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써주신 글 잘 읽어보았습니다. 마음친구는 2년 전부터 외모강박, 대인관계, 무기력함, 심한 감정기복 등으로 정신적으로 많이 힘드셔서 찾아오신 것으로 보입니다. 미래에 어떻게 삶을 이어가야하는지, 고통의 연속이라는 마음친구의 글을 보면서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는지 느껴집니다. 모쪼록 오늘 상담을 통해 마음친구가 지금의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좀 더 정신적인 고통을 줄일 수 있는지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우선 2년 전, 어떠한 계기로 부터 이러한 정신적 고통이 시작되었는 지 매우 궁금합니다. 또는 그 전부터 마음친구가 심리적으로 지칠만한 이유가 있었는지 그 원인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마음친구가 그 당시 인식하지 못했던 것이라 할지라도 자라온 가정환경이나 학창시절의 심리적 상처, 주변의 대인관계, 사회적인 상황에서 발생한 어떠한 외상사건에 의한 계기가 분명히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무기력함, 심한 감정기복, 대인관계에서의 기피, 자존감의 하락,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 의지박약이라는 자신에 대한 부적절한 무가치함이나 최책감, 외모적인 강박 등의 증상이 2년동안 지속된 것을 보아 기본적으로 우울 삽화(우울증의 증상)가 일어나는 것으로 보이지만 우울증상을 동반하는 다양한 정신장애가 있고, 특히나 외모에 대한 강박이 심리적인 불안에서 비롯된 것인지, 그러한 것이 주요한 증상인지에 대한 파악을 위해서는 다양한 심리검사와 대면상담이 필요해 보입니다.

신체적인 고통의 증상을 안다고 해서 그 질병이 어떤 것인지 알고 고칠 수 없듯이, 심리적인 고통도 전문가에 의한 진단과 다양한 검사, 심리치료, 필요하다면 약물치료 등 전문가에 의한 도움이 필요합니다.

처음 심리상담센터나 정신의학과를 방문하는 것이 두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심리상담센터의 경우 비교적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비밀 유지가 법적으로 보호되고 있으며, 기록도 남지 않습니다. 또한 청년정신건강사업을 지역마다 실시하고 있어서 저렴하게 상담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많으니 꼭 방문해보시기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다만 그 방문이 늦어질 경우, 마음친구가 지금의 증상을 일으킨 어떤 사건에 대한 재해석이 필요해보입니다. 그 사건들이 무엇인지 배경이 어떤 것인지 자세히 몰라서 아쉽습니다만, 마음친구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만은 꼭 아셔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말이 하나 있습니다. '그때는 그게 맞고, 지금은 이게 맞다.' 라는 말입니다. 과거 일을 아무리 후회한다 하더라도, 그 당시 마음친구의 생각과 행동은 그것이 최선이었던 것이기에 자신을 책망할 필요가 없습니다. 또한 아무리 다른 선택을 하였다 할지라도 타인들의 생각과 행동을 예측하고 바꿀 수 없고, 상황 자체가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과연 그것들이 발생한 이유가 단지 마음친구의 행동이나 생각이 잘못되었거나 특히나 외모에 관련된 것일까요? 절대로 아닐 겁니다.

더불어, 2년이란 시간동안 마음친구가 그저 허송세월을 보낸 것 같고 미래에도 이런 시간이 지속될까봐 걱정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2년이라는 시간이 있기에, 마음친구가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을 겁니다. 저는 누구나 한번쯤 힘든시기를 겪고 자신의 인생을 재정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예전에는 이러지 않았듯이 미래에도 지금과는 다른 모습일 것입니다. 마음친구가 2년동안이나 이렇게 고통스러웠지만 이 곳을 방문해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의지가 아직도 있고, 벗어날 방법을 찾을 줄 아는 현명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마음친구의 고통을 꼭 전문가와 덜어보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앞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이 계속 있을 겁니다. 마음친구의 좋은 소식을 기다리며 오늘 상담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