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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소통이 잘되지 않아요

바나나우유

2022.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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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사춘기가 되면서 부터
소통을하기 어렵네요
제가 질문을 잘못하는건지 아이가 답을하기
싫은건지 알수가없어요
사춘기는 저도 겪어봤기에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많은대화로 잘이겨낼수있도록 도와주고 싶은데
쉽지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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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아이가 사춘기가 오면서 대화를 하지 않으려 해서 답답하시기도 하고 걱정이 되시는군요. 사춘기가 되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아직 뇌는 미성숙하지만 신체적으로는 성숙해가고, 게다가 호르몬 변화까지 생기면서 부모와 부드럽고 성숙한 대화를 나누기가 참으로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마음친구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이 시기는 부모와의 대화를 통해 서로 이해하고 가족들이 의지가 되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때이기도 하지요. 사춘기 아이와 좀 더 잘 소통하기 위한 몇가지 방법을 안내해드릴께요.

첫번째는 질문을 되도록 하지 말고 부모님의 이야기를 해주는 것입니다. 보통 부모님들은 아이의 일상과 생각이 궁금하니 자꾸 질문을 하게 되지요. 하지만 아이에게 질문은 대화의 시작으로 느껴지지 않고 뭔가 추궁당하는 것 같은, 혹은 답을 강요당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해요. 그러다보니 부모의 질문이 많아질수록 아이는 대화 자체를 꺼리게 됩니다. 따라서 처음에는 질문을 하지 마시고 부모님의 이야기를 많이 해주세요. 예를들어, '오늘 학교에서 00행사 했더라? 엄마/아빠는 어릴 때 학교에서 그런 행사 하면 되게 재밌었는데. 왜냐면 그때는~" 혹은 '새 담임 선생님은 맘에 들어? 엄마/아빠는 학교 때 담임 운이 그렇게 없었어~ 엄마/아빠는 너무 깐깐한 선생님 싫은데 맨날 그런 선생님들만 담임 선생님이 되었었거든~" 하는 식으로요. 아이가 큰 반응이 없어도 민망해 하지 말고 부모님의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세요.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 아이가 '나는 아닌데~우리 학교에서는~'하면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 할 거에요.

물론 이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1) 부모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훈계조나 교훈을 주기위한 설명이 아니어야 해요.
2) 아이가 방해받기 싫어하는 시간에는 하지 말아야 합니다. 예를들어 친구와 문자 중이거나 하교하고 피곤하거나 기분이 안 좋아보일때 등)
3) 부모의 말에 때로는 아이가 '안 물어봤는데~''안궁금한데~'등 시니컬한 반응을 보일 수도 있어요. 그럴 때는 그냥 웃으면서 '그렇긴 하지~''그냥 엄마/아빠가 생각나서 말한거야~'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주세요.

두번째로, 아이가 하는 어떤 말이든 우선 수용하고 공감하는 반응을 보여주세요. 예를들어 , '아 학원 진짜 가기싫어'라고 하면 '그래 학원 가는게 좀 힘들긴 하지. 오늘은 특히 학교가 늦게 끝나서 더 피곤하지?' 하는 식으로요. 때로는 아이에게 그정도 공감으로도 충분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아이가 옳다구나 하고 '그럼 나 안 갈래' 하고 나올 수도 있어요. 그럴 때는 '가기 싫은 건 엄마/아빠도 이해해. 근데 엄마/아빠가 회사 가고 일하는 것처럼 학생인 너는 공부를 하는 것이 역할이야. 그러니 학원을 빠지는 건 안되지만 대신 내일은 안 가는 날이니까 내일 좀 쉬자' 하고 설명해주는 것이지요. 그 외에도 아이가 하는 많은 말들이 어른인 부모가 듣기에는 너무 과격하거나 옳지 않은 생각이라 고쳐주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많을 거에요. 그래도 첫 반응은 무조건 '그래 그럴 수 있겠다~''너가 느끼기에는 이러저러했구나' 하고 공감해주는 것을 잊지 마세요. 그 뒤에 아이가 마음을 열면 그때 가서 '근데 엄마/아빠는 예전에 이렇게 해보니까 더 잘되더라~', '걔는 이런 생각이었던 거 아닐까?' 하는 식으로 넌지시 알려주시는 것이지요.

앞서 설명드린 방법들과 더불어 사춘기 아이와 대화할 때 가장 좋은 팁은, 아이를 내 자녀가 아니라 동등한 성인을 대하듯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에요. 성인들도 나보다 나이 많고 직급도 높은 직장상사와 대화하는 것이 그다지 즐겁지 않은 것처럼 아이도 대화할 때 부모와 자신의 관계가 비대칭적이라고 느끼면 즐겁지 않을 거에요. 그러니 아이에게 부모가 아이 자신과 의견을 존중해주고 있음을 느낄 수 있게 해주세요.

아마 사춘기가 지나가는 동안 마음친구님의 인내심이 필요한 상황들이 많이 생길거에요. 하지만 이 시기를 부모와의 신뢰로 잘 지나간 아이들은 부모와 더 돈독한 유대감을 형성하고 성인이 되어서도 잘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되지요. 마음친구님과 자녀분이 사춘기를 그런 기회로 만들어가실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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