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관계

인간관계, 친구관계

해바라기

2022.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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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시설아동으로 지내면서 나와 다른 사람들에게
제 상황을 말하는걸 싫어했습니다. 초등학교 친구들을 진짜 친한친구라고 믿었었는데 친구들은 저를 필요에 의해 이용하고 중학교에 올라가서는 다른 친구들에게 저 몰래 제가 시설아동 이라는 얘기를 했더라구여. 그런 일을 겪은 후 그 친구들과의 인연은 끊었지만 저는 제대로된 친구를 사귈수가 없었습니다.
대학에 와서 저는 친한 친구들을 사귀었지만 아직까지도 저는 제 얘기를 털어놓지 못했습니다. 몇 안되는 친구들이라 잃고 싶지 않기도 하고 제가 그런 상황이라는걸 얘기하는 순간 제 자신이 그 친구들마저 불편해지게 될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계속 말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다보니 점점 거짓말을 하고 있는 저를 보면서 계속 친구들을 속이는 기분입니다.
하지만 제 얘기를 털어놓았을때 저는 그 친구들을 어떻게 볼지 자신이 없습니다. 그래서 점점 친구들과 멀리 하려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저의 인간관계는 항상 이런식으로 항상 저는 도망치고 있습니다. 제 상황으로부터 고망치려고 애쓰는것 같습니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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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만나뵙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마음친구님의 상황을 말씀하시는게 쉽지 않으실텐데 이렇게 용기내어서 고민글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음친구님께서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오셨을지 제가 감히 상상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마음친구님께서 훌륭히 잘 성장하신 것 같아서 감사하고, 마음을 담아서 안아드리고 싶네요.
마음친구님께서는 정말 진실된 분이신 것 같아요. 그런데 이런 진솔한 마음들이 또 한편으로는 여러 가지 이유로 솔직하지 못한 상황에 대해서 스스로에게 괴로운 상황을 만들고 있는 것 같아서 저도 몹시 속상하고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마음친구님께서는 믿을 수 있는 친한 친구에게만은 진정성 있는 내가 되길 원하시는 마음이 있네요. 나답게 살아가고 싶은데, 자꾸 과거의 상처가 이러한 부분들을 방해하고 있는 것 같네요. 내 상황을 솔직하게 말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왠지 그들을 속이는 것만 같아서 오히려 그들에게서 멀어지고 계시고요. 마음친구님께서는 현재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하세요. 그리고 관계와는 별개로 나답게 살고 싶다는 마음이 누구보다는 큰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부분을 만족시키려면 나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말하고 싶은데 말했을 때 그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말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나를 이전과 다르게 느낄 어떤 불안이 아닐까 합니다. 있는 그대로 나를 똑같이 수용해주는지 아니면 이전과 다르게 나를 대할지... 선입견이 생기지는 않을까 라는 생각이 마음친구님을 주저하게 만들고 계속 관계에서 도망치게 만들고 있습니다.
잠시 생각의 시각을 바꿔보시길 바랍니다. 내 문제가 아니라 타인의 문제로 바라보세요. 만약 지금까지 잘 지내온 사람들 중 누군가가 한부모가정과 같은 이야기를 할 때 상대가 등을 돌린다면 그 상대가 어떻게 느껴지시나요? 가족은 어떤 부분에서는 어린 자녀의 입장에서는 선택할 수가 없는 환경입니다. 어쩔 수 없는 환경적인 부분을 개인의 몫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은 과연 성숙한 사람들일까요? 마음친구님께서 평생토록 친밀한 관계를 맺고 싶은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신가요?

우리는 우리의 과거를 누군가에게 말했을 때 어떻게 받아들인지는 사실 그 사람이 되지 않는 이상은 알 수는 없습니다. 불편한데도 아무렇지 않은 척 할 수도 있고요. 중요한 것은 상대의 불편함이 아닙니다. 관계를 선택할 수 있는 힘은 그들에게도 있지만 마음친구님께도 있습니다. 그들이 나를 꼭 받아주어야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꼭 그들에게 이해받아야하는 것도 아닙니다. 마음친구님께서는 좋은 관계의 유지를 원하시지만 마음깊은 곳에선 유지를 넘어서 있는 그대로 나를 이해해줄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신 것 같아요. 좋은 관계가 유지되어도 온전히 수용받는다는 느낌이 없다면 이 고민은 계속 반복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모든 것에 진실해야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은 마음친구님께서 그들에게 생길 선입견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시는게 먼저입니다. 이 부분에 대한 마음이 어느정도 중심을 잡는다면, 무조건 솔직해야한다기보다 누구에게 솔직하고 싶은지를 아시게 되겠죠. 마음친구님께서 대학생이신 것 같아서 학교의 있는 상담센터에서 상담을 받아보시는게 도움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과거의 아픔을 묻고 가는 편을 택합니다. 그런데, 묻고 가는가는 일이 사라지게 만드는건 아니죠. 누군가와는 그때의 어렵고 힘들었던 마음을 이야기해야합니다. 그러다보면, 그런일이 있었지만 우리는 그곳에서 해방됩니다. 그러면, 새로운 사람들을 과거의 선입견 없이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마음친구님께서는 지혜로운 분이시니 내 삶에 무엇이 나답게 살아가게 만드는지를 찾으실 수 있으실거라 생각합니다.
마음친구님의 괴로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래봅니다. 언제든지 도움이 필요하시면 글을 남겨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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