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공무원으로 어느덧 9년 째 일하고 있습니다. 공무원이라 말하면 허전할까요.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입니다.
아이들과 수업을 하는 것은 싫지 않습니다. 너무 재미 있고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며 스스로 성취를 즐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것에 호기심이 많고 참여 기회가 널리 제공되는 현대 사회에 공무원이라는 직업에 따라 외부 경험의 제약과 제한이 따르는지라 답답함을 느낍니다.
특히 개인의 노력이나 대외활동 등 성장을 하고 있으나 어디까지나 동료와 똑같은 평교사입니다. 일을 잘 한다는 인정은 받지만 보수 등 보상은 없습니다. 네, 자기만족인 것이죠.
그러던 중 주변의 친구들을 보면 성장을 위한 노력과 그에 따른 보상이 보기 좋습니다. 보기 좋다를 넘어 부럽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이 자리에 앉아 있는 제 모습이 밉습니다. 더 많이 노력하고 높은 곳을 향하고 싶은데, 이 마음마저 안정적인 제 위치에서의 배부른 소리일까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이 자리를 내려놓았을 때 과연 나를 찾을 곳이 있을까? 이직에 대한 걱정이 더 큽니다. 전공이 교육이라는 특수한만큼 완전히 큰 변화를 가질 것 같습니다.
이런 속에서 출근이 점점 반가워지지 않습니다. 계속 다니자니 도태되는 주변 동료들을 비교하며 결국 발전하기를 꺼릴 것 같아 스스로를 항상 견제하며 할 것 같고, 그만 두고 이직을 하자니 창업 외에는 답이 없어 보입니다.
새로운 도전에는 항상 큰 용기가 필요하다 생각하는데, 그러기엔 저는 그럴 용기가 아직 부족한가 봅니다.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하나 상담사입니다.
아이들 가르치는 것이 재미있고,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며 성취를 즐기는 에너지가 많은 분이시군요. 그래서 다소 정적인 교직에서 10년 가까이 근무하시다 보니, 무력감과 권태감을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현재 처해 있는 상황에 의미를 찾지 못하고 답답함을 느끼기 시작하면 그곳에서 벗어나고픈 욕구가 드는 건 인지상정일 겁니다. 그렇다면 돌파구를 어디서 어떻게 찾아야 할 지 차분하게 짚어봐야겠지요.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마땅한 대안이 없습니다. 오랫동안 미련을 갖고 꿈꿔온 무언가가 있다면 더 늦기 전에 도전장을 내밀 수도 있겠지만, 교직을 대체할 만한 강력하고 매력적인 진로가 없는 만큼, 지금의 권태감을 벗어나겠다고 고물가 취업난 세계적 경제위기론이 들썩이는 요즘, 교직을 박차고 나가기는 여의치 않아 보입니다. 그것은 용기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현실적 안목에서 오는 현명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돌파구는 현실적 상황 안에서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현실에 안주하게 될까봐, 다른 직종 친구들은 저 멀리 앞서가는데 나만 제자리 걸음인 것 같아서, 무료하고 박봉이며 눈에 띄는 발전이 없는 삶이라서 답답하신 거라면 조금만 틀어서 보는 건 어떨까요? 일종의 발상의 전환이요. 승승장구 승진하는 다른 직종 친구들은 승진이 빠를 수록 퇴직도 빨라서 한창 경제생활을 해야 할 50대에 퇴직을 걱정할 수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발전이냐 도태냐 끊임없는 경쟁에 내몰리는 냉혹한 경쟁사회에서의 자기계발은 선택이 아닌 의무가 되어 그 자체가 고통이 될 수도 있지요. 발전과 보상을 원하신다면 승진을 생각해 보시는 건 어떠신가요? 아이들 가르치는 것이 '재미있다'고 하시고,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며 성취를 즐기신다니 그런 선생님께 배우는 아이들은 얼마나 행복하겠습니까? 교장이 되어 나의 교육관을 실현시키는 것도 훌륭한 발전과 보상이 될 것 같아서요. 전문직(장학사)으로 옮겨가서 교육 정책을 기획하는 것도 새로운 길이 될 수 있겠네요.
미래의 일이 지금은 와닿지 않을 수 있지요. 지금 당장 에너지를 쏟을 일이 필요하니까요. 그런 열정과 교직의 의미를 새롭게 하기 위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교직은 연구회와 동호회가 많으니 교직을 통해 채우지 못하는 자아실현을 다양한 활동과 사람들을 통해서 채워 보시는 건 어떨까요?
교사가 에너지가 많다는 것은 아이들 입장에서는 매우 고마운 일이지요. 그 에너지에 다시 불이 붙고 행복한 직장생활을 영위하시게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힘내십시오!!
댓글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