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생활에 가장 중요하다는 고3때 였습니다.
고2 부터 같은 반이었고 저랑 절친으로 지냈던 그 아이는 고3이 되고 뭐가 불만이었던 것인지 어느 날부터 저를 멀리하더라구요.
그걸로 모잘라 저희 반 여자 아이들과 무리지어 놀면서 저에 대한 욕을 하고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수업시간에 힐긋 힐긋 쳐다보며 본인들끼리 웃고 수근댔습니다. 체육시간에는 전혀 제 옆에 아무도 오지 않았어요. 운동장에서도 체육관에서도 혼자 앉아있게 되었죠.
저희 반 대부분의 여자애들이 걔편이었고 저는 따돌림을 당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극복해보고자 남자애들이랑 놀았더니 이번에는 남자에 미친년이라며 비아냥거리고 그냥 인간이하로 여기더라구요.
맞아요. 신체적인 폭력은 없었어요.
글로 봐도 생각보다 스펙타클한 일은 없었어요.
하지만 저는 반에 있는 시간 자체가 지옥이었어요.
세상 모두가 나를 등진 느낌이었고
수업시간에 자리에 앉아 있는것 만으로 목이 졸리는 느낌이 들었고 숨이 막혔어요. 수능 준비에 하루 하루 죽을만큼노력해도 모자랄 시간에 저는 학교와 학교선생님 그리고 그 애들과 싸워야했습니다.
같은 반에 도저히 못있겠어서 반 이동을 원했었거든요.
근데 안맞아서 안된대요.
학폭위 여는 것도 몇 개월이 걸렸고 열린 것도 기적이라고 할 정도예요 ㅋ....
선생님들도 제 힘듦과 상처를 알아주는게 아니고 학폭정도가 너무 낮아서 학폭위 안열릴거라고만 하더라구요 ㅎㅎ.
저는 인생에서 제일 소중하고 중요한 시간을 쟤들 때문에 날려버렸어요.
저는 학교와 싸워 받은 긴급보호조치로 창문하나없는 좁아터진 상담실 구석에서 혼자 지내게 되었고 이때 학교 수업을 듣지 못하기 시작했습니다. 중간 기말 수행평가도 제대로 치지못하게 됐고 교내 최상위권이었던 제 성적은 곤두박질 치게됐어요.
고3이 제일 중요한데 말이죠.1점대였던 내신 성적이 3점가깝게 떨어졌어요.
저는 한의대를 가고 싶었어요. 인서울은 당연했었는데...
학교폭력때문에 성적이 떨어져 꿈도 못꾸게 돼버렸어요.
수능 공부도 하지 못해 최저도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 됐었어요.
따돌림 당했던 그 상처도 깊지만
제 꿈을 잃었던 상처도 지워지지 않네요.
이때 실패했던 기억때문에 무서워서
수능공부해도 난 안 될 것 같다는 두려움이 저를 짓눌러요.
반수를 해보려고 하는데 이 두려움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지 ...
그리고 사람마음을 못 믿겠고 항상 의심되는 거를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지 조언부탁드려요.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만나서 반갑습니다. 우선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을 아픈 기억을 글로 적으면서 많이 힘드셨을 것 같아 마음이 아프고, 그래도 이렇게 이야기하고 도움을 요청해주신 용기를 격려해드리고 싶어요. 안그래도 힘들고 스트레스가 많을 고3시절에 학교폭력으로 인해 얼마나 고통스러우셨을지요. 스펙타클한 일이 없었다고 하시지만, 혼자서 차가운 시선과 적대적인 언행을 견디고 맞서야 했던 그 시간은, 그 어떤 신체적 고통과 비교해도 감히 덜하다고 말할 수 없었을거에요.
선생님까지도 도와주지 않는 어려운 상황에서 맞서고 꿋꿋이 버틴 것만으로도 마음친구님은 대단한 사람입니다. 마음친구님 말대로 그 시간으로 인해 성적이 떨어지고 꿈을 향한 길이 좌절된 것은 사실이지요. 그런일이 없었다면 제일 좋았겠지만, 과거의 일은 지울 수 없기에 지금 이순간부터 마음친구님이 다음과 같은 사실을 항상 기억해 주셨으면 해요. 마음친구님은 그 힘든 시간도 이겨낸, 홀로 맞서싸운 내면의 힘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요. 지금은 마음이 지쳐서 힘들지만, 마음친구님이 강인하고 용기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은 이미 증명되었지요.
마음친구님의 과거는 그들에게 영향을 받았지만, 이제 미래는 마음친구님의 것이에요. 그들이 마음친구님의 미래에까지 영향을 주도록 놔두면 안됩니다. 그렇게 생각하기에 마음친구님도 이 글을 쓰면서 도움을 구한 것이겠지요. 그 고통스러운 시간속에서도 견디고 지나간 마음친구님인데, 그렇지 않은 자유로운 지금의 상황에서 마음친구님은 얼마나 대단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절친으로 친했던 친구로 인해 그런 일이 생겼었으니 사람에 대한 불신이 생기고 두려운 마음이 드는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에요. 상처를 치유하는데는 누구나 시간이 필요해요. 특히 사람에게서 받은 상처는 더욱 그렇지요. 지금 당장 사람에 대한 의심과 두려움을 없애기는 힘들거에요. 하지만 앞으로 마음친구님의 인생에 좋은 사람들을 아주 많이 만나게 될거고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치유될거에요. 물론 중요한것은, 동시에 마음친구님 스스로도 계속해서 상대를 볼 때 과거의 경험이 아닌,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 볼 수 있도록 노력 해야 하지요. 스스로에게 조금 시간을 줘도 괜찮아요.
마음친구님은 지금의 두려움을 이겨낼 충분한 용기를 이미 가지고 있는 사람이에요. 더 도움이 필요하거나 궁금한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지 글 남겨주세요. 마음친구님의 빛나는 인생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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