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대 중후반 여자입니다.
저는 죽고싶다는 생각을 습관처럼 해요.
'이렇게 살기 싫다'가 아니라 정말 이 세상에서 저의 존재가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자라오면서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다정한 부모님 밑에서 돈 걱정도 크게 하지 않고 자랐습니다. 주변에 좋은 사람도 많고 인복도 좋은 편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 사라지고 싶어요.
저보다 나이 많은 분들이 들으면 웃으실지도 모르겠지만, 이쯤되면 세상을 떠도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으로 겪을 감정들은 지금까지 겪었던 것들의 반복이 아닐까 생각해요. 기쁨의 크기, 슬픔의 크기는 다르겠지만 한 번씩은 겪어온 것들이니까 앞으로 몇 번씩 더 겪을 필요가 있을까 생각합니다.
요즘 말로 노잼시기라고 하죠? 어떤 일에도 아무 감흥이 없는 상태. 약 4년 전부터 가끔식 그런 상태가 찾아왔어요. 어쩌다 한 번 찾아오기에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지금은 1년에도 몇 번씩 찾아오네요. 점점 잦아지는 게 느껴집니다. 지금도 그런 상태고요.
이 상태에서 심적으로 부담스러운 일이 생기거나 힘든 일이 생기면 바로 '그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도망치고 싶고 사리지고 싶어요. 하지만 한 번도 그런 적은 없습니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결국엔 제가 해낼 것이라는 걸 알고 설사 일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큰 일이 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자꾸만 삶이 벅차게 느껴지네요.
누군가가 '나는 사는 게 적성에 안 맞아'라는 말을 했는데 너무 공감갑니다.
다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시나요?
저도 이왕 살거면 맑은 정신으로 행복하게 살고 싶은데... 쉽지 않네요.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죽고싶다는 생각을 습관처럼 하는것이 고민이시군요.
이 세상에서 나의 존재가 사라졌으면 하고 아무 감흥이 없는 상태가 4년이 지속되셨다구요.
하지만 이왕 살거라면 맑은 정신으로 살고싶다고 말씀 해 주신 부분,
완벽하지 않더라도 결국 해낼것을 알고있다고 생각하시는 부분에서 저는 삶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이 벅차게 느껴지고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이 드실때마다 얼마나 힘드실까요.
그 고뇌와 아픔을 가늠하기도 어렵습니다.
이제 여기까지 오셔서 저의 댓글을 만나셨으니 잠시나마 마음에 환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다들 이렇게 살아가는지 궁금하시군요.
사람들은 도망치고싶다 죽고싶다는 생각을 늘 하면서 살곤 하죠. 하지만 그것이 습관적으로 튀어나온다면 문제가 되는 것이겠죠.
비유를 한가지 들어보겠습니다.
컴퓨터 모니터에 팝업창이 여러개 뜨면, 그걸 최소화 시키거나 닫기를 누를 수 있지요?
이것은 '죽고싶다는 생각'을 조절 가능한 상태 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팝업창이 쉴새없이 뜨기만 한다면 그걸 닫기 누르거나 최소화 시킬 수 있을까요?
여러 팝업창이 동시에 와다다 뜨면 당황하기 마련이겠지요.
이것은 '죽고싶다는 생각'을 조절 불가능한 상태라고 말하지요.
조절이 불가능하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팝업창이 뜨는것을 막거나, 내가 닫기를 빠르게 눌러야 되겠지요.
컴퓨터에 대해 잘 아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을 수도 있겠습니다.
이 때 필요한것이 병원과 상담입니다. 컴퓨터 오류에 대해 잘 아는 사람, 즉 마음의 병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누굴까요?
의사와 상담사입니다. 그들은 훈련받았고, 죽고싶다는 생각을 약물로 또는 상담으로 조절할수 있게 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신 상황입니다.
도움을 받으셔야 하고요.
죽고싶다는 생각이 너무 지배적으로 들기 시작하면 자살방지 핫라인을 이용하셔야 합니다.
순간적으로 올라오는 죽고싶다는 생각을 자제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저는 맑은 정신으로 살고싶다는 마음친구님의 말이 자꾸 마음에 맴도는군요.
어쩌면 살고싶은 마음도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보여서 말이에요.
죽고싶다는 생각을 가라앉히는건 긴 여정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저의 댓글 한번에 모든것이 해결되지 않더라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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