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세상을 떠나 하늘로 훨훨 날아가고 싶어
더 이상 괴롭히지 않는 곳으로
더 이상 혼자 숨어서 울지 않아도 되는 곳으로
더 이상 두려워 하지 않아도 되는 곳으로
자살하고 싶어
자살하고 싶은 마음: 100%/100%
복장: 고등학교 동계체육복에 치마
너무 힘들어.
주변에 얘기해도 잠시 뿐
천국에서 만나보자~
그날아침 거기서~
순례자여 예비하라~
늦어지지 않도록~
만나보자×2~
저기 뵈는 저 천국 문에서~
만나보자×2~
그날 아침 그문에서 만나자~
ㅠㅠㅠㅠ 나 먼저 갈께. ㅠㅠㅠ
진지하게 들어주고 위로해줄 사람만 보세요.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마음친구님...
오전이 지나고 뜨거운 오후가 지나가고 있네요. 간밤에는 편안하셨을까요. 지금 무엇을 하고 계실까요. 마음친구님에 대해 이런저런 궁금함과 관심을 가지면서 생각을 해 봅니다. 이전 글에 대해 답변드렸는데 혹시 읽어 보셨는지요. 새벽에 올렸던 글이라 지금 이 글에 대한 답변도 함께 포함되어있어서 그 글을 다시 한번 올립니다. 차분한 마음으로 읽어보시면서 조금의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혹 미진하거나 더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이 있다면 다시 말씀주시면 좋겠습니다. 실시간 채팅이나 화상상담, 또는 대면상담이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운 마음 함께 보냅니다. 오늘 오후 시간도 잘 견디고 버티면서 보내실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도 함께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새벽에 올린 글입니다. )
고통도 두려움도 없는, 숨지 않아도 되는,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으로 훨훨....
어떤 크기의 고통과 괴로움을 감내하고 있는 것일까요. 마음친구님의 글이 제게 왔을때 순간 걱정과 두려움이 앞섰습니다. 마음친구님의 글안에 있는 죽음이라는 것때문이지요. 다행이 26일의 <천국에서 만나보자>라는 글이 올라온 것을 보고 조금 안심을 했습니다. 같은 분이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죽음을 예비하고 죽음을 노래하고 죽음을 시로 적고 계시는 마음친구님은 지금 어떤 위로가 필요하신지요. 무엇이 그렇게 절박한가요. 막연히 적은 글 속에서 미루어짐작하기엔 너무 무거운 마음과 감정의 글입니다. 상담사로서 어떤 도움을 드릴 수 있을까요. 저 또한 마음친구님의 글을 보면서 막막하고 두렵고 걱정되고 안타깝고, 지금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현재 위험한 상황인 건지 등 불안함도 가득입니다.
그럼에도 위로가 필요하다는 글에서,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말에서, 잠시라도 이야기를 계속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는 것에서 아주 조금 안심을 또 해봅니다.
마음친구님의 막연한 글로는 적절한 도움을 드리기는 어렵지만 우선은 지금처럼 그런 마음들을 자꾸 토로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물론 그때뿐이었다는 것이 참 안타까웠지만 무엇이든 조금씩 드러내고 도움을 요청하고 함께 하다보면 다른 길이 보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어떤 종류인지는 모르겠지만 글속에 느껴지는 폭력의 그림자들 안에서조차도 대처방법은 분명 있습니다. 행동에 대한 대처방법 뿐만 아니라 지치고 힘들어 주저앉아버린 마음에도 대처방법은 있다고 분명하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금처럼 문자상담도 괜찮고 대면상담도 괜찮습니다. 잠시뿐이라고 생각되어도 괜찮습니다. 마음친구님 자신에게 좀 더 시간을 주고 마음을 주고 위로와 도움받을 여지를 줄만한 충분한 사람이라는 것을 기억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마음친구님 자신의 고통과 두려움과 외로움에 대해 추상이 아닌 구체적인 접근 또한 필요해 보입니다. 추상적일 때는 막연해 집니다. 구체적일 때는 좀 더 현실적인 접근의 대처방법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마음친구님의 글을 또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도 늦은 이 시간 깨어 마음친구님에게 말을 걸고 있는데 마음친구님도 깨어있을까요.
자신을 두 팔로 꼭 한번 안아주시고 잠을 청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그래야겠습니다.
마음친구님께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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