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제 13개월된 첫 아이를 키우고 있어요.
아이를 품고 낳기전까진 두번의 아픔을 겪었답니다..
그래서 이번에 저희에게 축복으로 찾아온 아이를 잃고싶지 않아서 정말 많이 애썼던거같아요..
그래서 거의 움직이지도 않고 누워서 지내며 조심 또 조심했었어요. 산부인과 담당 선생님도 이 아이만은 지켜주고 싶으셨는지 영양제나 자궁을 튼튼하게 해주는 질정등도 처방해주셨었어요. 이렇게 축복 속에 아이가 태어났지만.. 저희 아이는 이미 뱃속에서부터 선청적으로 문제가 있었어요..다행히 수술하면 괜찮은거라 태어나자마자 엄마아빠 얼굴도 제대로 못보고 니큐 속에서.. 홀로 수술대에도 오르고.. 수술도 3번이나 겪었어요.. 그래서 더욱 감사하게 이 아이를 잘키워야지 라는 생각은 하는데..
아이가 태어난지 한달 뒤에서야 저희 품에 올 수 있었어요. 이때부터 육아는 시작되었죠..
저는 처음 겪는 모유수유. 새벽수유에 좀비가 되는거 같았어요..아이는 2시간마다 깨서 밥달라고 울고.. 저는 잠도 제대로 못자서 힘들고.. 남편이 도와줄 수 있는건 도와주는데도..정말 힘들더라구요..
이렇게 점차 산후 우울증도 찾아온거 같아요. .
남편은 저의 산후우울증 극복을 위해 육아도 더 많이 참여하려고 하고 도와주기도 많이하려하는데..
가장 큰 문제가 잠이더라구오ㅠㅠ
아이가 잠에 들어도 통잠을 못자고 3시간마다 깨서 울고 1시간을 울다 자고..ㅠㅠ 아이가 작은소리에도 예민하게 반응을 해서..아이랑 밤에 잘때면 긴장을 하고 자게되더라구요.. 어떤날에는 제가 차렷자세로 이불도 안덮고 안경도 그대로 착용하고 자고있던 저를 발견하기도 했어요...
아이가 5시반부터 일어나거든요..그때부터 같이 거실나와서 놀다보면... 시간 얼마나 지났나보면7시...
아이를 안고 베란다 창밖을 보면 등교하는 사람들..출근하는 사람들.. 다 너무 부러워보여요..
제 친구들은 결혼한 친구가 1명이고..애기 낳은 친구는 아직 아무도없어서... 그 친구들의 하고싶은거 하면서 놀러도 다니고 하는 모습이 정말 부러워요..
어떤날엔 애가 너무 심하게 울고 보챌때면.. 같이 뛰어내리고 싶다고 생각도 들고ㅠㅠㅠ
귀하게 우리에게 와준 아이인데.. 아이가 통제가 잘 안될때면 저도 모르게 화도 나고 짜증도 나서 아이에게도 제발 잠 좀 자라고 소리도 지르고ㅠㅠㅠ 애 울때 옆에서 울기도하고ㅠㅠ..
요즘은 놀아주는것도 넘 지치네요.. 그래서 아기상어도 보여주면 안좋은데 계속 보여주고 있어요..
정말 소중하고 고마운 우리 아이인데..어떻게 하면 아이도 더 사랑하고 제 자신도 사랑할 수 있을까요?..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올려주신 글을 읽어보니 임신하고 출산하는 과정에서 마음친구님이 얼마나 마음 졸이시고 애쓰셨을까 짐작이 되어 마음이 아프네요. 그래도 어렵게 찾아와 사랑과 축복속에 태어난 귀한 아기를 품에 안으면 너무 소중해서 잘 키우고 싶은 마음도 크실거고, 동시에 육아에 지쳐 힘들어하는 스스로의 모습에 자책하시는 마음도 이해가 되구요.
아무리 아이를 사랑하고 소중하게 여겨도 힘든 건 힘든 것이지요. 특히 수면 같은 기본적인 욕구가 박탈 당하면 아무리 부모여도 우울하고 짜증나고 화가 납니다. 그러니 '내가 아이를 더 사랑해야지' 라고 생각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이미 마음친구님의 사랑은 충분합니다. 다만 엄마의 사랑을 아이에게 더 잘 전해주기 위해서는 마음친구님의 몸과 마음을 돌봐줘야 합니다. 마음친구님의 표현대로 '마음친구님 자신도 사랑하는 것'이지요. 당연히 육아를 하면서 아이가 없을때만큼 편하고 여유로울 수는 없어요. 그렇지만 엄마도 사람이니 적어도 다시 힘을 낼 수 있게 도와주는 쉼표가 필요합니다.
우선, 마음친구님의 글을 보니, 모유수유도 하시고 아이의 수면도 규칙적이지 않아서 가족이 도와준다고 해도 한계가 있었을거에요. 이제 13개월이면 밤중에 여러 번 깰 수 있지만 신생아때처럼 밤에 깨서 기저귀를 갈거나 먹이지는 않아도 되는 때이지요. 그러니 주말 같은 때에 일주일에 하루이틀이라도 밤에는 남편이 아이와 함께 자고 마음친구님은 잠자리를 분리해서 수면을 취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아이가 엄마랑 자려고 해서 재우는 건 마음친구님이 하더라도 아이가 잠들고 나면 마음친구님은 거실이나 다른 방에서 따로 주무시는 것이에요. 처음에는 이조차 마음이 편하지 않고 방에서 혹시 소리가 들리지 않나 신경이 곤두서겠지만 그래도 반복하다보면 같은방에서 계속 긴장한 상태로 자는 것보다는 수면의 질이 훨씬 좋아질 수 있습니다. 만약 아이가 밤에 깨서 마음친구님을 자꾸 찾아서 이런 방법이 여의치 않다면 주말에는 아이가 일찍 깨면 남편이 일정시간 아이를 돌보고 마음친구님은 귀마개를 하고 늦잠을 잔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수면을 보충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이제 걸음마도 막 하고 바깥세상이 궁금할 때이니 남편이 아이를 데리고 집 앞을 산책하고 온다는지 하는 것도 괜찮지요.
그리고 남편과 상의하여 마음친구님만의 시간을 만들어보세요. 누구나 하루종일 매일매일 아이와 붙어 지내는 것은 힘들어요. 아이가 낮잠을 잔다고 해도 언제 깰지 모르는 조마조마함에 엄마는 마음편히 쉴수도 없지요. 그러니 꼭 남편과 상의하여 마음친구님이 혼자서 운동을 하거나 잠깐 산책이라도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드세요. 가족의 여건에 따라 일주일에 두세번, 평일 저녁에 남편이 퇴근하면 한시간정도 운동을 하고 온다든지, 아니면 주말 정해진 시간(예를들어, 매주 토요일 9시~12시 하는 식으로 구체적으로 정해두시는 것이 좋아요)에는 뭘하든 일단 나가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으로요. 이 시간에 뭔가 꼭 생산성 있는 일을 하지 안아도 괜찮습니다. 그냥 카페 가서 책을 읽든, 돌아다니며 구경을 하든 중요한 것은 마음친구님 혼자만의 시간이라는 것이지요. 당연히 이렇게 하고 나가면 아무리 짧은 시간이어도 신경이 쓰이고 아기가 걱정되실거고 만약 남편이 혼자 아기를 돌본 시간이 별로 없다면 처음에는 반기지 않으실 수도 있지요. 하지만 육아는 장기전입니다. 이 시간은 마음친구님이 나머지 시간에 아이를 더 잘 돌보고 관심을 쏟기 위해 필수적인 충전 시간이라고 생각하셔야 해요. 그러니 남편도 아주 부득이한 상황이 아니라면 마음친구님의 시간을 방해하지 않도록 잘 이야기를 해두시면 좋지요.
마지막으로, 그동안 코로나라 육아가 더 힘드셨을거에요. 어디 나가기에도 조심스럽고, 누굴 만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을테니까요. 아직 코로나가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니 조심스러우시겠지만 야외에서라도 산책을 즐겨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하루에 한두번 유모차를 끌고 집 주변이나 놀이터 근처라도 산책하다보면 아이도 새로운 것을 탐색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에너지도 더 쓰게 되면서 밤잠도 더 잘 잘 수 있고, 마음친구님도 바깥바람을 쐬며 한숨 돌릴 수 있구요. 그러다보면 비슷한 월령의 아이를 육아하는 동네친구가 생길 수도 있지요. 아이라는 공감대가 있으면 좀 더 쉽게 가까워지고 의지가 될 수 있으니까요.
마음친구님, 육아는 길고 늘 새로운 걱정거리와 어려움이 생겨나지요. 하지만 동시에 더 수월해지는 면도 있어요. 아이도 발달하면서 더 잘 자게 되고 기관생활을 하게 되면 엄마도 좀 더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되지요. 언어표현을 할 수 있게 되면서 부모에게 또 다른 큰 기쁨을 주기도 하구요. 점점 더 나아질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오늘 한 실수에 연연하거나 죄책감 가지지 말고 내일 다시 힘을 내서 육아를 하다보면 어느새 마음친구님도 성숙한 엄마가 되어있으실 거에요. 그 과정에서 마음친구님을 위한 시간, 작은 즐거움을 찾으려는 적극적인 시도를 해보시길 바랍니다. 마음친구님의 육아를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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