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에 재학중인 2학년 학생입니다. 저는 군대에 다녀온 뒤로 용돈을 일절 받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불만을 토로하지 않았습니다. 제 주변에도 용돈을 안받는 친구들이 종종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교통비와 식비 모두 제가 벌어 해결하고 있습니다. 근데 문제는 등록금조차 내주시지 않으려고 하는게 문제였습니다. 이걸 문제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적어도 제 주변에 등록금을 자기 돈으로 내면서 용돈도 받지 않는 친구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것이 부당한 처사라고 생각하기에 엄마에게 등록금은 내줘야 하는거 아니냐라고 하니 마지못해 등록금의 절반 금액을 송금해주시더군요. 저는 여기서 너무 서운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저는 학창시절 학원도 다니지 않았고 용돈조차 한 달 5만원이 전부였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저희 집이 경제적으로 힘든것 아니냐라고 하실 수 있습니다. 적어도 아들 등록금을 못 내줄 정도는 아니라고 확신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절반을 송금해주셔서 나머지 돈은 제 돈으로 등록금을 냈습니다. 근데 이번에 국가장학금을 받게 되어서 제 계좌로 다시 등록금이 들어왔습니다. 이걸 엄마한테 얘기하니 백 만원을 다시 송금하라고 했습니다. 저는 여기서 하나 의문점이 생겼습니다. 만약 장학금이 나오지 않았다면 내가 낸 절반의 등록금을 나에게 주지 않을게 뻔한데 이것이 맞는 상황인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등록금을 지원해주시는것 만으로도 감사하다는걸 알고 다른 가정과 나의 가정을 비교해선 안되는걸 알지만 제 주변 친구들과 비교가 되는건 어쩔 수가 없네요.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Cser333 님, 글을 읽으면서 억울함과 서운함이 동시에 느껴졌어요.
그동안 스스로 벌어 교통비와 식비를 해결하며 학업을 이어온 것만으로도 이미 큰 책임감과 자립심을 보여주고 계셔요.
그런 만큼 등록금 문제로 마음이 복잡한 것도 충분히 이해돼요.
부모님이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지 않으신 이유는 여러 가능성이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경제적 여유가 있어 보여도 실제로는 부담이 되는 상황일 수도 있고, “이제 성인이 되었으니 스스로 책임지는 법을 배우길 바란다”는 마음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이 어떤 이유로든 설명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하셨다면, Cser333 님 입장에서는 존중 받지 못한 기분이 들 수밖에 없죠.
국가장학금이 들어왔을 때 돈을 다시 보내라는 말도 그런 맥락에서 불공평하게 느껴질 거예요. 실제로 장학금이 없었더라면 나머지 등록금은 돌려받지 못했을 텐데, 상황에 따라 원칙이 달라진 것처럼 보이니까요.
이럴 땐 “그 돈이 누구의 몫이냐”보다는 “등록금을 두고 서로 어떤 역할을 기대하고 있었는가”를 차분히 짚어보는 게 필요해요.
부모님은 ‘지원은 하되, 완전한 책임은 너에게 있다’고 생각하셨을 수 있고, Cser333 님은 ‘최소한 학비는 부모의 책임’이라고 느꼈을 수 있거든요.
부모님이 Cser333 님이 독립심을 키우고 스스로 책임지는 영역을 넓히기를 기대하는 마음에 등록금 지원을 줄이신 거라면, 대화할 때는 “왜 등록금 지원을 안 해주세요?”보다 "지금은 학업에 큰 지장이 없는 선에서 생활비를 스스로 마련하는 것까지는 할 수 있다"는 상황을 전달하며 “제가 등록금을 전액 감당하려니 버거운 상황인데, 이 문제를 어떻게 조율할 수 있을까요?”처럼 해결을 위한 협의의 톤으로 이야기해보세요. 서로의 입장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여지가 생길 거예요.
Cser333 님께서도 할 수만 있다면 스스로 책임져 보고 싶다는 마음이시라면, 졸업 전까지는 부모님께서 등록금을 내 주시고 Cser333님이 취업 이후에 조금씩 갚아나가는 것도 방법일 수 있습니다.
Cser333 님 스스로가 충분히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비교로 인한 괴로움은 자연스러운 감정이고, 등록금을 혼자 감당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지만, ‘다른 집 자녀가 받는 지원’이 아니라 ‘나는 지금 내 힘으로 얼마나 성장하고 있는가’에 좀 더 집중해보세요. 그 자체로 이미 대단한 일이고 또래 친구들보다 한층 어른으로 성장하고 계신 거예요.
Cser333 님을 언제나 응원합니다. 어딘가에 기대고 마음을 털어놓고 싶을 때 또 찾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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