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인스타 릴스를 봤는데 그 릴스 내용이 베이글을 시켰는데 잘못 잘라져서 리뷰를 올린 것을 사장님이 보고 '자르는 순간 잘못 된 걸 알았으나 재고가 하나밖에 없어서 200번 고민하고 넣었습니다' 이러는 내용이였는데요. 제가 그냥 순수하게 궁금한 마음으로 '200번 고민할 동안 빵을 다시 만들면 안되나?'라고 댓글을 남겼어요. 근데 몇 주인가, 몇 달 후에 답글이 달려서 확인했는데, '닉값하노'라는 댓글이 보이더라고요. 그때 제 닉네임이 사오정이여서 그거때문에 닉값 얘기한거 같은데, 제가 닉네임 지은 거지만 좀 짜증이 나서 '사람이 그럴 수도 있죠'라고 답글을 남겼어요. 이 답글을 적은지 또 몇 주? 지나고 나서 확인하니 저한테 나쁜 댓글이 막 달려있었어요. '다른 사람한테는 꼽 주면서 자신한테만 너그럽네', '제발 중국인이라고 해주세요ㅠㅠ', '왜 이딴 댓글에 하트가 많이 달린거임?', '혹시 엄' 등 달려있었어요. 근데 아무리 봐도 마지막에 '혹시 엄'은 진짜 패드립 같지 않아요? 어쨌든 저는 진짜 순수한 마음으로 댓글을 단건데, 제가 잘못한 건가요? 아니면 제가 좀 예민한 건가요?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리트리버님, 안녕하세요.
인스타에서 그런 일들을 겪으면서 나의 예상과는 다른 사람들의 반응에 짜증도 나고 당혹스럽기도 하셨겠어요.
인스타 댓글의 특성 상, 맥락이나 내용을 깊게 고민하지 않은 반응들, 그리고 너무도 간편하게 깎아내리는 반응들이 만연하게 주고 받아지지요.
궁금한 마음에 달았던 내 댓글이, 사람들은 그 의도대로 봐주지 않아서 억울한 마음도 드셨을 것 같습니다. 사실 여기와 같은 곳에서는 이렇게 리트리버님의 의도와 생각을 알 수 있고, 그 댓글을 쓰기까지 어떠한 바탕이 있었는지, 만약 생각이 다르다면 어떻게 달리 생각할 수 있는지 좀더 알 수 있지만,
인스타를 비롯한 SNS에서는 그것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러다보니 우리가 일반적으로 의사소통 하듯이 인스타 댓글 안에서 소통하지도 않고,
일반적으로 대화할 때는 들을 일이 없는 말들도 듣게 되는 것 같아요.
마찬가지로, 나 역시 일반적으로 대화할 때 해보지 않을 법한 말들을 인스타 댓글 안에선 하게 될 수 있습니다.
저는 리트리버님이 그 댓글들을 받으셨을 때 얼마나 화가 나거나 짜증이 났을지,
그리고 "내가 잘못한 건가?", "내가 예민한건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얼마나 고민이 되셨을지 신중하게 살피고 싶고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리트리버님을 실제로 알고 만나는 사람들은 저보다 더욱 리트리버님의 궁금한 마음, 좋아하는 마음, 싫어하는 마음 등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살피고 있을 것 같아요.
나의 한 모습만을 보고 반응하는 인스타의 반응은 실제 사람의 반응과는 매우 다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실제로 사람과 소통하거나 대인관계를 할 때에는 그 사람의 좋은 점, 나쁜 점을 모두 보고 모두 반영해서 이해하기 때문이지요.
인스타에서 조금 더 마음 편안하게 소통하기 위해서는,
실제의 의사소통과 댓글 상의 대화를 구분하는 것이 도움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나의 글을 소통을 위한 댓글과 반응을 위한 댓글로 구분하면서 보고 있지는 않다는 사실을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궁금한 마음에 "그 시간에 왜 빵을 더 만들지 않지?"라는 생각은 베이글 사장님의 멘트에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는 반응이지만, 베이글 사장님에게 가서 "왜 고민 대신에 빵을 만들지는 않으셨어요?" 하고 물어보는 장면은 그 질문의 의도를 더 해석하게 만드는(예를 들어,'사장님을 비꼬는건가?', '불만이 있는건가?') 소통 방식이니까요.
또한 설령 부적절한 댓글이나 반응을 달았다고 해도, 그에 대해서 비난하는 사람의 태도가 문제가 된다는 점 역시 꼭 기억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리트리버님께서 더욱 즐겁고 편안한 마음으로 인스타를 즐기고 서로 간의 소통을 통해 유익한 순간들을 겸험해가실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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