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좋은 어른이 주변에 있었으면 좋겠어요

홍주은

2025.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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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초등학생 시절부터 지금까지 가족끼리 어디 한 번 여행 간 적이 없어요. 부모님이 웃는 모습을 본 적이 기억조차 안 날 만큼 행복한 가정은 커녕 일반적이지도 못한 가정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제가 성인이 되는 동안, 10년이 넘는 세월을 싸우고, 화해하고를 반복하시고 어른이란 뭘까? 라는 생각을 품으며 살았던 것 같습니다. 대학생이 돼 자취를 하는 동안 한 번도 찾아온 적이 없고, 연락도 저만 합니다. 긍정적이게 살려고 노력했어요. 그리고 사는 데 그렇게 부정적이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가끔 생각해요. 주변에 좋은 어른이 있었다면 내가 가끔 떠오르는 이 결핍들이 없을 수 있었을텐데 라는 나쁜 생각을 가끔 해요. 진정한 행복을 얻고 싶은 게 저의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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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소중한 진심을 이곳에 남기고 가주셔서 반갑습니다.
홍주은님이 말씀해주신 꿈이 꼭 이루어질 수 있기를 응원하는 마음입니다.

적어주신 글을 읽어보니, 좋은 어른이 옆에 있어주었으면 좋겠다는 그 소망에는 참 오랜 시간의 경험들과 감정들이 담겨있을 것 같아요.
그 긴 시간들, 지금까지 잘 견뎌오느라 애쓰셨을 거란 생각도 듭니다. 분명, 다른 사람은 모르는 나만의 어려움과 생각들이 있으셨을 것 같은데, 그 노력들을 해오느라 고생이 많으셨어요.
제가 여기서 홍주은님의 상황들과 마음들을 다 알 수는 없겠지만, 가족들의 모습을 보며 홀로 '어른이란 뭘까?'를 고민하던 그 순간들에
정말로 나를 든든히 지켜주고 안심시켜주고 돌보아줄 수 있는 어른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마음도 듭니다.

그 시기들을 거쳐 이제는 내가 어른이 되어, 여전히 해결이 되지 않은 채 괜찮게 지내려 애쓰는 과정도 있으셨을 것 같아요.
저는, 앞으로 홍주은님의 옆에 좋은 어른들을 만나고 곁에 있어주는 순간들이 점점 더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충분히 노력하지 않아서, 혹은 그럴만한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서, 내 옆에 좋은 어른이 없다고 느껴지는 상황인 게 아님을 꼭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나는 초등학생인 나와 다른 부분도 있을 거라 생각해요.
이제는 내가 나를 돌보고 지켜줄 수 있는 힘도 어느 한 부분에서는 발휘되고 있을 거예요. 이곳에 진심을 글로 남겨주실 수 있다는 것 역시, 나의 내면을 한 번 들여다봐주고 수용해줄 수 있는 홍주은님만의 힘일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가능하다면, 전문 상담사를 만나가는 심리상담을 통해 홍주은님이 가진 내면의 힘을 더 많은 상황에 발휘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고, 또 어른이 된 내가 나 스스로를 돌보는 수단으로써도 활용해보실 수 있기를 권해드립니다.

좋은 어른, 내가 의지할 수 있는 어른이 어렸을 때부터 옆에 있지 못하다는 사실이 누군가에게는 삶 전체를 무겁게 만드는 무게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홍주은님의 앞으로의 삶은, 그 무게에 바퀴를 달아줌으로써 조금은 편하게 그 무게를 이끌고 가는 힘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 모든 여정들에, 홍주은님의 혼자만의 힘으로 할 필요 없으니, 꼭 필요한 도움들을 받아가시면서 앞으로도 좋은 어른, 무엇보다 나 자신에게 좋은 어른이 되어주시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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