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가스라이팅 이후..

bd0804

2022.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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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여년동안 가스라이팅을 당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상황 자체를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한달 전쯤 이 곳에 글을 올렸었는데요.. 시간이 점차 흐르면서 이 상황을 차츰차츰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받아들이는 과정 가운데 아주 고통스러워서 상담을 받아볼까 병원을 가볼까 고민도 많이 했지만 다행히도 주변 지인 몇몇분들의 응원과 격려를 통해 힘을 얻었어요. 종교적인 도움도 있었고, 오은영박사님 등 꽤 유명한 분들의 동영상이나 책을 통해서도 꾸준히 제 정체성을 되찾아가며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노력중입니다..
그리고 그 가스라이터에게도 제가 당신으로 인해 많이 아프고 힘들다는 사실을 지인을 통해 알려서 일단 거리를 두었고 제가 회복될 때까지 최소 1년은 그 사람과 만나지 않도록 나름대로의 조치를 취하게 되었어요. 가스라이터의 입장에서는 악의적인 의도가 없었다며 당황스러워하고 잘 이해하지 못 하겠다는 반응과 서운한 감정을 내비췄다고 했어요. 어쨌든 미안하다는 말도 전해주라고 하면서 이런 일은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해봐야 한다며 당장 만날 것을 제안했지만 지인이 잘 막아주었습니다. 그런데 사람 일은 모르는 법이라.. 그 상대가 또 언제 돌변할지는 모르겠어요..
한달 전과 비교했을 때 저의 심리상태는 좋아졌지만 여전히 두렵거나 불안할 때가 있고 자존감은 오르락내리락합니다. 여전히 멘탈 지키는 것이 어렵고.. 사람 말을 잘 믿는 편이고 사람 말에 영향을 많이 받는 성향인데 지금처럼 꾸준히 노력하면 회복되겠죠..? 주변에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야지 생각하고 취미생활에도 집중해봐야지 생각하는데 이러한 일상을 살아내기가 여전히 버겁고.. 예전에는 하루에도 10가지가 넘는 일을 거뜬히 해냈다면 지금은 2~3가지의 일도 겨우겨우 해내고 있는 수준이고... 사람들 만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또 귀찮아서 못 만나게 되고 약속도 미루게 되고.. 어쩌다가 오며가며 만나는 사람들과 얘기하다보면 다른 사람들은 다 괜찮은 것 같은데 저 혼자 내가 지금 잘 얘기하고 있는지 내가 괜한 얘길한 건 아닌지 후회스럽기도 하고 암튼 단순하게 넘어가질 못 하고 자꾸 복잡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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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써주신 글 잘 읽어보았습니다. 한 달 전에 올려 주신 글에 그때도 제가 답변을 했던 것 같네요. 우선은 마음친구가 그 상황에서는 불리된 것 같아 다행입니다. 또한 10년을 가스라이팅 당했는데 , 그 사람에게서 벗어 난다고 해서 하루 아침에 마음친구가 달라질 수는 없겠지요. 지금 그 상황에서 벗어나 무언가를 시도하고 있다는 것 자체로, 충분히 마음친구가 열심히 견뎌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마음친구님. 왜 심리상담이나 병원을 가지 않는지 여쭈어 봐도 될까요? 안타깝게도 이렇게 비대면적인 상담의 특성상 마음친구를 가스라이팅한 주체가 정확히 누구인지, 그 주체가 어떤 가스라이팅을 했는지, 지인은 어떤 분인지, 특히나 마음친구가 정확히 어떤일을 겪었고, 지금 어떤 상태인지 알 수 없기에 다양한 심리검사와, 행동관찰, 면담을 통해야 확실한 도움을 드릴 수 있습니다.

마음친구가 지인의 도움을 받아 지지체계가 있다는 것, 종교적인 도움이나 오은영 선생님의 동영상이나 책을 보는 노력, 다시 마음하나 게시판을 찾아주는 것을 글로만 봤을 때는 마음친구가 과거보다는 확실히 좋은 상황에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은영 선생님도 마음친구가 써주신 글을 본다면 직접 상담센터에 방문해달라고 하시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마음친구가 지금은 그 사람을 만나지 않지만 1년 후에는 또 봐야 하는 이유를 모른체, 마음친구가 정확히 어떤 상태인지 모른체 그저 잘될거라고 위로를 드리기에는 저도 전문가로서 감히 쉽게 뱉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마음친구도 사실 느끼고 있지 않나요? 지인이 지금은 그사람과 분리시켜 주었지만 지인이 사라진다면 그 때 마음친구는 혼자서도 버텨낼 수 있나요? 일상의 일도 겨우 해내고 있다는 마음이 들고, 자신은 괜찮지 않은 것 같고, 복잡해지는 마음이 앞으로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정도인가요? 자꾸만 마음친구를 혼란스럽게 하는 감정과 이 현실이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인가요?

마음친구님. 심리상담센터는 법적으로 비밀유지가 되고 있으며, 어떠한 기록도 남지 않습니다. 그리고 더 상처 받을 까봐 두렵다면 마음친구에게 잘 맞는 상담사가 나타날 때까지 언제든 바꾸셔도 됩니다. 마음친구가 무엇보다 원하는 것은 마음친구의 몸과 마음의 안정이 아닌가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조심스럽게 가스라이팅을 발견한것이 지인분인지, 종교적인 도움을 가스라이팅 발견 전에도 받은 것인지 여쭈어 보고 싶습니다. 부디 마음친구가 종교적인 도움이나 지인의 도움뿐만아니라 심리전문가의 도움을 직접 받기를 바라며, 오늘 상담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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