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자입니다. 부모님께서 시장에서 식당 하시는데, 이게 중학생 때부터 창피했어요. 특히 어른들이 부모님 직업이 뭔지에 따라 저를 보는 눈이 달라짐을 느끼고부터는 부모님 직업을 속이기도 했어요. 이런 문제는 대학생이 되고나서 심해졌어요. 부모님 덕분에 화려한 외모를 갖고 태어났는데 주변에서 다들 금수저 같다고, 외모에서 귀티가 난다고 해요. 특별히 명품을 갖고 다닌 것도 아닌데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왠지 기대에 부응해야 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들어요. 부모님이 시골 시장에서 식당 운영한다는 이야기를 말 할 생각도 없지만, 만에 하나 그걸 주변인들이 알게 된다고 했을 때 저를 시시한 사람으로 볼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제가 꼭 대단해야 할 것만 같아서 자꾸 있는 척을 하게 돼요. 주변 사람들한테 태어난 곳, 지금 사는 곳, 부모님 직업 모두 과장하고 부풀리게 돼요. 돈이 없는데도 신용카드 긁어가며 친구들 밥 사주고(여유있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서) 남자친구한테도 부모님 직업과 사는 지역 거짓말 했어요.. 막상 주변에 친구들은 자신이 돈이 없음을 웃음으로 승화 시키며 알바하고 지내는데 그걸 봤을 때 저는 그 친구들이 시시하지 않거든요. 근데 왜 저는 시시하게 보일까봐 이렇게까지 무리를 할까요?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제 안에 어떤 점을 들여다봐야 할까요? 가난한 마음은 어떻게 고칠 수 있을까요?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어릴 때부터 있는 그대로가 아닌 '있는 척'을 하면서 늘상 긴장하고 마음 편할 날이 없으셨을 것 같아요.
주변 사람들에게도, 좋아하는 남자친구에게도 거짓말을 하면서 어떤 순간에는 외로움도 있었을 것 같고요.
우리 글쓴이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요.
사회에서는 부모님의 직업이나 사는 곳이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고, 이런 분위기 속에서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낄 수 있지요.
하지만 동시에, 글쓴이가 경제적 여유가 없는 친구들을 시시하게 보지 않듯이, 사람들도 꼭 배경만으로 당신을 평가하지는 않아요.
제가 보기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의 어떤 점을 들여다보면 좋을지 고민하는 점만 보더라도 충분히 멋진 분인걸요!
우선, 자신의 가치를 외부 기준이 아니라 내면에서 찾는 연습이 필요해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부모님의 직업이 글쓴이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게 아니듯, 글쓴이를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는 배경이 아니라 '나'라는 사람 그 자체이니까요.
거짓말 때문에 점점 힘들어지는 상황이 생길텐데, 지금부터라도 작은 부분부터 솔직해지는 연습을 해보세요.
예를 들어, 돈을 과하게 쓰지 않고 친구들에게 부담 없이 지낼 수 있는 방식을 찾아보는 거예요.
친구들은 글쓴이가 베풀어서 좋아하는 게 아니라,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끔은 "나 이번 달 예산이 빡빡해서 그러는데 간단한 거 먹으러 가자"라고 솔직하게 말해보는 것도 좋아요.
뜻밖에 친구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지 몰라요.
서로 비슷한 고민을 한다는 걸 발견할 때 공감대가 생기면서 관계가 더욱 가까워지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답니다.
주변 사람들과 깊은 관계를 맺고 싶다면, '보여주기'보다 '진짜 나'를 공유하는 게 더 중요해요.
글쓴이가 배경을 숨기거나 과장하지 않아도, 글쓴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대로 받아들일 거예요.
걱정하고 계신 것처럼 진짜 내 모습을 드러냈을 때 그런 나에 대해 누군가 시시하게 여긴다면, 그 사람은 글쓴이가 가까이 두고 지낼 만큼 좋은 사람이지는 못할 거예요.
그러니 믿을 수 있는 가까운 친구에게 먼저 조금씩 솔직해지는 연습을 해보는 것이 필요하답니다.
이런 감정이 오래 지속되었다면,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자존감과 관련된 심리 상담을 통해 자신의 가치에 대해 깊이 탐구해 볼 수 있거든요.
무엇보다, 부모님이 열심히 살아오신 모습 또한 글쓴이의 소중한 일부라는 걸 잊지 마세요.
당신의 가치는 외적인 조건이 아니라,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거랍니다.
글쓴이가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서 편안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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