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2라면 공부도, 진로도,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도 아직 잡히기 어려운 시기예요. 그건 너무 자연스러운 일인데, 부모님 반응이 기대와 다르게 나와서 더 억울하고 허탈했을 것 같아요. “언제든지 말해도 된다”는 말을 믿고 용기 냈는데, 막상 말하니 한심하다고 들으면 마음이 크게 다치죠. 그건 우리 글쓴님의 잘못이 아닙니다.

지금 공부가 힘들고 안 느는 느낌이 든다고 해서 능력이 없다는 뜻은 아니에요. 새로운 진로를 고민해볼 만큼 잠시 멈춰서 스스로의 한계와 현실을 진지하게 바라본 것이고, 그건 오히려 책임감 있는 태도에 가깝습니다. 운동으로 방향을 바꾸고 싶은 마음도 존중받아야 할 고민이지, 한심하다고 말할 일이 아니고요.

다만 부모님은 “진로를 바꾼다 → 불안하다 → 걱정돼서 다그쳐버리는” 방식으로 반응한 것일 가능성이 커요. 우리 글쓴님을 믿지 못해서가 아니라, ‘앞으로 잘 지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일 수 있어요.
어른들도 늘 솔직하지 못하고 가끔 뭔가 걱정되고 불안해지면 감정적으로 반응하기도 한답니다.

지금은 한 번 더 차분하게 말해보는 게 좋아요.
“공부가 너무 어렵다”는 말보다, 왜 운동이 더 맞다고 느끼는지, 지금 어떤 부분에서 힘든지, 앞으로 어떻게 해보고 싶은지
이렇게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반응이 달라질 수 있어요.
혹시 '그렇게까지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 없는데요?' 라는 생각이 드신다면, "전에는 언제든 공부하기 싫으면 말하라고 해서 믿고 나름 용기 낸건데, 한심하다는 말 들을 줄 몰랐다. 속상하다.", "공부 하는 게 힘들긴 한데 엄마 아빠가 알아듣게 자세히 설명하기가 어렵다. 나도 아직 잘 모르겠어서 엄마 아빠가 도와주고 같이 고민해봐줬으면 좋겠다."라고 지금 있는 그대로의 상태를 이야기하며 대화를 시작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리고 잊지 마세요. 글쓴님의 진로에 대한 고민은 절대 한심한 게 아니에요. 오히려 자기 삶을 스스로 고민하는 아주 건강한 과정입니다.
응원하고 있을게요! 언제든 필요할 때 또 찾아와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