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빠의 외도 사실로 인해 엄마에게 의부증이 생겼습니다.
일단 엄마가 이혼 소송을 준비했다가 아빠가 극구 반대하며 본인이 개과천선 하겠다고 하니, 엄마가 한번 기회를 준 상황입니다.
아빠는 그래도 이전보다는 엄마한테 좀 더 잘해주고,(같이 밥 먹고, 여행 가고, 설거지/빨래 해주고, 심리 상담 같이 받고 등등) 조금은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엄마도 이혼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중이구요.
엄마가 의심을 하게 된 데에는 아빠의 태도가 가장 큰 원인입니다.
아빠는 이전에도 구체적인 사실들을 자백할 때, 모든 사실을들 한번에 털어놓은 게 아니라, 아니라고 거짓말 하다가 하나씩 하나씩 끝에 가서야 사실임을 인정했습니다. 엄마는 그 과정에서 너무나 큰 배신감과 억울함을 느꼈구요.
그래서 이제 아빠가 그 어떤 해명을 해도 엄마는 믿지 않습니다. 저였어도 안 믿었을 겁니다.
근데 최근에 엄마의 주장들이 조금씩 터무니 없어지더라구요. 아빠가 조그만 행동, 말만 해도 다른 년이 있네, 아직 밝히지 않은 사실이 있네, 하며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유죄 추정의 원칙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의심 갈만한 과거 정황들에 대해 외도 상대 이외의 다른 여자가 있다고 확신하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엄마 입장에서 이해가 충분히 갑니다.
그런데 제 3자의 입장에서 봐도 조금 억측으로 보이는 의심들을 하는 엄마에게 이건 좀 아니지 않냐고 말하기엔, 엄마에게 너무 상처가 될까봐 걱정입니다. 의심하지 말라고 하기에도 아빠의 저런 과거 행실들과 태도들을 보면 그건 또 아닌 것 같습니다.
근데 가끔 한번씩 해소되지 않은 의심에 대해 아빠에게 막 욕하며 화낼때가 있습니다.
아빠가 잘해주는 상황에서도 그런 의심들을 거두지 못하고 계속 가지고 있었던거죠.
근데 아빠의 해명도 솔직히 아들인 제 3자의 입장에서 보면 조금 납득이 되지만, 엄마의 입장에서 봤을 땐 말이 안되는 해명입니다. (카톡 배경화면에 나태주 시인의 풀꽃2를 올렸다가 내렸을 때 왜 그랬냐고 묻자, 글귀를 안보고 그냥 올렸다던가, 외도 상대방과 헤어졌다고 진술한 작년 12월 이후 올해 4월 5월에 왜 갑자기 다이어트를 하고, 향수를 뿌렸냐고 묻자, 그냥 살찌니까 손가락이 아파서, 지인이 본인 몸에 냄새 난다고 하니까 뿌렸다던가 등등)
엄마는 이런 의심들을 때문에 아빠와는 살 수가 없다고 합니다.
아빠가 엄마를 병들게 한거죠.
이런 엄마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참고로 저는 이십대 중반입니다.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응준님 안녕하세요,
마음속 고민을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버지의 외도와 반복된 거짓말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만큼, 어머니가 왜 아버지를 믿기 어려워하는지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최근에는 의심이 점점 커지는 모습을 보며 걱정하고 계신 것 같아요. 어느 한쪽의 편을 들기도 어려워 응준님 역시 마음이 복잡하실 것 같습니다.
어머니께 곧바로 “그건 너무 억측이야” 또는 “이제 그만 의심해”라고 말하기보다는, 먼저 어머니의 불안과 의심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를 인정해주는 것이 좋겠습니다. “아빠가 여러 번 사실을 숨겼으니 엄마가 쉽게 믿기 어려운 건 이해한다”고 이야기하면서도, 확인되지 않은 일까지 계속 생각하는 것이 어머니 자신을 너무 힘들게 하고 있지는 않은지 조심스럽게 물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무엇보다 아버지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두 분의 관계를 결정하는 일은 부모님 두 분의 몫입니다. 응준님이 아버지의 해명을 판단하거나 어머니의 의심을 풀어주는 역할까지 맡으려고 하면 응준님에게도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두 분이 이미 심리상담을 함께 받고 계신 만큼, 이런 반복되는 의심과 갈등도 상담 과정에서 충분히 다뤄보도록 권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응준님은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모든 문제를 해결해드려야 한다는 부담까지 갖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응준님이 부모님의 문제와 자신의 역할을 적절히 구분하면서, 응준님 자신의 마음도 잘 지켜나가실 수 있기를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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