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청각 장애를 가지고 있는 청년입니다. 사회 생활을 하는데 대인 관계에 있어서 힘겨운거 같아요. 예전부터 제 성격을 고쳐야 한다는 강박감이 있긴 했는데 이게 마음처럼 잘 안되서 제 자신이 답답합니다. 학창시절 때부터 소심했어서 사람들을 대하는게 어렵긴 했는데요. 예전부터 그랬던건 아니고 어릴 땐 활발 했었는데 귀가 잘 안들리다 보니까 커가면서 친구들 사이에 놀림을 많이 받았었어요. 소통이 잘 안된 경험이 많았어서 이상하게 쳐다보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 시선에 주눅 들어서 저도 모르게 기가 많이 죽고 점점 소심하게 변한 것 같은데 일상 생활에 지장이 생길 정도입니다. 심하진 않았는데고등학교 졸업 이후로 갑자기 심해진거 같아요. 예전엔 안그랬는데 지금은 가까운 편의점조차 가족과 동행하지 않으면 혼자서는 못갈 정도예요.. 봉투를 달라는 말, 계산을 해달라는 말도 갑자기 입이 안떨어지더라고요.. 요즘은 길거리를 지나가면서 사람들을 마주칠 때마다 불안해진다고 해야할지 저도 모르게 심장이 떨리면서 어지럽기도 하고요. 제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는데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면 저도 모르게 자꾸 긴장되면서 숨이 막힙니다. 울렁거리고 빨리 그 곳에서 벗어나고 싶은 기분이 들어요. 소심했어도 이 정도까진 아니었는데 갑자기 왜 이러는지 원인을 모르겠어요.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써주신 글 잘 읽어보았습니다. 마음친구는 최근 사람들과 접촉하는 일에 대해 긴장되고 불안하며 다양한 신체적인 증상이 나타나는데 그 원인이 알고 싶어서 찾아오신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타인과 접촉하는 다양한 상황에서 많은 불편을 겪었을 마음친구를 생각하니 정말 힘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상담을 통해 마음친구에게 이러한 증상이 생긴 원인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나아 질 수 있을지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지금 마음친구에게 나타나는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어지럽고, 울렁거리고, 숨이 막히는 등의 신체증상은 극도의 긴장과 불안상황에서 발생하는 공황발작 증상과 비슷하다 여겨집니다. 이러한 공황발작과 비슷한 증상들은 다양한 불안 장애에서 나타납니다. 불안 장애에서 마음친구가 겪고 있을 증상들과 비슷한 정신장애를 소개하자면 광장공포증(특정 장소나 상황(사람들이 많은 곳 등)에 대해 공황과 유사한 증상을 경험하는 장애) , 사회공포증(사람들과 상호작용하는 사회적 상황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는 장애), 공황장애(갑자기 엄습하는 강렬한 불안, 공황발작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장애)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친구와의 대면을 통해 심리검사, 행동관찰, 면접이 이루어져야 정확한 감별진단이 이루어질 수 있으며, 그에 따른 증상의 정도나 원인, 적절한 치료방법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지금 마음친구가 타인과 접촉하는 상황에서 극도의 긴장과 불안을 겪고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확인되어집니다.
그에 따라 원인을 추측해보자면, 마음친구의 경우 그동안 사회에서 타인들과 생활 하며 겪은 놀림, 소통에서의 문제 등이 반복되면서 타인과 함께하는 상황만 되어도 불안을 느끼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마음친구는 파블로프의 개 실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개는 처음 종소리에는 반응하지 않다가 먹이와 연관되면 종소리만 나도 침을 흘리게 되는 실험입니다. 이런 학습이론을 심리이론에 적용한 것이 행동주의 심리학입니다.
이러한 행동주의 심리학에서는 불안이 형성되는 이유를 이렇게 어떤 특수한 상황에서 불안이 반복되면 이제 그러한 비슷한 상황이 주어졌을 때 자연스럽게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도록 학습되어진 것이라고 봅니다. 마음친구도 청각장애를 통해 타인들과 접촉하여 상호작용하거나 함께 있는 상황에서 실수를 하거나 놀림을 받을까봐 불안을 느끼면서, 이제는 타인들과 접촉하는 상황이 오면 자연스럽게 불안을 느끼게 된 것이라고 추측됩니다. 마음친구가 어렸을 때는 활발했는데 점점 소심한 성격을 가지게 된 것도 이러한 증거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마음친구도 알고 있겠지만 마음친구가 청각장애를 가지게 된 것도, 그러한 장애 때문에 의사소통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도 모두 마음친구의 잘못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마음친구의 어쩔 수 없는 행동 때문에 놀린 사람들이 있다면 그것은 그 사람들의 잘못입니다. 보통 친구가 청각장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불편을 겪는 상황에 대해 이해하고 도와주려고 하는 것이 정상적인 행동이지요.
또한 학창시절에는 아직 경험도 부족하고, 가정배경이나 품행장애 등 정신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많기에 그들에 의해서 놀림이나 학교폭력을 겪으며 나쁜 기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안타깝지만 그들을 포함한 타인에게 있어서 마음친구가 겪는 문제들은 그저 남의 일일 뿐이기에 더더욱 그러했겠지요. 어쩌면 그렇기에 편의점에서 계산을 할 때 말을 못알아 들을까봐 걱정하는 등 일상에서 마음친구가 신경 쓰는 다양한 일들이 남들에게는 돌아서면 잊어버릴 아무것도 아닌 일일뿐입니다. 그렇기에 마음친구의 소중한 인생을 이러한 타인들을 신경 쓰며 스스로가 모자라다 느끼며 우울해하기에는 너무 아깝지 않을까요?
마찬가지로 마음친구도 타인의 마음을 정확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마음친구가 실수를 저질러서 이상하게 쳐다보는 것도 사실 그저 왜 그런 행동을 하는 지에 대해 궁금한 것에 그칠 가능성이 큽니다. 그저 일상에서 잠깐 마주치는 사람들이 마음친구가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기에 어쩔 수 없이 그랬다는 것을 알지 못할 겁니다. 그렇기에 마음친구의 행동에 대한 혐오나 마음친구 자체를 혐오하기에는 그 사람들은 마음친구에 대해 너무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설령 곁에서 청각장애가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일지라도 마음친구의 기질, 성격, 장점, 단점, 가치관, 생활 배경, 가족, 인생사 등 다양한 여러 가지에 대해 정확히 알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들이 보는 건 그저 그들의 관점과 기준에서 평가한 겉모습과 마음친구의 일부분일 뿐입니다. 오랜 세월을 함께 산 가족도 마음친구의 마음을 정확히 모르는데, 친구, 지인, 심지어 잠깐 마주치는 타인이 마음친구의 모든 것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는 절대로 없을 겁니다.
그렇기에 마음친구가 타인과 접촉하는 일에 있어서 잘 듣지 못하거나, 대답을 이상하게 하거나, 어쩔 수 없는 다양한 행동에 대해서 혼자 걱정하고 후회하고 타인의 평가를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을 꼭 기억해주세요. 그리고 타인들과 있는 상황에서 마음친구의 행동들이 마음친구가 생각하는 것보다 평범한 것에 불과하며, 과거와 같이 놀림을 받는 상황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타인과 있는 상황에서 사소한 것에 신경 쓰는 일을 줄이고, 타인이 아닌 마음친구 자신이 원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게 된다면 불안과 긴장이 서서히 줄어 들것입니다. 아까 설명한 행동주의 심리학에서 불안이 학습되듯이 이러한 불안의 소거(사라짐)도 마음친구가 불안을 느끼는 사회적 상황에 계속해서 노출되어 그 상황이 사실 불안을 느끼지 않는 상황이라는 것을 깨닫고, 대처할 수 있고, 불안이 감소되는 것이 학습되어야 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신체증상이 계속 반복되고 더 심해진다면 상담센터에서 정확한 진단과 심리치료를 받아보기를 추천드립니다.
모쪼록 오늘 상담이 마음친구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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