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늘 화가 납니다. 힘든걸 알아주지 않는 사회에 억울함과 분노가 많아서요.
그동안 살면서 저는 사람을 무서워하면서도 사랑해서 퍼주고 원하는것에 맞춰주고 할말도 잘 못하고 살았는데 옛날에는 그런 자신에게 화가 났었는데요. 크니까 사회가 너무 잘못된 모양이라는걸 알게 됐어요.
빈곤의 실태, 억압받는 여성, 장애인 등 소수자성, 기후위기에 대해 배우면 배울수록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내용들을 말하며 살고싶은데 대놓고 드러내면 사람은 결국 도망가기 마련이라서 그걸 설득한다고 생각하니 또 맞춰줘야하고 미치겠어요. 그냥 설득하려하지말고 나랑 맞는 사람을 만나야될까봐요.
생각 없고 감수성없이 혐오발언 말하는 사람 보면 화가 나고, 물티슈 많이 쓰는 사람 보면 뭐라하고싶고, 사람이 권위주의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 불편하고 그냥 너무 화가 많아요.
근데 시스템이 문제라서 사람 개인에게 뭐라하기보다 정책 제안을 해보던 서명운동을 하던 그런식으로 화를 내야한다는 것도 알아요. 근데 그게 쉬운일이 아니라서 더 힘드네요. 안그래도 일만 해도 피곤한데..
결국 정당한 곳에 화를 못내고 이런 상담에만 힘듦을 토로하고 버텨내게 되는 시스템에 화가 나고, 이 모든걸 개인의 책임으로 모는 세상에 참 화가 많이 나네요.
근데 가정이든 사회든 너무 억압 당하고 살아서 그런지 사람이 무섭고 제가 제 목소리를 낼 용기가 판을 깔아주지 않으면 안나는 것 같아요. 어떻게 건강하게 대처하는건지 모르겠어요.
저같은 사람은 나랑 맞는 사람만 만나는게 맞는건가 싶네요 하..
일단 말하는 힘과 용기를 길러야겠죠. 그거 어떻게 기르는건데...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두렴 님. 반갑습니다.
두렴 님 글에서 가장 먼저 느껴진 건, 사람들과 더 나은 환경에서 살고 싶다는 강한 바람이에요.
그 바람이 없었다면, 이렇게 사회 문제에 대해 배우고 분노하며 고민할 이유도 없었을 거예요.
옛날에는 사람을 무서워하면서도 사랑해서 맞춰주고 퍼줬다는 건, 결국 두렴 님 마음 안에 타인을 향한 애정이 깊게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다만 두렴 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불편한 진실을 꺼내면 피하거나 도망가는 사람들이 있죠.
그게 꼭 ‘나쁜 사람’이라서라기보다, 그 주제를 마주할 준비가 안 되었거나, 자기 삶에서 감당할 여력이 없어서일 때도 많아요.
그렇다고 해서 그들과 모든 걸 단절할 필요는 없어요.
가치관이 다르더라도, 전혀 다른 분야나 주제에서는 두렴 님과 통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으니까요.
그 지점을 발견하면, 관계를 완전히 잃지 않으면서도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두렴 님이 지금 느끼는 화와 답답함은 세상을 대하는 감수성이 높은 사람에게는 아주 자연스러운 반응이에요.
중요한 건, 그 에너지를 다 소모하지 않고 나를 지키면서 쓸 수 있는 통로를 찾는 거예요.
두렴 님이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혐오 발언하는 개인과 싸우는 건 한계가 있고 소모적이에요.
대신 정책 제안, 서명운동, 기고문 쓰기, SNS 캠페인처럼 제3자에게도 닿을 수 있는 방향을 찾아보세요.
이렇게 하면 ‘허공에 화를 쏘는 기분’이 아니라, 뭔가 남는 행동으로 전환됩니다.
그리고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연결되는 것, 필요할 땐 쉬어가면서 옳다고 여기는 것을 추구해 나갈 수 있는 힘을 충전하는 것도 중요해요.
이런 균형이 있어야 오래 버틸 수 있습니다.
두렴 님이 가진 민감함과 분노는 세상을 조금씩 바꾸는 힘이에요.
그 힘이 상처로만 남지 않도록, 나를 지키면서 긍정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방법을 찾길 응원합니다.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또 찾아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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