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트라우마 때문에 힘들어요

김오방

2022.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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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겪었던 나쁜 기억 때문에 아직도 종종 혼자 있을 때면 우울해지고 부정적인 생각만 들어요. 내가 내 자신을 사랑할 수 없고 자존감이 많이 낮아요. 자존감을 높이고 트라우마에 얽매이지 않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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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써주신 글 잘 읽어보았습니다. 마음친구는 학창시절 겪었던 나쁜 기억으로 부정적인 감정이 들고, 자존감이 낮아져 고민이시군요. 저도 학창시절에 행복한 기억도 있지만 불행한 기억도 많기에 지금 마음친구의 마음을 잘 알 것 같아요. 시간이 걸리기는 하지만 분명히 극복할 수 있는 문제에요. 그리고 그 안에서 내가 더 현명하게 대처한다면 시간을 더 단축하고, 행복할 수 있어요. 오늘 상담을 통해서 마음친구님도 학창시절의 나쁜 기억으로부터 드는 부정적인 감정과 낮아진 자존감을 어떻게 극복할지 함께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실제로 트라우마. 즉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극복하는 치료 중에 ‘인지 치료’라는 치료가 있습니다. 말 그대로 상처받은 상황을 해석하는 나의 인지, 생각을 바꾸는 치료에요. 저는 학창시절의 나쁜 기억을 떠올리며 가장 저를 괴롭게 했던 생각이 ‘그때 왜 더 잘 대처하지 못했을까?’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때는 지금보다 어렸고, 다양한 경험이 없고, 당연히 결과를 모르기에 그렇게 대처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마음친구도 그 사건의 원인과 결과가 꼭 마음친구의 탓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마음친구가 그 때 더 잘 대처했어도 그와 같은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거나, 그 상황에서 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타인들의 말과 행동이나 세상의 어떤 것들은 노력하고 회피해도 어쩔 수 없이 발생하기도 하니까요. 그 때는 그게 옳았다는 것,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더불어 나쁜 생각이 들수록 몸은 바쁘게 움직여야 합니다. 휴식도 중요하지만 휴식이상의 시간이 생기면 사람은 자연스럽게 과거를 떠올리거나 쓸데없는 생각이 많아지기 마련입니다. 자꾸 불쾌한 생각이나 감정이 침범해도 그 생각을 억지로 없애려고 더 많은 생각을 하기 보다는 몸을 움직여서 다른 것에 집중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을 하거나 그런 일이 없다 하더라도 청소를 하거나 설거지를 하거나 모든지 집중할 수 있는 다른 일을 해보세요.

이렇게 무엇이든 하다보면 어떤 일을 하고픈 목표가 자연스럽게 생기게 되고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는 성취감과 만족감으로 자존감이 올라가게 됩니다. 꼭 큰 목표가 아니더라도 집이 깔끔해진 것만으로도 생각보다 기분이 좋아지며, 다른 것을 하고픈 욕구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꼭 회피라기보다는 불쾌한 기분이나 생각이 들 때 그것이 그저 감정이라는 것을 깨닫게 하는 계기도 됩니다. 그냥 그런 기분이나 생각이 드는 상태로 있어도 마음친구에게는 과거와 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도 아니며, 그 상황에 있는 것도 아니고 현재는 너무도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될 겁니다.

이렇게 상황에 대한 해석을 달리하고, 내 생활에 집중하다보면 어느새 하루하루가 빠르게 흘러 많은 시간이 흘러갈 것입니다. 그러면 나에게 상처를 주었던 여러 가지 사건도 그저 과거일 뿐이고, 그에 대한 생각도 감정도 그만큼 흐려지게 됩니다. 과거의 어떤 상황이 있었든지 마음친구는 마음친구이며, 타인이 나에게 어떻게 하든지 마음친구는 마음친구에게 소중하고 가치 있는 존재입니다. 과거가 어쨌든 현재에 많은 행복한 것들을 가질 수 있고,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할 수 있는 힘을 가진 것도 마음친구 자신입니다.

지금 당장은 상상이 되지 않을 수 있겠지만 행복한 일도, 나쁜 일도 합쳐져서 더 훌륭한 나를 만들게 됩니다. 비슷한 상황에서 더 잘 대처할 수 있고, 더 행복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마음친구가 지금 마음고생을 하는 만큼 그런 고생을 하지 않았던 사람보다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믿어보세요. 그리고 그런 일들을 겪었지만 끝까지 버틴 나는 참 강한사람이라고 스스로 칭찬해주세요. 아마 미래에는 마음친구가 원하는 것들 얻고 그러한 과거가 있었기에 내가 이렇게 잘 살고 있구나 하고 넘기는 날이 분명히 올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 나쁜 기억이 침범하거나 비슷한 상황을 회피하게되고, 악몽을 꾸거나, 불면을 겪거나 우울한 감정 심화되고, 초조하고 불안하고, 기억력이나 주의집중력이 떨어지는 등 일상의 큰 곤란이 온다면 상담센터를 방문해볼 것을 권해드립니다.

모쪼록 오늘 상담이 조금이나마 마음친구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멀리서 응원하고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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