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외국인과 결혼 후 이혼 고민 중입니다.

FlyHigh

2025.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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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나이 차이가 크게 나는 외국인 아내와 결혼하여 막 2년 차에 접어든 새신랑입니다.

최근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로 이혼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어떤 선택이 옳은지 알 수 없어서 이렇게 자문을 구하고자 합니다.

이 사건은 두세 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 시점부터 시작됩니다.
6, 7월경 말다툼 끝에 아내의 뺨을 한 대 때리고 순간 잘못됨을 깨달아 멈칫한 사이에 반격이 시작되었습니다. 한 예닐곱 대를 맞으며 분이 사그라들길 기대했지만, 반격이 계속되길래 손을 잡으며 그만하라 했더니 입고 있던 티셔츠를 잡아당겨 찢고 할퀴는 행동을 이어갔습니다. 이에 저는 목을 잡고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는 시늉으로 허공에 주먹을 날리며 그만하라고 소리쳤습니다.
싸움이 이렇게 끝나는 듯했지만, 친정에 전화를 걸어 억울함을 토로하고 이혼을 요구하는 지경까지 흘러갔습니다.
어찌 되었든 뺨을 때린 제 잘못이 크다고 생각해 진정으로 사과하는 선에서 마무리되었습니다.

다시 현시점으로 돌아와 시간 순서대로 사건을 나열하겠습니다.

1. 잠시 나갔다 온 사이 의자에 걸려있던 옷이 기울어진 의자가 회전하는 바람에, 앞에 놓여있던 물을 마실 수 없는 상황이 벌어져 저 혼자 화가나 걸려있던 옷을 내팽개쳤습니다.
2. 문밖에서 소리를 들은 아내가 내팽개쳐진 자기 옷을 발견하고 원상복구하라고 했지만, 화가 사그라지지 않은 터라 싫다고 답하니, 그러면 나도 똑같이 하겠다며 건조대에 걸려있던 제 옷을 모조리 바닥에 던져버렸습니다.
3. 이를 본 제가 화가나 혼잣말로 쌍욕을 섞어가며 꼭 이렇게 복수를 해야겠냐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4. 아내는 안방으로 들어가 잠자리에 들고 난 후 시간이 흘러 저도 잠을 청하러 가던 중 건조대를 보니 다시 화가나 발로 살짝 넘어트렸습니다.
5. 화해도 할 겸 이튿날 밖에 나가서 이야기하자고 했더니 거부하길래 옥신각신하다가 제가 아내의 발목을 잡아당겨 침대 바닥에 떨어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의도적으로 그런 것이 아니라 침대 시트가 미끄러웠던 것을 인지하지 못했던 제 실수였습니다.
6. 아내가 임신한 상태라서 많은 걱정이 밀려왔습니다.
7. 아내는 이성의 끈을 놓고 구타하다가 또 제가 입고 있던 티셔츠를 잡아당겨 찢고 할퀴고도 분을 참지 못해 계속 돌진하는 것을 전신 거울을 들어서 막다가 화장실로 피신했습니다. 화장실 문을 발로 차고 밀치며 진입하려는 것을 가까스로 막았습니다.
8. 친정에 억울함을 토로하고 시누이(제 누나)에게 전화를 걸어 병원에 데려갈 것을 요구하여 같이 갔다 왔지만 응급실에서 응급환자가 아니라 진료를 거부해서 다음 날 진찰 결과 다행히 아무 이상 없었습니다.

제가 이혼을 심각하게 고민하는 부분은 사사건건 복수하고 앙갚음하려는 태도와 옷을 찢고 상처를 입히는 행위 때문입니다. 제 몸에 아직도 흉터가 남아있으며 최근 생긴 상처도 흉터가 잡힐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는 게 옳은지 고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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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글에 적어주신 고민으로 인해 현재 일상 생활에도 많은 영향을 받고 계실 것 같습니다.
6,7월에 시작하여 최근까지 이어지는 일들이라고 하시니, 지금 이 문제가 심각하게 느껴져 생각을 나누고자 이곳에 찾아오시게 된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온라인 글 상담이라는 특성상, 실시간으로 지금 고민하는 마음과 상황을 나누고 구체적인 이야기들을 다룰 수 없다는 한계가 있지만
함께 생각해볼 수 있는 몇 가지 지점을 나누고 싶습니다.
가능하다면, 나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대면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상담도 찾아가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적어주신 글을 읽어보니, 아내의 물리적인 행동 혹은 앙갚음하려는 마음이 나의 신체적이거나 심리적인 안전에 위협이 된다고 느끼시는 점도 이혼을 고민하게 만든 요인 중 하나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 누구든, 타인으로 인해 나의 안전이 위협이 된다고 느끼거나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낀다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그에 따라 반응하게 될 것입니다.
그 상대가 아내라고 느끼는 상황에서는 그만큼 가깝게 영향도 받게 되겠지요.

한편으로, 그러한 상황에서는 정말 다양한 생각들이 떠오르거나 감정들이 느껴질 수 있습니다.
아내와 있었던 상황들과 이혼을 고려 중이시라는 내용을 글로 남겨주셨군요. 그 속에 담겨있는 나의 생각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으셨나요?

예를 들어, 누군가는 "아내가 나한테 하는 행동이 부당해서 억울해", "나를 나쁜 사람으로 만들려고 하는 게 괘씸해" 라고 생각하며 화가 나거나 억울함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또 누군가는, "내가 아내에게 한 행동으로 인해 혹은 아내의 행동으로 인해, 내가/아내가 잘못 될까봐 무서워" 하는 불안감이나 두려움, 걱정을 느낄 수도 있겠지요.
혹은 "내 가족이 나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가 답답하거나 절망스러워"와 같이 좌절감이나 슬픔을 느끼기도 합니다.

불과 최근까지 있었던 일이니, 이 일들을 겪어가고 계신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든 아내나 이 상황에 대해 이해하고자 나름의 해석이 있으실 것이라고 예상이 됩니다.
또, 이 글에서는 미처 적지 못하였던 그렇게 이해하게 된 이유들도 있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한 생각들이 아내와 공유됨으로써 상호 간의 입장에 맞게 조율되기 어려울 만큼 견고하고 또 나에게 중요하다 생각되시다면, 부부 심리상담 등 제3의 조력을 받는 것 또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적었던 그때와 지금, 자신의 어떤 생각이나 감정을 발견해오셨나요?
글을 읽으며 FlyHigh님이 스스로에 대해, 그리고 이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지 궁금하였습니다.
또한 좋은 "선택"에 초점을 맞추어, 나의 앞으로의 행동에 대한 고민도 당연히 떠오를 거라 생각합니다.
행동에는 내가 이 상황에 대해 어떻게 해석하고 판단하고 있는지가 자연스럽게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누군가가 시키는 선택이 아닌, 내가 결정하는 선택을 하는 과정에서,
지금의 나의 생각과 감정이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은지 스스로를 살펴보아줌으로써 돌보면 어떨까요?
어쩌면 그 과정에서 나에게 필요한 것은 스스로에 대한 위로일 수도, 혹은 모호했던 것을 명확하게 다시 볼 수 있는 관점일 수도, 자신감을 불어넣을 수 있는 격려일 수도 있습니다.
사람마다 필요한 것은 다르겠지만, 이곳에 자신의 어려움을 터놓고 얘기하실 수 있는 분인 만큼,
어려운 상황을 잘 헤쳐나가고 싶은 지금 마음을 활용해 자신을 진정으로 위할 수 있는 선택을 하실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나의 상황에 가장 맞는 도움과 조언을 받아가시며, 어려움의 상황 속에서 오히려 새로운 방향을 찾아가는 나 자신도 만나게 되시기를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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