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관계

동아리 같은 회사에서 살아남으려면 선을 어디까지로 해야 할까요?

숰숰이

2025.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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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회사에서 성희롱, 인격무시를 당하고 업무 갑질을 당했었습니다. 타 직군의 또래 동료였는데... 그 사람은 외적인 가치로 사람의 급을 나누고 자신보다 낮다고 생각되면 무시하고 소외시키는 행동들을 서슴치 않았습니다. 제가 들은 질문만 해도... 부모님 직업이 뭔지, 대학 어디나왔는지, 사는 곳의 집값이 얼마인지, 남자친구 키 몇인지 등이었습니다.

특히 그분이 여성이었는데 남직원들과 본인이 가장 친밀해야한다는 강박이 있는건지... 어떤 남직원이 저와 제일 친하다고 답하니까 못믿겠다는 듯이 얘기하면서 싫어하더니...그 뒤로 꼽주고 무시하는 발언들을 하더라고요.(ex. 립 안바르고 출근한 날에 저에게 백혈병 걸렸냐고 물었습니다..)
그 외에도 업무적인 갑질(업무일정 맘대로 당김, 제가 발표해야되는 회의 시간 상의없이 다른분들과 같이 정하고 통보하기, 본인 업무 밀어내기 등)이 심해지고 그분이 감정적으로 대응하는거에 지쳐서 퇴사를 한 후, 현재 직장으로 이직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긴게 이번 회사에서도 또래 여직원과 협업해야 하는 상황이고.. 회식때 어떤 남직원과 대화한 것 가지고 앞으로 회식때 둘 중 한명은 나오지 말라고 하고..이후에 "되게 얘기 잘 통하시는 것 같던데요?" 등의 날선 질문들을 하고...(전 장기연애한 남자친구가 있어요) 여자들은 예민해서 남자들이 더 편하다는 말을 하니까 괜히 불안합니다.

하지만 오해받지 않기 위해서 선긋고 술자리를 피하거나 업무외적인 얘기를 일절 안하다보니 어느새 낯가리고 재미없는 사람이 되어있는데... 남직원들은 "보수적이다, mbti ****냐? 자기가 연애 많이 해봐서 아는데.."하고 있고.. 여직원은 회식 자리에 저를 계속 부르고 어느 장단에 맞춰야할지 진짜 모르겠습니다.

한번 같은 상황이 오면 왜 그런 질문을 하는지 물어보거나 확실하게 전 대화도 하면 안되냐고 강하게 얘기하는 방향으로 가야할까요? 회사에 사람도 별로 없어서 피할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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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숰숰이님, 안녕하세요.

올려주신 글을 읽으면서, 많이 답답하고 힘든 상황이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말미에 적어주신 고민이 참 공감이 되었습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무엇을 선택하든 오답인 진퇴양난에 빠진 상황처럼 느끼시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특히, 전 회사에서 또래 동료로부터 내가 존중받지 못하고 답답한 상황들에 놓이는 경험이 있으신만큼 지금 직장에서의 관계도 신중하게 생각하고 고민하고 계실 것 같습니다.

글 제목에 비유적으로 적어주신 것처럼,
어쩌면 정말로 이 일은 숰숰이님에게 '살아남는' 일처럼 중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인간관계에서 계속해서 약자가 되거나, 공격의 대상이 되거나, 무시를 당하는 것은 어느 누구에게도 견디기 힘들 만큼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에 또다시 처하게 될 불안함에 숰숰이님께서 이곳에 잘 찾아와주신 것 같아요.

혼란하고 불안한 숰숰이님의 마음은 사실, 나 자신을 지키고 보호하고 싶은 마음이 있기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걸 돌보고자 하는 마음을 이 과정의 끝까지 꼭 지켜가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숰숰이님께서는 그 당황스럽고 답답한 상황에서 그 사람들에게 진정으로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숰숰이님이 그 사람들에게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글 속에서 제가 모든 상황을 다 알 수는 없겠지만,
다른 사람의 나를 향한 판단이나 나를 이해해주지 못하는 상황, 그리고 쉽게 던지는 말들 속에서,
나의 감정과 바램을 우선 내가 먼저 알아주고 인정해주는 것이 나를 지켜주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만약, 이 관계들 속에서 내가 갖고 있는 기대나 혹은 내가 바라는 것이 무엇이 충족되지 못하였는지가 명확하다면, 말씀하신 것처럼 당사자들에게 직접 표현하고 요청해보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는 방법입니다.

혹은, 상사 및 관리자에게 담당 업무의 조율 혹은 업무 환경의 변화 등을 요청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때때로 개인의 의도나 개입으로 유의미한 변화를 기대하기가 어려운 환경적인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내가 선을 긋는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내가 통제할 수는 없는 것처럼,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해보는 것 또한 필요합니다.
만약 환경적인 변화가 현재 나의 내면적 상태를 개선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로 보여진다면, 지난 직장에서 이직을 선택하셨던 것처럼 물리적인 조건을 변경하는 것 또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내가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지금 나의 어려움을 나눠보세요.
우리는 내 안의 경험을 언어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함으로써, 이전에는 간과했었던 지점을 새롭게 바라보게 되기도 합니다. 어쩌면 나 혼자서는 그 관계들 속에서 지켜가기 어려웠던 나의 대한 존중을 그 사람을 통해 얻을 수도 있고, 생각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방법을 제시해줄 수도 있습니다.

어느 방법이든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닐 것이며,
아마도 나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나 자신이 선택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답답한 심정이 쉽게 해소되지 않아 털어놓을 곳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이곳을 찾아와주세요(이 글의 작성자임을 명시하여 주시면 됩니다).
이 과정들의 끝에서는 숰숰이님 자신에게 가장 만족스러운 결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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