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대학생으로, 올해 휴학중이고 일을 하고있습니다.
어렸을때부터 이것저것 해보고싶은 욕심도 많았고 호기심이 많아 대학생활도 학업과 함께 알바, 대회 등을 병행하며 흔히 말하는 '갓생'을 사는 사람입니다. 물론 지금도 일을 하며 자기계발을 한다고 여러가지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남들이 보기엔 열심히살고 하고싶은걸 즐기며 사는 사람같겠지만 사실 나는 부족한 사람이니 남들보다 좀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강박증때문에 무리하는 생활을 지속하고있습니다.
특히, 작년에는 과한 무기력함과 우울증세로 일상생활에 크게 지장이 가기도 했고 그동안은 해야할 일은 커녕 밥을 챙겨먹는 것조차 힘들어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원래 우울증세가 있었으나, 당시 진로와 인간관계 등 여러 요인으로 스트레스도가 많아 심해짐) 그 시기에 시간을 낭비하여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일부러 더 바쁘게 살았습니다. 어차피 잠도 잘 못자고 가만히있으면 안좋은 생각만 들었기때문에 더 무리한걸지도 모릅니다.
그때 한번에 여러가지를 해서 그런지 우울증세가 조금 나아진 지금까지도 그땐 열심히살았는데 지금은 왜 그정도도 못하나 라는 생각과 쉬는날에도 자꾸 맘편히 쉬지못하고 일을 하느라 못했던 것을 몰아서 합니다. 일정도 테트리스처럼 빈 시간을 거의 두지않고 무언갈 자꾸 하려고 계획하며, 세워둔 계획을 소화하지못하면 이정도도 못하는 사람인가하고 자책합니다.
정신과를 방문하거나 상담을 받아볼까했으나 아직 학생신분이라 큰 비용을 감당하기엔 부담도 있고 솔직히 겁나는 것도 없지않아 있습니다. 부모님께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도하고 알리고 싶지도 않아 부모님의 도움을 받기도 불가능하여 혼자 끌어안고 견디고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익명으로라도 남겨봅니다.
제가 현재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란건 저도 잘 알고있습니다. 글로 다 적지못한것들도 있고, 작년보다는 나아졌지만 조금이라도 힘들면 증세가 반복되니까 말이죠. 하지만 여러가지이유로 바로 병원이나 상담을 하지 못하기때문에 지금 가능한 선에서 이런 강박증세를 조금이라도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알고싶습니다.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써주신 글 잘 읽어보았습니다. 마음친구는 잘 살아야 겠다는 강박으로 무리해서 바쁘게 살면서 우울과 무기력을 겪는 등 힘든 상황을 겪고 있어 찾아오신 것으로 보입니다. 마음친구의 글을 읽어보니, 그동안 너무나도 열심히 살아오느라 고생이 많았을 것 같아요. 오늘 상담을 통해 마음친구가 어떻게 하면 좀 더 편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는지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마음친구의 글을 통해서만 추측하는 것이며, 다양한 검사와 행동관찰, 면담의 과정이 없었기에 정확하지 않을 수 있으나 마음친구의 증상을 보았을 때 강박장애라기보다는 강박적 성격장애에 가깝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강박장애는 반복적으로 의식에 침투하는 고통스러운 생각, 충동, 심상의 강박사고나 불안을 감소시키기 위해 반복적으로 나타내는 행동(손씻기, 청소하기, 정돈하기, 확인하기 등)이 나타납니다.
반면에 강박적 성격장애는 지나친 완벽주의적인 성향과 세부적인 사항에 대한 집착, 일과 생산성에 대한 지나친 몰두, 경직성과 완고함, 자신과 타인에 대한 경제적 인색함 등이 나타납니다. 마음친구의 경우 지나친 일에 대한 몰두, 완벽주의적인 성향, 계획에 대한 집착을 보아 아마도 강박성 성격장애에 가깝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이러한 강박성 성격장애를 가지고 있는 경우, 마음친구의 상황처럼 자신에게 완벽함을 지속적으로 강요하며, 이러한 기대가 충족되지 못할 경우 우울증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강박성 성격장애는 상담 현장에서 보통 인지 행동 치료를 통해 치료해 나가게 됩니다. 즉, 내담자로 하여금 부적응 적인 신념을 탐색하고 그로인한 부정적인 결과를 탐색해보게 합니다. 그리고 좀 더 유연하고 현실적인 신념으로 대체하게 되지요. 보통 강박성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나는 나 자신뿐만 아니라 내 주변환경을 완벽하게 통제해야 한다.' '나는 실수를 하지 않아야만 가치 있는 존재이다.' '구체적이고 명확한 규칙이나 절차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다.' 등과 같은 비슷한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신념들은 완벽주의적 행동, 경직성이 있는 행동을 하도록 만듭니다.
마음친구도 남들 보다 잘살아야 하며, 시간을 낭비하면 안되고, 세워둔 계획을 소화하지 않는 것을 용납하지 못하고, 무리해서라도 바쁘게 사는 것이 '갓생' 이라는 부정적인 신념이 결국 마음친구가 제대로된 휴식과 스트레스를 해소하지 못하고, 스스로의 자존감을 낮추어 우울한 감정과 무기력증을 가지고 왔을 것입니다.
바쁘고 열심히 사는 것이 '갓생'일 수 있겠지만, 결국 갓생을 사는 본인이 스스로 괴롭다면 진정한 갓생일까요? 아무리 잘나고 완벽한 사람도 결국 휴식과 쉼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정해진 계획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기도 하며, 실수도 하고, 열심히 살때가 있는 반면 아닐 때도 있는 것이지요. 결국 마음친구가 가지고 있는 부정적이고 비효적인 신념을 고쳐야만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어떤 행동을 하기 전에 마음친구가 위에서 말한 비합리적이고 비효율적인 신념으로 비롯된 것인지 스스로 점검을 해야 합니다. 마음친구가 하는 생각이 논리적이고 실용적이고 현실적인지, 그로인해 어떤 결과가 올지 떠올려보세요.
그리고 이러한 강박적 성격장애의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을 때가 언제 인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부모님의 양육과정에서 생겨난 것인지, 학창시절 어떠한 외상 사건으로 인해 생겨난 것인지 원인을 알아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러한 원인으로부터 지금이라도 멀어질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러한 비대면 상담은 직접 상담센터에서 마음친구의 개인사, 가족사, 주 호소문제에 대한 자세한 면담과 행동관찰, 다양한 심리검사를 실시하지 못하기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상담센터나 병원의 방문이 비용때문에 꺼려진다면, 마음친구가 살고있는 지역의 청년정신건강지원 서비스를 통해 약물치료나 상담비용의 지원을 받을 수 있으니 지역의 정신건강센터나 행정복지센터에 방문해보시기 바랍니다. 아니면 가까운 상담센터에 들러 이러한 절차에 대해서 안내 받으 실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비밀유지나 기록에 대해 신경쓰인다면, 상담센터의 경우 기록이 전혀 남지 않으며 비밀유지 또한 법적으로 지켜지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또한 상담사에게 더한 상처를 받을까 고민이시라면 언제든 상담사를 바꾸면 될일이니 미리 걱정하지 않고 꼭 방문해보셨으면 합니다.
또한 성격장애의 경우 보통 청소년기부터 시작하여 성인기까지 성격적으로 굳어지기에 스스로 고쳐나가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미래를 생각하면 비용이나 효율적으로 훨씬 더 이득이라는 것을 꼭 알려드리고 싶네요.
모쪼록 오늘 상담이 마음친구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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