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으로 육아와 일을 양립해야 하는 상황에서
두가지를 잘 균형있게 하는게 쉽지 않아요.
잘 하고 싶은 마음보다는 중간만 하자는 생각이 있지만
중간도 못한것 같아서 마음이 조급하기만 하네요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육아와 일을 병행하느라 많이 힘드시지요. 워킹맘으로 늘 바쁘고 힘들지만 그렇다고 어느것 하나 만족스럽게 잘 하고 있다고 느껴지지 않는 것은 사람을 참으로 지치게 만들지요. 다 잘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그저 균형있게, 중간정도만 하고 싶은 것인데 그조차 쉬운일이 아닙니다.
사실 사람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균형 있게' '어느 것 하나 포기하지 않는 것' 이랍니다. 차라리 어느 하나를 선택해서 올인하라고 하는 것이 훨씬 쉬울 거에요. 무언가를 포기하는데서 오는 부정적인 감정도 있지만 동시에 무언가를 잘해내고 있다는 사실에서 오는 성취감과 만족감도 크니까요. 하지만 중요한 두 가지 과업을 골고루 해내려고 하다보면 무엇 하나에도 전념하기가 힘들고 그러다보면 내가 어느정도 해내고 있다는 성취감과 만족감 같은 긍정적인 감정도 느끼기가 힘든 것이지요.
그러니 마음친구님께서 기준을 조금 바꿔보시는 건 어떨까요? 우선 '균형'과 '중간'이라는 두 가지 기준을 모두 내려놓는 것이지요. 꼭 일과 육아를 균형있게 배분하지 않으셔도 되어요.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만큼을 하는 것이지요. 예를들어, 육아는 아주 긴 시간동안 진행되는 일이고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꼭 균등한 에너지와 시간을 쏟아야 하는 것은 아니에요. 당연히 부모로써 늘 사랑과 관심을 주어야 하지만 하나하나 챙겨주고 부모와의 애착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한 영유아기는 금방 지나갑니다. 학령기가 되면서부터는 아이들의 관심도 또래관게로 좀 더 옮겨가게 되고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도 많아지지요. 청소년기가 되면 더더군다나 학교나 학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게 됩니다. 게다가 부모보다는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더 좋아하게 되지요. 물론 각 발달단계에 따라 부모가 중점을 둬야 하는 카테고리가 달라지는 것이지 큰다고 신경을 덜 써도 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자녀가 커감에 따라 아이가 필요로 하는 절대적인 시간이나 에너지는 적어지게 마련입니다. 또한 같은 영유아기 내에서도 아이가 새로운 기관에 적응하는 때라든지, 형제자매가 생겨서 스트레스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때처럼 좀 더 육아에 무게를 기울여야 하는 시간들도 있지요. 반대로, 업무에서도 지금은 내가 승진을 앞두고 좀 더 열심히 해야 하는때라든지, 부서가 변동되어 향후 몇달은 적응을 해야 한다든지 이런 상황들에 따라 기준이 달라질 수 있을 거에요. 따라서 무조건 동등하게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인생의 단계나 상황에 따라 어디에 어느 정도까지 중점을 둘 지를 생각해보시길 제안해드려요.
'중간'정도 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현 상황에서 마음친구님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 됩니다. 그게 남들과 비교해서 중간인지 중간도 안 되는지를 생각하실 필요는 없어요. 모든 부모가 풀타임으로 아이가 원하는 만큼 함께 시간을 보내줄 수는 없어요. 그리고 꼭 그래야 아이가 행복해지는 것도 아니지요. 어릴때야 부모가 그저 곁에 있어줬으면 할 수 있지만 성장해나가면서 부모의 상황을 이해하게 됩니다. 아이 입장에서 부모의 애정과 시간이 절대적으로 충족되지는 않았다고 느낄지라도(사실 어느 누구에게도 불가능한 일이지요), 그럼에도 아이가 부모를 이해하고 연민을 느끼게 만들어주는 것은 '당시의 상황과 삶 속에서 부모가 나에게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니 지금 아이를 마주하고 있는 이 순간, 오늘, 그리고 이번 주에 마음친구님이 최선을 다해주셨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하니 스스로를 칭찬해주세요. 그래야 엄마도 힘이 나서 내일 또 최선을 다할 수 있으니까요. 물론 업무적인 영역의 평가는 다소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직업이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승진이나 연봉협상 같은 외부적인 평가요인 외에도 스스로가 느끼는 효능감과 자아발전의 의미도 있는 것이니, 그런 내적인 요인들에 초점을 두고 스스로를 격려해주시길 바랍니다.
이렇게 고민하고 일과 육아를 둘 다 해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친구님은 대단한 사람입니다. 오늘도 포기하지 않고 애쓰시는 마음친구님의 치열한 육아와 일을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