 것만 들춰댔던 부모님. 학원이나 과외 등등 도움은 일절 주지 않으면서 공부 못 한다고 때리고 폭언하던 아빠. 방관하던 엄마. 저와의 비교를 즐기며 저를 찍어누르던 언니, 매일 아들이 아닌 저를 미워하던 할머니. 여자애가 싹싹하지 못하다면서 할머니와 마찬가지로 저를 힐난하던 친척들, 도와달라는 저를 철처히 무시하던 선생님들.
그냥 무언가 시작하기 전에 저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요. 나는 안 될거야, 나는 안 돼. 내가 어떻게 해 뭐 이런 것들이요. 그냥 매사 이런 식이라 뭐 하기 전에 포기부터 해요. 하고 싶었던 일을 결국 성취하지 못해서, 그걸로 또 욕을 먹고 좋아하는 일도 좋아한다고 말하지 못하게 됐어요. 그냥 죽고 싶어요.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어요...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새벽에 홀로 앉아 매사 주눅들어 우울하게 살고 있는 자신을 죽이고 싶다고 소리없는 아우성으로 토로하고 계시네요. 얼마나 자신이 밉고 싫게 느껴지시는 걸까요. 얼마나 자신이 한심하고 못나게 느껴지고 괴로운신 걸까요. 옆에 계시다면 가만가만 어깨를 토닥거려 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자신이 밉고 싫은 만큼 주변이 많이 원망스러우신 것 같습니다. 가족, 친지, 선생님들...가까운 관계를 맺었던 분들께 서운함이 아쉬움이 원망이 많으면 많을수록 탓하고 싶고 따지고 싶고 비난하고 싶고 책임지라고 외치고 싶은 마음이 들 것 같습니다.
자신감이 떨어지는 원인을 한번 살펴본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마음친구님의 말씀을 통해 다음과 같은 두가지를 생각해 봅니다.
1. 경험치들에 대한 영향력이 있을 것입니다. 성공했던 경험들보다 실패했던 경험이, 칭찬보다는 질책과 비난받은 경험이 많으면 많을수록 기도 죽고 자신감도 떨어지고 타인의 시선이 겁나고 그러다보면 또다시 실수하게 되고.... 그렇게 악순환을 하게 되지요.마음친구님께서는 이런 경험치들이 과거에 너무 많았다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2. 마음친구님의 기질, 성향이나 성격은 어떠신지 살펴보시는 것도 필요하겠습니다. 기질적으로 민감하고 새롭거나 낯선 자극들에 대해서 두려움을 느끼고 안전한 것을 선호할 경우에도 자신감이 떨어진다고 느낄 수 있겠지요.
3. 마음친구님께서 가지고 있는 <자신에 대한 비합리적인 신념>이라고 감히 말해볼 수 있는 부분들이 있겠습니다. ~~한 소리들을 들어왔으니, 늘 포기를 잘 했으니~~ , 제대로 한 것이 하나도 없으니~~ , 도움이 전혀 되지 못한 가족들, 부모가 있었기때문에.....등등 굳게 믿고 있는 자신에 대한 생각들이지요.
어린시절의 성장과정과 경험들이 한 사람을 만들어내는데 굉장히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맞습니다. 그래서 많은 부모들이 자식들 잘 되라고 나름대로 열심히 훈육(?)을 아끼지않고 최선을 다하시는 것이고, 그러기에 잘못된 결과들이 있을때 부모를 원망하는 것으로 자녀들은 덤벼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미성년일 때까지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마음친구님 말씀처럼 부모가, 형제가, 가족이, 주변 지인들이, 선생님이, 친구가 내가 바라던 대로 좀 도움이 되었으면 참 좋았을텐데 안타깝게도, 아쉽게도 그러지 못했지요. 어떻게 해요.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의 시간이 되어버렸으니.... 우리가 바꿀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현재, 지금은 어떨까요. 바꿀 수 있는 여지가 있을까요...?? 그럼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바꿀 수 있을까요..??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20대 초반이라고 말씀하셨지요. 물론 20대 초반도 여전히 어리고 시행착오도 많이 겪어야 하고 하고 싶은 것은 많은데 잘 안되기도 하고, 특히나 요즘은 사회경제적으로 2030 젊은이들이 살아가기에는 너무도 팍팍한 시기라고들 말되어지는 때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나>는 성인입니다. 이제는 <내가 나를 책임져야하는 나이>가 된 성인이지요.
<어제를 탓하는 오늘>이어서는 <후회하지 않을 수 있는 내일>을 만들어내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살아가기위해 생각하고 선택하고 행동하고 결과를 만들어내고 책임지는 것은 온전히 <나의 몫>이 된 때입니다. 그럼 <오늘 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1. 마음친구님 자신을 다시한번 돌아보셨으면 합니다. 자책하고 실망하고 후회하고 비난밖에는 할 수 없다고 생각된 자신만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자신의 모습>도 있으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돋보기를 들고 찾아보셔요.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확인해 보시고 인정해 보는 경험이 이제 필요하겠습니다. 부정적인 경험치가 많았다면 긍정적인 경험치들을 이제부터라도 쌓아가 보는 것이지요. 그 누구도 아닌 <마음친구님 자신>만이 할 수 있는 것입니다.
2. 자신의 기질이나 성격, 성향 등에 대한 탐색을 통해 자신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를 해 보셨으면 합니다. 그 시간을 통해서 마음친구님 자신에 대한 생각을 재정비해 보시는 것입니다.
3. 마음친구님이 가지고 계시는 <비합리적인 신념>들에 대해 적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것이 왜 비합리적인 것인지 찾아보시고 살펴보시는 과정을 통해 조금은 자신에 대한 시선을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 보실 기회를 가져보셨으면 합니다.
4. 어려울 수 있습니다. 주변의 도움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상담을 통해서 또는 멘토를 찾아서 이야기를 나눠보는 등의 방법들을 활용하는 것이지요.
마음습관, 생각습관, 감정습관을 바꾸기는 너무나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새벽에 깨어 글을 쓰는 마음친구님은 이미 변화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으신 분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죽고싶다고 외치고 있지만 그만큼 강력하게 변화를 바라고 하나라도 해내보고 싶고, 괜찮은 사람이고 싶다는 강력한 소망을 외치고 있는 것이라고 바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자신에게 다른 방식의 기회를 한번 주셨으면 합니다. 움직임이 있어야만 할 수 있고, 그 움직임은 누구도 만들 수 없는, 오직 마음친구님만이 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화이팅입니다!!!!!!
댓글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