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어릴 때부터 힘들었던 사람을 대하는 법

너무굶으면배고프지도않아

2022.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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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릴 때부터 저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받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식으로든 외부 친구들에게
관심 받으려고 노력하며 살아왔었어요.

그러다보니 거짓으로 나 자신을 꾸미고
속이는데에 익숙해져서
저 자신을 잊어버리게 되었습니다.

그 마지막 모습이 너무 처참하고 추했어요..
그때의 모습을 보았던 사람들에게 미안할정도로
그리고 그 사람들을 다시는 안보고 싶을정도로??

그래서 지금은 저 답게 살고 싶은데
그게 굉장히 힘드네요

제가 뭘 좋아하는지 뭘 힘들어하는지
내가 지금 불편한지 기쁜지 슬픈지 추운지 더운지
이런 것들이 다 무감각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특히 사람들 사이에 있을 때에요.
제가 좋아하는 것, 정말 제 생각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외부의 자극과 외부의 의견을 따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사람답게 살고 싶습니다.
제가 힘들어 하던 부모님으로부터도
일단 물리적인 독립을 했습니다.

제가 원하는 욕구들을 하나하나 채워주고 있습니다.

다만 살면서 내가 이렇게 나태하게 산 적이 있나?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제 자신이 게으르고 보잘 것 없다는
생각에 자괴감이 든다는 겁니다.

과거에 열심히 살던 내 모습, 멋지다고 생각했던
내 모습은 하나도 없고
단순한 나의 욕구 채우기에 여념인 제 모습이
무언가 과거에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리던 것과
너무 대비됩니다.

그렇지만 옛날처럼 앞만 보고
달리고 싶지도 않네요..

인간관계의 문제도 똑같은 맥락입니다.
저 자신에 대해 완벽 주의, 강박증 등이 있다 보니
사람들을 사귀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보이는지 인정 받고 있는 지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작은 습관들과 생각들을
바꾸어 나가는 게 정말 큰 노력이 필요하긴 한 것 같아요

응원 한번 부탁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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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마음친구님 안녕하세요?
어린 시절 있는 그대로 인정받지 못했던 자신을 위로하고 치유하고 성장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마음친구님을 격하게 응원합니다. 안해본 게 없을 정도로 애쓰셨네요. 수고 많이 하셨고 여전히 애쓰고 있는 것이 전해집니다.
완벽주의, 강박증이란 것도 사실 타인중심의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달시킨 도식(Schema)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 괜찮은 사람, 능력 있는 사람, 사랑받기에 충분한 사람이라는 확신이 없기 때문에 - 마음친구님이 이미 알고 계시듯 부모님으로부터 받지 못한 내 감정에 대한 타당화, 나 자신에 대한 긍정적 존재감이 근원이겠지만-
자꾸만 누군가로부터 오는 인정을 통해, 타인의 사랑을 통해 내 자신을 확인하고 확증하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런데 타인중심으로 살게 되면 마음친구님이 알아차린 것처럼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원하는 것은 뭔지, 나의 욕구는 무엇인지 모른 채 앞만 보고 달려가다가 돌뿌리에 채여 넘어지고 나면 어디로 가야할 지 방향을 잃게 됩니다.
'넘어진 김에 쉬어가라'라는 옛 속담이 있습니다.
마음친구님이 쉼없이 달려온 시간에 쉼표를 찍고 자신을 돌아보며 스스로를 챙기고 있는 지금 이 시간은 너무나도 소중한 시간입니다. 이렇게 빨리 알아차리고 노력한 사람도 많지 않습니다. 아주 훌륭합니다.
'이게 맞나? 이렇게 나태하게 살아도 되나?' 조금은 불안하고 미세하게 죄책감도 들고 그럴 거예요.
우리는 관성의 법칙에 의해 지금껏 살아온 대로 살고자 하는 면이 있어요.
그것이 나를 힘들게 했던 것일지라도 말이죠. 익숙함이란 건 그런 거죠.
마음친구님! 지금 너무 잘 하고 있고, 앞으로도 잘하실거예요. 자신을 믿으세요.
내 자신의 욕구를 채워주는 일이 훌륭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나태한 것 같고 자괴감을 느끼는 것 또한 당연해요.
늘 다른사람을 위해 살았던 삶과 에너지를 자신에게 돌리는 것이 어색하고 이기적인 것 같고 성과도 안 나고 가치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할 테니까요.
자신의 욕구를 채우는 것에 회의감이 든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싶다는 깊은 내면의 욕구가 올라오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1단계 나와 내가 잘 지내는 것, 2단계 내가 타인과 잘 지내는 것, 3단계 나는 우주 속에 속한 존재로서 조화롭게 사는 것
타인에게 맞추지 않고, 나의 욕구를 잘 돌보면서 타인과 잘 지내는 방법이 있답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보다 온전한 존재로 행복하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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