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에 엄마가 암 판정을 받았어요. 제가 그때 고3이라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 상태였어서 엄마랑 자주 싸우고 그랬거든요. 그래서 엄마 아픈게 제 탓같았어요. 엄마 암 판정 받은 이후로 제 생활의 1순위는 전부 엄마가 되었어요. 엄마가 항암치료 받는 과정에서 많이 힘들어하고 우울해하는 모습을 제가 옆에서 다 지켜봤거든요? 그래서인지 지금 엄마 병이 다 나았는데도 엄마가 조금이라도 우울해 하거나 기분이 안좋아보이면 어떻게든 좋게 만들려고 집착하는 것 같아요. 예를들면 엄마가 말없이 창밖만 보고있거나 한숨쉬며 멍때리거나 할때 제가 이유없이 불안해져서 괜히 말걸고 왜 그러고 있냐고 말하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집에 엄마 혼자 두는 것도 불안해서 친구들이랑 약속도 잘 안잡게 되고, 영화보거나 뮤지컬 같은 취미생활도 저만 즐기고 싶을때가 있는데 괜히 또 죄책감이 들어서 엄마랑 같이 다녀요. 저도 때로는 혼자 마음편히 쉬고싶고 취미생활도 즐기고 싶은데 엄마가 신경쓰여서 못하겠어요. 엄마도 제가 엄마 신경쓰여서 잘 못노는걸 아는지, 괜찮으니 혼자 놀으라고 하세요. 근데 그런 말을 들으면 더 신경이 쓰여요. 이런 제가 저도 짜증이 날 때가 있는데 어떻게 해야 제가 좀 더 편해질까요?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
누군가에게 나의 이야기와 고민을 털어 놓는다는것이 결코 쉬운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마음친구님의 고민을 나누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올려주신 마음친구님의 사연을 보니엄마가 암 판정을 받았을때가 마음친구님께서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던 고3이었고 그시절 엄마와의 잦은 다툼이 혹여 엄마에게 암이라는 큰 아픔을 준게 아닐까? 싶은 마음으로 얼마나 괴로운 시간을 보내셨을지 그 마음이 느껴집니다.
그 죄책감으로 인해 마음친구님께서는 엄마의 기분과 상태에 따라 불안하기도 하고, 잦은 염려가 되기도 하며, 때로는 혼자 마음편하게 쉬고 싶은 날이 있지만 엄마가 신경쓰여 안절부절 못하는 마음친구님이 그려지는것 같습니다.
마음친구님의 어머님이 판정받으셨던 암이 마음친구님으로 인해서 였을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어요. 그건 누구도 알수 없는 것입니다. 제가 드릴수 있는 말씀은 암이라는 큰 병이 가족 중 누구 한사람의 고3시절과 잦은 다툼으로 인해 하루아침사이 갑작스럽게 발병되는 병은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는 내 마음의 주인이지요.
그러나 내 마음에 내가 주인이 아닐때가 참 많아요. 특히 가족과의 관계에서 우리는 내 마음의 주인자리를 비교적 쉽게 내어줍니다. 가족에게 내 마음의 자리를 빼앗기는 것이지요.
저는 마음친구님께서 ‘내 마음의 자리, 나의 마음‘ 을 어머님에게 쉽게 놓아주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조금 냉정히 표현해보자면 어머님은 어머님의 인생이 있고, 마음친구님은 마음친구님의 인생이 있는 것입니다.
마음친구님의 어머님에 대한 과도한 염려와 죄책감이 마음친구님의 일상을 흔들고, 어렵게 하고, 심지어 혼자있고 싶고 취미생활도 즐기고 싶은 마음까지도 외면하게 한다면 지금보다 한걸음 내지는 두걸음쯤 되는 거리에 어머님과 있어봐주시기를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지금 마음친구님 마음의 자리를 먼저 돌봐주시기를 부탁드리는 것입니다. 그래야 어머님과도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과 사람간에는 바람이 불고 넘나드는 공간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나눠주신 고민에서 보여지듯,
어머님께서도 마음친구님의 마음을 아시는것 같습니다. 어머님의 마음친구님(자녀)에 대한 마음돌봄이지요.
그 마음을 존중해 주시고, 받아들여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덧붙여 다행이도 현재 어머님은 암으로부터 완치판정을 받으신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러니 마음친구님의 이유없는 엄마에 대한 불안과 염려의 마음을 잠시쯤, 어느 거리만큼, 내려놓아 주셔도 괜찮을것 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충분히 그래도 됩니다.
마음친구님 그간 모든 생활의 1순위가 어머니셨던 만큼 이제는 그 마음의 자리를 마음친구님 자신에게로 돌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음친구님은 자신의 삶을 누군가와 나누고 함께 고민하며 삶의방향을 찾아갈 수 있는 용기와 힘이 있습니다.
저는 그런 마음친구님 내면의 힘을 마음다해 응원드립니다.
인생이라는 긴 여행길에 때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경험하고, 내 마음의 주인자리를 쉽게 빼앗기는 삶을 마주할때가 있지만 마음친구님의 인생여정이 존중받고, 아주 정성스러운 삶이 되기를 응원드리며 오늘의 상담을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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