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관계

이 친구들을 멀리해야할까요?

바람

2026.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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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살입니다. 저는 친구를 여럿 사귀기보다는 소수와 친하게 지내는 편이고 그 외엔 지인 정도로 여깁니다. 친구들에겐 자주 연락을 하지만 지인들에겐 가끔 생각날 때 연락하는 정도에요. 그런 친구 중에서도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한 친구는 1명 뿐인데 제가 마음을 털어놓는게 굉장히 힘들어서 그 친구한테 털어놓는 것도 큰 용기가 필요하고 그마저도 간접적으로 돌려서 털어놓습니다.

최근 친구 3명에게 서운함을 느끼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제가 친구들과 함께한 시간들이 친구들에겐 정말 가벼운 시간들이었구나를 느꼈기 때문이죠. 저는 친구가 적은 만큼 한 명 한 명에게 많은 관심을 보내는데 제가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친구에게 보낸 관심은 아주 조금의 시간만으로도 충분했구나를 깨달았습니다.

a b는 중학교 동창이고 c는 고등학교 동창인데 b의 계획으로 a b c 셋이 같이 만난 적이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 a b c 누구를 만날 때마다 같이 엮이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서로 빠르게 친해지는 걸 씁쓸해하면서도 기뻐했지만 그것도 잠시, 점점 저와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고 이제는 함께하는 자리에서 제가 소외되었습니다. 만남에서 소외된다기보다는 제 말이 많이 묻힌다던가, 서로만 아는 이야기를 한다던가, 제가 싫어하는 행동을 한다던가 말이죠. 서운함이 실망으로 바뀌게 된 결정타는 제게는 10년에 걸쳐 허락되었던 것들이 이들에게는 짧은 시간만으로 너무나 쉽게 허락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친밀함의 증거, 신뢰로 여겼던 것이 무너지던 순간이었습니다.

문제는 제 가장 친한 친구가 여기에 껴있습니다. 원래라면 단둘이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 위로를 받고 너무 힘들면 마음을 털어놓아서 기댈 수 있었을텐데 그러지 못하다보니 서운함과 실망감은 계속 쌓이기만 했습니다. ..그 친구가 껴있어서 오히려 더 큰 것 같습니다. 둘이 시간을 보내고 싶어도 다른 친구도 부를까? 서운해하지 않을까? 라곤 합니다. 당연히 제 서운함을 내비친 적도 있습니다. 원래 만나던 대로 만나고 싶다고 하였지만 금새 잊혀지더라구요. 이제는 그 친구와 약속을 잡을 때 걱정되고 주저하게 됩니다. 심지어 이 친구 혼자만 이성이라서 자칫하면 연애감정으로 보일까봐 더 조심하다보니 피곤합니다. 이럴 땐 이성으로 태어났으면 하는 마음이 가득이네요.

이렇게 된지 벌써 1년입니다. 처음 한 달은 박탈감에 끙끙 앓기만 하다가 반년 째에는 저에게서 문제를 찾다가 이제는 굳이 이 관계를, 이 인연을 유지해야할 이유를 찾게 되네요. 최근 두 번의 약속에선 그냥 아무 말도 없이 자리를 박차고 나왔습니다. 2번째 약속에선 장례식 때문에 급하게 나왔다곤 하지만 설명을 할 필요를 못 느껴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친구들이 위기의식을 느껴 보여준 행동 때문에 더 가라앉았습니다. 부정적인 감정을 직접적으로 내비쳐야 이해받는 사이였구나를 알아서요. 그간 서운함을 토로할 때는 보지 못했던 반응에 더 실망하게 된 것 같습니다.

물론 제가 친구들의 마음을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으니 제 서운함은 질투심이라 여기며 꾹꾹 눌러담고있습니다. 서운함을 토로하기엔 저만 서운함이 있었던 것이 아닐테고, 제가 위로 받은 날도 많았고 서로 좋은 시간을 보낸 날도 많았습니다. 사람으로서 싫은 것도 아니구요. 제가 긴 시간동안 관계를 유지하려 애쓴 결과가 이 모양이라고 생각하니 박탈감이 너무 크지만 화를 내고 싶어도 무슨 사정이 있었겠지 그 친구도 토로하지 못한 서운함이 있었겠지란 생각에 자꾸 꾹꾹 눌러담습니다.

이제는 망상을 하기까지 합니다. 제가 이 세명과 관계를 끊으면 서로 위로하면서 더 정들고 친해지고 뭉칠까? 반대로 정말로 내가 아무것도 아닌 관계라서 별 타격이 없을까?

지금 당장은 후회스럽더라도 이 친구들을 멀리해야할까요? 아니면 깊은 대화의 시간을 갖고 제가 더 노력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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