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부터 불우한 가정환경 속에서 자라서 힘들었는데 성인이되고 직장을 가지면서 점차 경제적으로도 많이 나아지고 잘 지내다가 엄마가 뇌출혈로 쓰러지면서 굉장히 많이 힘들어졌습니다… 제가 갑자기 가장노릇을 해야하게 됐고 불안감과 우울이 심해졌구요..
한때는 엄마가 그냥 살아만 줬으면 좋겟다고 생각햇는데 시간이 지나니 욕심이 생겨서 엄마가 전처럼 회복되었으면 좋겟다는 마음이 드는데 호전은 없고… 마음이 항상 무겁네요.. 거기에 오빠까지 알코올에 의존하게되어 마땅히 의지할 곳도 없고 그저 하루하루 겨우 버티며 지내는 중입니다.. 저 또한 이런 상황때문에 우울증 불안증 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겨 약을 먹고 있는데 우울증이 많이 좋아졌다가도 어느날 갑자기 또 감정이 바닥으로 뚝 떨어지면 참 괴롭습니다..
전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때문에 더 막막하고 지쳤구요.. 힘이 드는것도 그렇지만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너무 지쳤습니다..
하루하루 쳇바퀴 돌리듯 똑같으니 언제까지 이런 삶을 반복해야되나하는 생각도 많이 들고요..
그냥.. 모든게 지치네요..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힘들고 어려운 마음 적으시고 상담사의 답변을 많이 기다리셨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지치고 힘든 몸과 마음이 좀 어떠실까요....마음친구님의 마음을 가만히 생각해 봅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나름 열심으로 생활하시면서 성장하셨고, 성인으로서의 경제적 활동과 더불어 조금은 안정감을 찾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엄마가 갑자기 쓰러져 투병중이시고, 오빠는 알콜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들이 펼쳐졌군요. 이런 상황들에 대처할 수 있는 가족이 마음친구님밖에 없으셨을까요. 갑자기 가장의 역할을 하게 되었다는 말씀안에서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아버지의 부재가, 그리고 주변에 마땅히 도움줄 만한 자원들이 없으시구나...외롭겠다...엄마 병간호하면서 버티느라고, 오빠를 보아내느라고... 그러느라고 몸도 마음도 얼마나 지쳐있을까...경제적으로는 또 어떨까...하는 생각들을 해 봅니다.
희망이라는 것이 보인다면 덜 지치고 덜 힘들고 덜 막막하겠지요. 희망과 절망을 오가면서 생기는 막연한 불안들, 견디다보면 느끼게 되는 우울한 감정들이 마음친구님을 더 힘들게 할 수 밖에 없는 녹록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래도 한편 마음친구님이 가지고 계신 힘을 느껴봅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자립할 수 있는 힘이 있었고, 엄마와 오빠가 나아지기를 희망하는 사랑이 있고, 어떻게 견디면 좋을지 도움을 요청해보는 용기도 있는 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엄마가, 오빠가 나아진다면 좋겠지만 그렇게 막연한 기대와 희망 속에서 있다보면 지치기 마련입니다. 그럼, 마음친구님께서 어떻게 하면 불안과 우울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날 수 있을까요. 마음친구님이 지금 살펴보아야 할 것은 이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완쾌와 호전, 오빠의 변화에 대한 기대보다는 더 나빠지지 않게 현재의 상황을 유지하면서 마음친구님의 몸과 마음 건강을 회복하고 챙기는 것이 우선 필요하겠습니다.
가족이란 하나의 유기체와 같아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상호의존하게 되는 부분들이 있지요. 가족들 간에 적당한 친밀감과 적당한 역할들과 책임들로 힘의 균형이 이루어져야하는데, 현재 가족들이 그렇지가 못하다보니 마음친구님이 모든 것을 끌어안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계십니다. 균형이 깨진 것이지요.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는 것들까지 해야한다는 생각들은 명확하게 알 수 있는 희망이 보이지 않을 때, 나를 더 지치게 만들고 물빠진 독에 물 붓는 느낌을 갖게 할 수 있습니다.
경계를 설정해야 하겠습니다. 그동안 할 수 있는 최선으로 다 하셨습니다. 자신에게 요구되는 기대와 역할에서 벗어나 유연해 져야 하겠습니다. 이제는 경제적이든 간병이든 몸과 마음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를 정하는 것이 필요한 때입니다. 그리고 그 이상으로 하기 어려울 때는 내 몫이 아님을 인정을 하고 내려놓는 것입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그로인해 자책할 수 있지만 그 자책은 나를 병들고 힘들게 만드는 주범이 된다는 생각이 필요합니다. 마음친구님의 몸과 마음이 회복이 되어야 여유가 생기고 여유가 생겨야 엄마도 오빠도 살펴볼 수 있는 힘이 생길 것입니다. 내려놓는 것은 연습이 많이 필요합니다. 내려놓으면서도 불안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불안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내려놓고 포기하고 만족하고 지켜보고. 그것이 현재 할 수있는 최선이라고 인정하다보면 마음의 동요와 불안이 조금은 안정되고, 조금 숨쉴 수 있게 되고 덜 우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선은 여기까지 말씀 드릴 수 있겠습니다.
내려놓는 연습이 조금 되고 책임감에 덜 짓눌리게 될 때 다시 말씀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한걸음씩...해보시지요...기억하고 있겠습니다. 한번씩 기억할 때마다 마음친구님에게 에너지 보내겠습니다.
오늘 저녁은 자신에게 주는 선물로 마음친구님이 먹고 싶은 거 하나 주문~ 어떠신지요.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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