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아버지가 뇌출혈로 급작스럽게 수술하시고 왼쪽 팔다리가 마비가 되시고 정신도 살짝 정상이 아니시게 됐습니다 그리고 재활하면 금방 걸으실줄 알고 희망을 가졌었는데 시간이 지나도 차도가 별로 보이지않는 아버지모습에 항상 두려움과 눈물을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갑작스레 가진 책임감도 힘들고 주변시선들을 이겨낼 자존감도 부족해요
다른 친구들은 아버지가 도와줄 것도 많고 저는 저혼자 헤쳐나갈 것들도 많아진기분이라 버겁습니다
간병을 하는 것도 쉽지않아요 엄마와 친척분이 돌아가면서 해주시는데 집에 혼자 남겨질때마다 느끼는 쓸쓸함과 간병을 할때 정신적 체력적으로 힘듦이 느껴질때마다
나는 왜 평범하지못한 가정이 되었는가 회한을 느낍니다
아버지가 쓰러지시기전에 저는 아버지께 담배좀그만피라고 가족이랑 여행을 가자고 불만이 많았는데 엄마도 불만이 많으신터라 정말 괴로웠어요
쓰러지신후엔 아버지 붙잡으며 한탄도 많이했습니다
안그래도 걱정이 많은 저는 이렇게
못걸으시다가 우리가족 미래엔 고생만 할 것같고 좋지않은 생각들만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담담하고 꿋꿋하게 이겨낼지 가끔 무섭습니다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이야기한다는것이 결코 쉬운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음친구님의 고민을 나누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올려주신 사연을 보니 2년전 아버지의 뇌출혈과 그로인해 마음친구님이 경험하는 두려움과 책임감이 참 무겁게 다가옵니다. 그리고 고민되는 마음을 이렇게 나누기까지 마음친구님이 얼마나 고된 시간을 지나왔을까 싶은 마음이 먼저 들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뇌출혈도 무서운일인진대 왼쪽 팔다리가 마비되시고 정신도 이전과 다른 모습이시니 마음친구님께서 얼마나 놀라고, 현실이 무서워지고, 두려우실까 싶어요.
올려주신 사연만으로는 마음친구님의 나이나 기타 다른 환경들은 알수 없지만 다른 친구들은 아버지가 도와주실것이 많다는것을 보니 아직은 부모님의 도움이 필요한 시기인것 같아요.
그저 나 하나도 챙기며 살아가기 벅차고, 혹여 가정내에 아무일이 없다할지라도 미래에 대한 불안과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많은 생각들이 오고 갈 시절인데 마음친구님께서는 아버지의 간병까지 맡아 하는 날이 있다하니 얼마나 힘이 들까요.
그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것 같아 저 또한 많이 무겁기도 합니다.
가족으로 인해 느끼는 감정들은 쉽게 해소되거나 아물지는 않지요. 현재 마음친구님의 사정을 보면 어쩌다 평범한 가정이 되지 못했을까...싶은 마음이 드는것도 그럴수 있는것 입니다. 또 원망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해도 불안감, 어두움이 불쑥불쑥 솟아오르는것도 어쩔수 없어요. 그만큼 가족은 가까운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친밀하게 지내왔든 혹여 그렇지 않든 가족이라는 존재는 우리의 정서와 삶에 가깝게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마음친구님의 아버지는 쓰러지시기 전에 가족과의 관계를 질적으로 원만히 맺지는 않으셨나봐요.
여행을 가자고도 했고, 담배좀 그만피우고 건강생각하시라고 하는데도 가족들의 이야기를 잘 듣지 않으셨나봅니다.
그래서 지금 아버지에 대한 가족들의 마음이 얼마나 원망과 회한과 미움이 뒤섞인 애증의 마음일까 싶어요.
그런데 부모자식 뿐만 아니라 형제자매, 가족으로 맺어진 그 질긴 인연은 사실 내가 태어나기 이전부터 부모님이 떠나가신 이후에도 오래오래 끈끈하게 얽혀있는 정서적인 관계예요.
그래서 저는 아버지와의 어설프게 맺어져있던 관계를 지금-여기에서 다시 재정립의 시기로 만들어보시면 어떨까 조심스럽게 제안드려 봅니다.
왜냐하면 자연의 순리대로라면 부모님이 먼저 곁을 떠나실텐데 이후에 남겨진 부모님과의 ‘미해결된 정서적 과제‘ 를 끌어안고 살기보다는 지금-여기에서 원망이 뒤섞인 감정들을 하나하나 풀어나가 해소해 보시기를 권해드리는 것입니다.
그래야 마음친구님도 살기 때문이예요.
원망하시고, 아버지 붙잡으시고 한탄도 하세요.
미워하는 마음도 표현해보시고 그러다가 어느날 불쑥 고마웠던 것들이 생각나시면 그런부분도 이야기 해보시는 거예요.
관계를 다시 만들어갈수 있는 기회의 시간으로 삼아주시면 좋겠습니다.
물론 어렵습니다. 쉬운 이야기는 결코 아니예요.
그래도 열심히 노력하고 최선을 다한 과정은 마음친구님에게 고스란히 힘으로, 용기로 남을것입니다.
저는 마음친구님이 누군가에게 이렇게 마음을 털어놓을수 있고, 경험하는 정서를 표현할 수 있는 용기있는 한 사람으로 성장한것에 대해 너무 고맙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부탁드리고 싶은것은 그런 자신을 꼭! 끝까지 믿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마음친구님 자신의 인생을 두려워하지 마시고 불쑥불쑥 들어오는 마음들을 때때마다 나누고 다독이며 그렇게 마음이 건강하게 성장해 나가시기를 바랍니다.
인생이라는 긴 여행길에 때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경험하고 원망과 애증이 뒤섞인 시간을 마주할때가 있지만 마음친구님의 인생여정이 존중받고, 아주 정성스러운 삶이 되기를 응원드리며 오늘의 상담을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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