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이상한 상상을 해요

전혜빈

2022.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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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 자꾸 하루에 한 번씩은 잔인한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누군가를 잔인하게 해치는 하는데 그 상대가 다양해요. 저한테 피해를 주지 않은 사람들한테도 그런 생각이 들어서 기분이 안 좋고 스트레스 받아요. 예를 들어서 손에 샤프를 들고 있으면 그걸로 제 손목을 찌른다거나 친구 머리에 찌르고 싶다거나 등등... 너무 잔인하고 진짜 그렇게 할까봐 무섭기도 해요.. 며칠 전에는 그냥 엄청 귀여운 강아지를 봤는데 그 강아지를 칼로 찌르고 나서 그 견주분을 보고 웃고 싶다는 상상을 해요.. 지금 보니까 미친 거 같네요.. 제가 왜 이러는지 잘 모르겠어요... 그런 상상들을 하기 시작한 후부터 스트레스도 받고 컨디션이 많이 안 좋아지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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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써주신 글 잘 읽어보았습니다. 마음친구는 최근 자꾸 잔인한 생각이 들고 이러한 생각들이 반복되며 스트레스를 받고 컨디션이 안좋아지는 고민이 있으신 것으로 보입니다. 마음친구가 그동안 머릿 속에 드는 잔인한 생각들을 타인에게 말하지도 못하고 혼자서 많이 힘들었을 것 같아요. 오늘 상담을 통해 어떻게 하면 그러한 잔인한 생각들을 줄일 수 있을 지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우선 마음친구의 증상을 봤을 때 강박장애에 가깝다고 추측됩니다. 다만, 정신장애를 진단함에 있어서 다양한 심리검사와 대면 상담이 필요하므로 마음친구의 글을 통해 추측한 것에 불과함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강박장애는 개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어떤 생각이나 충동이 자꾸 의식에 떠올라 그것에 집착하게 되는 정신장애입니다. 강박장애는 강박사고와 강박행동으로 나누어질 수 있는데, 마음친구의 글을 보아 이를 제거하려는 행동이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추측하기에, 마음친구는 지금 강박사고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러한 강박사고는 반복적으로 의식에 침투하는 고통스러운 생각, 충동, 심상입니다. 강박사고의 주제는 공격적, 성적, 오염에 대한 생각 등 매우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이 부적절하다는 것을 인식하지만 잘 통제되지 않고 반복적으로 의식에 떠올라 고통스럽게 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러한 강박장애의 원인은 매우 다양합니다. 마음친구가 잔인한 생각을 반복하고, 그것에 대해 진짜로 할까봐 두려워한다는 점에서 인지행동적주의 입장에서 설명해드리고자 합니다. 인지행동적이론은 보통 말그대로 정신장애를 어떤 인지적인 문제와 잘못된 행동이 학습되어 이루어진다는 입장입니다. 강박장애환자들은 침투적 사고를 과도하게 중요한 것으로 인식하는데 그 과정에서 '사고-행위 융합'이라는 인지적 오류가 개입됩니다. 그 중 사고- 행위 융합은 생각한 것이 행위한 것과 다름없다는 믿음, 도덕성 융합은 비윤리적인 생각을 하면 그것을 한 것과 도덕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믿음, 발생가능성 융합은 비윤리적인 생각을 하면 그것이 실제 행위를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믿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강박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이러한 사고-행위 융합이라는 인지적 특성 떄문에 자꾸 침투하는 침투적 사고에 대해 과도한 책임감을 느끼게 되고 사고억제를 시도하면서 강박장애가 발생한다고 봅니다. 뿐만아니라 불확실성이나 불완전함(실수, 오류)를 참지못하고, 완벽함과 완전함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갑자기 너무 어려운 심리 용어에 당황하셨을지 모르겠지만, 단순하게 말하자면 마음친구가 잔인한 생각이 들었을 때 그것에 대해 너무 과도하게 위협적으로 느끼고, 책임감을 부여하며, 파국적으로 해석하여 이것을 제거하려고 노력하다가 역설적으로 더 그것에 대해 생각하게되고 집착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다만 이것은 인지행동적인 입장일 뿐이고, 마음친구가 언제부터 이러한 생각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어떤 상황에서 특히나 이런 생각이 드는지, 혹은 회피하려는 힘든 감정 등이 드는 사건들이 있었는지, 이를 제거하려는 강박행동도 함께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더 구체적인 정보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강박장애는 대부분 강박사고나 강박행동을 일으키는 불안한 상황에 익숙해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잔인한 생각이 들어도 실제로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강박사고가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 그리고 이러한 상황에 마음친구가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겨야 합니다.

마음친구에게 또 다시 이런 생각이 침투한다면 그냥 그대로 있어보세요. 그것 자체로 치료의 시작입니다. 실제로 강박장애 심리치료의 방법 중 '노출 및 반응 방지법'은 강박사고를 일으키는 상황에 노출시키되 강박행동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즉, 그대로 있어도 괜찮다는 것을 학습하게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마음친구가 계속 이런 생각이 들고, 그것에 대해 너무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며, 피로와 불안을 계속해서 느낀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약물치료와 심리치료가 병행된다면 마음친구의 고통을 충분히 줄여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음친구가 상담센터에 방문하는 것이 너무 두렵게 느껴진다면, 우선은 이러한 잔인한 생각이 그저 누구나 스쳐갈 수 있는 생각이며 실제로는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기에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떠올리며, 스스로 자신을 믿어보시기 바랍니다. 대부분 사람들도 행동으로 옮기지 않을 뿐이지 머릿속으로 잔인하고 성적이고 남들에게는 도저히 말할 수 없는 생각을 많이 한다는 것은 정말로 사실입니다.

모쪼록 오늘 상담이 마음친구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갑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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