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음... 인생에 억까를 좀 많이 당했습니다

이하늘

2022.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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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살에 필리핀에 가게 됬는데... 5,6 개월간 2,3명의 남자들에게 성추행? 성폭력을 당했었습니다

12살에는 미국에서 돌아와서 한국어가 많이 어눌해지기도하고 한국 문화에 다시 적응을 잘 못해 1년 정도 왕따를 당했습니다..

중,고등학교는 영재원이나 외고를 들어가 열심히 했지만.. 은연중에 은따도 당하고 좀 그랬습니다

군대에서는 ehct에 들어갔는데 덤벨로 대가리를 깨면서, 저한테 부조리냐고 묻더군요..

덕분에 조현병,우울증 약 먹으면서 군생활 했습니다..

현재 한동대 휴학생입니다..
자퇴할지, 취직할지, 알바할지, 유튜브 할지 아니면 잠적할지 고민 중 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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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써주신 글 잘 읽어보았습니다. 마음친구는 그동안 타인들에게 억울하게 피해받은 일로 조현병, 우울증을 겪었고, 지금 휴학 후 어떻게 살면 좋을 지 고민인 것으로 보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마음친구가 마음에 상처도 많이 받고, 매우 힘들었을 것 같아요. 오늘 상담을 통해 앞으로 마음친구가 어떻게하면 좋을 지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마음친구가 써주신 글로만 추측할 뿐이며, 많은 제약이 있는 비대면 상담이기에 마음친구의 심정을 공감과 더불어 직면을 통해 현실에 대한 자각을 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을테니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그간 조현병, 우울증 약을 먹을 정도로 마음친구가 그동안 정말 힘들었다는 것이 충분히 짐작이 가서 저도 읽는 내내 마음이 아팠습니다. 지금도 학교에 복학하기보다는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점에서 아직까지도 그 상처들로 인해 마음친구가 고통받고 있다는 것도 짐작이 갑니다. 또한 자세하게는 알 수 없지만 신체적으로 추행이 있었고, 왕따도 당했고, 군대에서 덤벨로 머리를 맞으며 고통스러운 일이 연달아 일어나니 마음친구의 마음이 약해질 대로 약해진 상태일 것 같습니다.

마음친구가 겪은 일들 모두 일어나서는 안되는 도덕적으로 용납되지 않는 일이며, 누구든 그런 상황에서 엄청난 스트레스와 고통을 느낄 수 밖에 없을 겁니다. 그러므로 마음친구가 겪은 일들이 별것 아니라는 것에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살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고통스러운 일들을 여러번 겪게 됩니다. 타인들은 겉으로 보기에 마음친구보다 잘살고 있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겠지만 사실 그들도 가족에게, 또는 다른 가까운 사람이나 심지어 한번 마주치고 말 사람에게도 어떠한 방법으로든 피해를 입습니다.

물론 그러한 고통스러운 일을 겪더라도 기질적으로 다 다르고, 대처도 다르고, 곁에서 지지를 해주는 사람의 유무도 다르며 모든 인간은 너무도 다르기에 마음친구를 포함한 다른 사람들의 마음의 상처 크기에 대해서는 본인이 아닌이상 함부로 말할 수 없는 것들이지요. 그래서 일반적인 결론을 내릴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고통의 순간을 좀 더 지혜롭게 넘기는 방법은 분명히 있습니다. 이것은 그 당시 대처를 더 잘해야했다가 아니라 그런 고통스러운 사건이 일어난 후 나 자신을 상처로부터 지키는 방법에 대한 것입니다.

우선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키우는 것입니다. 성추행, 왕따, 은따, 군대에서의 괴롭힘 모두 마음친구가 그당시 어떻게 대처할 수 없었던 것들입니다. 그렇기에 마음친구가 모자라서 다른사람들보다 특히 운이 없어서 일어난 것들이 아니라는 겁니다. 마음친구는 어렸을 때부터 필리핀, 미국 등에 있었고 한국에 돌아와 많은 적응을 필요로 한 상황에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재원이나 외고에 들어가서 열심히할 만큼 뛰어난 머리와 끈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어쩔 수 없이 일어난 일들 때문에 마음친구가 수동적으로 계속해서 그것들에 대해 생각하고 증오하며 고통받아야 할까요? 그러기엔 마음친구의 인생은 너무나 소중하고, 마음친구는 너무나 많은 가능성을 가진 사람입니다.

또한 타인에 대한 원망을 다른 것을 할 수 있는 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마음친구가 억까라고 말한 억울하게 당한 일들에 대해 그들이 매우 밉고 증오스러울 것입니다. 하지만 마음친구도 알다시피 오히려 이렇게 남에게 피해를 준 사람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합리화 시키며, 자기 인생 사는 것에 바쁩니다. 그 당시에도 타인을 배려하고 아낄 줄 알았다면 애초에 그런짓을 하지 않았겠지요. 마음친구가 당시 말이 어눌하고, 여러가지 일들로 사람들에게 적대적이어서 다가가기 어려울 수는 있었겠지만 그것이 마음친구가 잘못한 것도 아니고 그저 상관하지 않았어도 될일을 괴롭힘과 따돌림으로 되돌려주었다는 것은 그들은 이미 마음친구가 머리로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할 수 없는 부류의 사람들입니다. 오히려 그들이 가정이나 기질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마음친구에게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기에 그들에게 얽매여 시간을 낭비하는 것보다 오히려 그것을 원동삼아 꼭 엄청난 성공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하루를 보람차게 보내고 만족할 수 있는, 돈으로도 살수없는 마음의 평화를 가진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더불어 타인과의 대인관계에서 과거를 기준삼아 판단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마음친구에게 그동안 일어난 일들이 대인관계에서 일어난 일들이기에 마음친구가 타인들과 함께 지내는 상황이오면 아마도 편한 마음으로 그들을 대하기 힘들 수 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타인을 믿지 못하고, 적대시하게 되거나, 그들이 별 의미없이 한 일에 대해 피해를 받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과거에 마음친구가 이야기 했던 상황들은 분명히 타인들의 잘못이 있지만, 그 외의 다른상황에서만큼은 마음친구가 의사소통 상황에서 어떠한지, 적절한 대인관계 기술을 사용하였는 지 등 특히 그들에게 있어서 개방적이고 친화적이려고 하였는지가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지금 알려준 것들이 쉽게 되지 않을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많은 상처받은 사람들이 결국은 그것을 이겨내고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가듯이 마음친구도 분명히 극복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서 해내는 것이 너무 힘들다면 상담센터에 방문하여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를 바랍니다. 대부분 정신장애들은 약물만 섭취했을 때보다 심리치료를 함께 받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입니다. 또한 지금 정확한 상태가 어떤지, 어떻게 극복해야될지 등에 대한 다양한 조언을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무엇을 할까에 대해서는 상담을 받으며 생각하거나 좀더 시간을 두고 지켜보아도 될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당장에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친구의 마음을 치유하는 것이며, 상처받은 일을 재해석하여 인생에 통합하고, 그것을 좀더 건설적으로 받아들여 살아갈 힘을 다시 얻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몸을 바쁘게 움직이고, 밤에 늦게 자지 않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 만으로 세로토닌 부족으로 인해 더 우울에 빠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앞으로 살아갈날이 너무 많기에 새롭게 입시를 준비할 것이 아니라면 자퇴도 추천하지 않습니다. 취직을 준비하기에는 좀더 공부를 하고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충분한 마음친구이기에 아직 이르다고 생각되며, 아르바이트에서 잠깐의 시간동안 타인과 접촉하는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견딜 힘이 있는지에 따라 판단해보시기 바랍니다. 유튜브는 얼굴을 공개하는 것이 아니라면, 마음의 힘을 키우는 동안 취미삼아 도전해보시는 것은 괜찮을 것 같습니다. 다만, 저의 조언일 뿐이므로 마음친구가 정말 괜찮다고 느낀다면 뭐든 도전해보시기바랍니다. 오히려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나 미래가 막막할 때 힘들었던 기억이 많이 떠오르기도 하니까요.

모쪼록 오늘 상담이 마음친구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