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기분이 오락가락 해요.

유02020

2022.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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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스물다섯 청년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흥미 가는 일에만 열정을 보였어요. 어찌나 심한지 친구들도 양아버지도 성적표만 보면 제가 무엇에 흥미가 있고 없는지 확실하게 알 수 있을 정도로요.

어른이 된 지금조차 현재 직업이 너무 적성에 맞아 힘 닿는 곳까지 일해야지 싶다가도 불현듯 전부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복잡해요. 일하는 동료도 나쁘지 않고 마주하는 사람들과의 관계 또한 나쁘지 않지만 드문드문 지금처럼 고민하게 되는 시기가 있어요. 날씨 또한 우중충해 그런지 점점 잦아지는 것 같기도 하고요.

양아버지를 여의고 기분 오르내리는 게 더 심해진 것 같아요. 일을 안 하면 스스로를 부양해줄 사람이 없는데 드문드문 '그럼 난 대체 언제 쉴 수 있는 거지?'싶은 생각도 들고 '죽기 전 꼭 하고싶은 일을 하며 후회 없이 살고 싶다.'는 생각 그리고 '이래도 저래도 열심히 노력해서 살아야지. 주어진 환경이 그리 나쁘진 않으니까.'가 왔다갔다 해요.

일시적인 걸까요? 나라에서 지원해주는 청년 상담도 뱓고 있지만 드문드문 제 이런 성격 탓에 정신과를 가봐야 하는 건 아닌지 약 복용을 고민해봐야 하는 건 아닌지 싶어요.

문제는 또 이러다가도 훌훌 털어내고 잘 지내다 또다시 답 없는 무한 굴레에 빠져 혼자 끙끙 앓게 돼요. 다들 이렇게 사는 거겠죠? 제가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적응하지 못하는 것 같아 두려워요.

이른 아침부터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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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써주신 글 잘읽어보았습니다. 마음친구는 평소 열정이 넘쳤다가 갑자기 그만두고 싶기도 하는 등 기분이 자주 바뀌어, 이러한 상태가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어 찾아오신것으로 보입니다. 마음친구가 청년 상담도 받고 있지만, 이곳을 방문하신 것을 보니 최근에 마음친구의 마음이 많이 혼란스럽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오늘 상담을 통해서 마음친구가 어떤 상태이며,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비록 마음친구의 글을 통해서만 추측할 수 있지만, 제가 보기에 마음친구는 충분히 잘해왔고, 지금도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렸을 때 흥미가는 일에만 열정을 보이는 것도 너무나 평범한 일이며, 지금 직업이 너무 잘맞는다고 느끼다가도 한번씩 그만두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것도 25살의 나이에 대부분 사람들이 겪어보았을만한 감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히려 그렇게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 적성에 맞는 직업을 가지고 만족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주변 동료들과 잘지낼 수 있다는 것 자체로 충분히 잘 살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다른 25살의 또래의 청년들도 비슷한 고민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일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재미를 느끼다가도 안정감을 찾기 힘들고, 부모님이 있다 하더라도 직업적인 성취와 자신의 인생은 결국 본인만이 살아가는 것이기에 혼란스럽기도하고, 여러모로 어려움을 느낄 것입니다. 나아가 일을 하다보면 재미를 느낄 때도 있지만 현재 잘하고 있는 것은 맞는지 헷갈릴 때도 있고, 현재에 막연한 지루함이 느껴져 슬럼프가 찾아오기도 하지요. 어쩌면 이것은 보통 직장을 가진 어른이라면 이따금씩 느끼는 평범한 감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만 양아버지를 여읜 시기가 언제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아직 부모님을 여의기에는 이른나이이기에 마음친구가 최근 더 일상에서 느끼는 불안이 커졌을 것 같습니다. 25살이면 보통 직업을 가지고 사회활동을 시작할 나이기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느정도 부모님의 도움이 필요할 나이기는 하기에 마음친구의 심정이 이해가 갑니다. 그러다보니 즐겁다고 느끼던 일상에서도 문득 혼자서 무언가를 해내야되며, 미래에 안좋은 일들이 벌어지진 않을까하는 불안감이 들어 이렇게 혼란스러워 질 때가 있지 않나 싶네요.

하지만 이러한 감정은 시간이 지나서 마음친구가 좀 더 일하는 것에 능숙해지고, 혼자서 사회생활을 하며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것에 있어서 익숙해진다면 충분히 해결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마음친구가 열정이 사라졌다가도 다시 생겨나고, 기분이 좋지 않았다가도 다시 좋아지듯이 언젠가는 또 모든 것이 평온할 때가 올 것입니다. 마음친구는 이러한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잘 견디며 살아왔기에 앞으로도 잘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궁금한 것은 지금 받는 청년 상담에서는 이러한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지 않았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지금 비대면 상담에서도 어느정도 마음친구의 의문에 대한 답변을 해줄수는 있지만, 대면상담을 통해 다양한 검사와 행동관찰, 면담만큼 정확한 답변을 드리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러한 상태에 대해 반드시 솔직하게 이야기해서 나라에서 지원하는 상담이외에 사비를 지불해서라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시기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정신과에가고, 약을 먹는 것도 그 후에 결정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모쪼록 마음친구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이만 상담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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