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

직장생활 번아웃이 왔어요

행복천사1004

2025.10.01.

73
0
0

인사이동되서 타 부서로 간 직원의 업무를 이어받아서 했습니다.
그런데 그 업무만 했으면 괜찮은데 이후에 플러스되서 다른업무도 했습니다.
2명이서 해야하는 업무인데 혼자서 했습니다.
그러다가 개인사정으로 한달 휴직하시는분의 업무까지 3인분을 혼자서 했습니다.
힘들었지만 내색을 할 수 없었고 그 과정에서 업무실수도 많았습니다.
번아웃이 점점 오면서 방청소도 안하게 되고 무기력해졌습니다.
회사에서도 집중을 못하고 눈치봐가면서 휴대폰게임을 하거나 인스타를 들여다보거나 하고
무기력하고 번아웃은 왔지만 당연히 업무는 기한내에 해야되니 야근 및 일요일도 출근해서 했습니다.
그마저도 집중력이 좋지는 않아서 오래 질질 끈것도 있습니다.
팀장님도 제가 혼자서 고군분투하고 열심히 한거는 알아주셨습니다.
그러나 결과론적으로는 혼자서 다 감당하다가 업무에서 펑크난부분이 많이 발생하였고
이거를 제가 다 책임지고 매꿔야 하는 상황까지 왔습니다.
적성에도 맞지 않는 업무를 계속해오면서 이미 심신이 많이 지친상태로
물론 제가 펑크낸부분이라 책임지고 다시 원상복구를 해놔야 하지만
자존감이 바닥으로 떨어졌고 모든 직원들도 저에대해서 무능하다고 생각하는거 같아서
요즘 우울증 직전까지 다시 갔고 회사 출근하는게 즐겁지 않아졌습니다.
팀장님한테는 지속적으로 사과드리고 제가 책임지고 마무리는 잘 하겠습니다 말은 하지만
사실 진짜 쥐구멍에라도 숨고싶고 가능하다면 그냥 무책임하게 도망가고싶은 마음도 솔직히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무책임한 사람으로 보이면 안되서 꾸역꾸역 일단 출근은 하고 있습니다.
처음해보는 업무였고 제대로 배우지도 않은 업무를 주먹구구식으로 전임자가 하는걸 옆에서 흘깃 지켜본것으로 했고 업무인수인계서 문서에 나온것을 최대한 참고하여 했지만 인수인계서도 부족한내용이 너무 많아서 놓친부분도 많았습니다.
처음 업무를 배정받았을때부터도 적성에 안맞아서 힘들었는데 그 때는 왜 말을 못했는지 후회가 됩니다.
그때라도 말해서 업무조정을 해달라고 저는 이 업무 너무 힘들다고 했었어야 하는건지....
퇴사나 이직은 당장은 어려워서 계속 다니면서 제가 실수한부분을 다 매꿔야 합니다.
다행히 금전적으로 매꿔야 하는건 아니긴해서 그나마 다행이고
팀장님도 성격이 불같이 화내는분은 아니셔서 그나마 다행이였습니다.
팀장님까지 불같이 화를내면서 저를 다그쳤으면 저는 못버티고 나가떨어졌을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떨어진 자존감을 다시 회복하고 다시 업무에 집중해서 다니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팀장님한테 면담요청을 해서 제가 업무상 부족해서 누락된 부분은 제가 책임을 지겠다고 죄송하다고 했고 업무조정이 가능하다면 제가 더 잘 할 수 있는 업무로 조정부탁드린다고 요청은 해놨는데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많은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

목록보기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직장에서 혼자 버거운 역할들과 업무들을 감당해오셨겠어요.

지금 처해 계신 상황을 읽어보니,
누구라도 지금의 업무들을 능숙히 해내기는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기존에 다른 사람이 맡은 업무들을 내가 대신하게 되면서,
제대로 된 인계를 받거나 충분히 업무에 적응할 만한 시간도 부족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되어요.
무엇보다 업무량이 상당히 많아지고,
또 내가 무조건 혼자서 책임지고 메꿈으로써 무책임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으려는 마음에 지금까지 많은 고민들을 해오셨을 것 같습니다.

지금도 업무 뿐만 아니라 이 어려운 상황을 스스로 잘 해결해가고자 애쓰고 계시지 않을까 예상을 해봅니다.
팀장님과의 면담에서 나의 상황을 알리고 필요한 조정을 요청하신 것은,
이 상황에서 할 수 있었던 일들 중 정말 필요한 일을 해내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또, 이곳에 이렇게 글을 적어주신 것도 어떻게든 이 상황을 잘 지나보내고 싶은 마음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나 자신의 삶도 책임을 잘 지고자 하는 마음이, 지금 회사에서의 과도한 업무를 해내고 싶은 태도로도 반영이 되지는 않았을까,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도망가고 싶다는 말이 참 와닿았어요.
무거운 짐을 오래 들고 있으면 우리 몸의 팔이나 다리가 부러져버리기 전에 그 무게를 벗어나고 싶어서 부들부들 떨리고 통증을 점점 느끼듯,
그 압박감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럽게 들 것 같아요.

행복천사1004님은 어떤 마음으로 지금 이 무거움들을 짊어오고 계신 것 같으신가요?
번아웃이 되는 상황에서 무기력함과 좌절감을 느끼는 건 누구든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것이겠지만,
그 안에서 어떠한 생각이 떠오르는지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는 큰 책임감에 "내가 이것도 못해낸다면 나는 무가치한 사람이야"라는 생각이 있을 수 있습니다. 혹은 "나의 능력을 증명하지 않으면 무조건 사람들은 나를 싫어하거나 부정적으로 평가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또는, "내가 사람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한다면 내가 하는 일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라는 생각이 가장 크게 와닿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지요.

중요한 것은, 이러한 생각들이 꼭 현실적이지만은 않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만약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들과,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일들을 구분할 수 있다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들을 조금 더 마음 편히, 그리고 현실적으로 살펴보게 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나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나 기분을 바꾸는 것은 내가 할 수 없는 일일 것입니다. 혹은, 누군가가 나의 마음이나 생각을 내가 표현하기 전에 알아차리는 것도 현실적이지 않은 기대라고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행복천사1004님이 하신 것처럼, 조직에 조율을 요청하고 그 피드백을 수용하는 일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일 수 있습니다. 또, 지친 내 몸과 마음이 지금 여기서 무엇을 필요로 하고 있는지 관심을 두고 돌보는 것도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건 무엇인 것 같으신가요?

어쩌면, 이 과정이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것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살펴보아줄 수 있는 시간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분명, 이 과정에는 끝이 있을 거라고 생각돼요.
5년 후에 이 시기를 돌아볼 때, 나에게 고통스러웠던 순간으로만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나를 더 세심히 돌보아줄 수 있었던 시기로도 기억되며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결과들을 얻으실 수 있게 되기를 응원합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