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관계

진정한 관계

녹말차

2025.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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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관계는 세상에 존재하는 걸까요?
안녕하세요. 저는 21살 자립준비청년이고 대학교 근처에 자취하면서 현재 친구도 없고 같이 대화할 사람 하나 없이 혼자 지내는 상태입니다.
최근에는 6개월동안 인문학 수업을 들으면서 같이 친하게 지낸 두 명이 있고 이들과 진정한 관계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사이비 종교에 저를 끌어들이기 위해 무조건 맞춰주는 사람이더라고요. 이 사실을 알고난 후 굉장히 배신감이 들었고 세상에는 진정한 관계란 없는 것일까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저는 다른 사람들의 힘든 얘기도 들어주고 고민도 지칠 때까지 들어줬는데 막상 저한테 관심 가져주는 사람은 없는 것 같더라고요. 있다 하더라도 저 사이비종교 처럼 저를 이용하려는 사람들 외엔 없는 것 같습니다.
인스타툰 같은데 보면 자신을 껌딱지처럼 사랑해주는 남친도 만나서 행복하게 지내는 사람들을 보면 타지에 외롭게 혼자서 지내는 제 모습과 비교되기도 하고요🥲
상담사님. 저는 진정한 관계는 없고 자기 이득만 바라는 사람들만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아무래도 쭉 혼자서 지내는게 맞겠죠?
글이 두서없을 수 있지만 두 달동안 혼자서 앓느라 이렇게라도 털어봤어요 이런 곳이 있다는게 위안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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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녹말차님, 안녕하세요.

녹말차님이 고민하시는 "진정한 관계"라는 게,
우리 살아가는 삶에서 어느 순간은 꼭 마주하게 되는 고민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녹말차님의 고민과 앓게 되는 마음이 이상하거나 별난 것이라기 보다는, 그만큼 녹말차님에게 중요한 문제라고 여겨졌고 또 녹말차님에게 좋은 관계를 잘 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으로도 느껴졌어요.

이 부분에 대해 마음 깊이 생각하시게 된 데에는
글에 적어주신 상황적인 부분들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여기서 녹말차님의 모든 환경과 마음들을 알 수는 없겠지만,
타지에 혼자 자취하며 살아가고, 누군가와 대화할 수 있는 기회들이 내가 원하는 만큼 충분하지 않고,
마음을 열고 함께할 수 있게 되었던 친구 두 명이 사실은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나에게 맞춰주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더 이 부분이 어렵고 또 막막하게 느껴지실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인스타에선 사랑받는 사람들이 있던데 나는 아니야", "나는 쭉 혼자 지내게 될거야" 이렇게 나 자신과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서도 생각이 이르렀던 것 같습니다.

진정한 관계를 내가 가질 수 없고, 또 가지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녹말차님이 혼자서 느끼는 어려움은 아님을 꼭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여기 게시판에 관계와 관련된 많은 고민글들이 올라오는 것만 보아도 많은 사람들이 대인관계는 쉽지 않다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내가 꿈꾸던 "진정한 관계"를 가질 수 있다면, 그 관계 안에서 무엇을 하고 싶거나 어떤 경험을 느끼고 싶으신가요?

누군가는 나의 힘든 마음이나 어려움들을 함께 나누어 위로를 받거나 조언을 받고 싶을 수도 있고,
또 누군가는 즐거운 경험과 시간을 함께 나누고 같은 감정과 추억을 공유한다는 소속감을 느끼고 싶을 수도 있고,
또 누군가는 친밀한 사람과 서로 깊이 이해할 수 있거나, 서로에게 동기부여가 되어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받는 관계를 원할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그 두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녹말차님이 기대하거나 원했던 것이,
내가 바라던 "진정한 관계"에서 꿈꾸던 모습일 수도 있었겠습니다.
우리는 모두 관계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이상적인 모습을 그리기 때문에,
완벽하게 그에 들어맞는 사람과 관계를 찾기는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다양한 사람들과 집단들을 만나고 속하고 헤어져가면서 조금더 나에게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관계를 찾아가게 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그 두 친구와 지내면서, 혹은 관계를 정리하며,
나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거나 내가 원하는 관계가 무엇인지 생각해 본 적이 있다면 무엇이 있나요?
이 다음으로 만나게 될 관계들에서는, 녹말차님이 더욱 좋은 접근들을 하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그 두 친구와의 일로 정말 많이 속상하셨을 것 같아서, 배신감으로 힘들어하는 나의 마음을 잘 돌보아준 후에, 또 새로운 관계들로 새로운 시행착오들을 겪어나가보시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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