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가족이 너무 불편해요

도톨

2024.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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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초6 학생입니다 .

저희집은 조금 특이해요.
아빠가 일하는 곳이 멀어서 2학년 때부터 1~2주일에 한번씩 만나고있고,오빠는 우울증과 학업 문제로 인해 심리센터에 다니고 있어요. 거기에 오빠와 아빠 관계가 많이 안좋아서 둘은 4년째 대화를 거의 하고 있지 있고, 예전엔 하도 가정불화가 심해서 엄마가 이혼까지 생각하셨었고요.

그리고 저는 항상 그 사이에 끼어있었어요.
아빠가 오면 아빠 화 안나게 같이 있어드려야 했고, 할머니나 아빠가 있을 때는 충격받으시거나 아빠가 다시 가버리지 않으시게 오빠가 절 놀리거나 욕해도 아니면 때리기까지 해도 아무말도 하면 안 됐어요.
지금도 마찬가지고 저는 너무 힘들고 지쳐요.

매일 오빠가 때리고 욕해도 사과 못받고요, 같이 싸우면 왜 오빠 아픈거 알면서도 자꾸 건드리녜요.
솔직히, 제가 생각하기엔 제 심리상태가 더 심각해요.
아무도 모르지만 자해도 하고요, 자살시도도 했고요, 1388상담도 받아봤어요.
거기에 요즘엔 엄마,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저에 대한 기대가 너무 크셔서 시험을 보거나 공부를 할 때면 혹시나 틀릴까봐 너무 불안해서 문제도 제대로 안 읽혀요.

이런 제 고민들을 엄마한테 말하잖아요?
그럼 반응은 둘중에 하나에요.
1번 할말 그렇게 다 하면서 뭔 소리냐며 놀리거나
2번 엄마가 오빠 아빠 관리 잘 못 해서 미안하고 하는거
에요.
그런데 제가 어떻게 또 얘기를 하겠어요...
한 5번쯤은 이야기 해봤는데 항상 이런 반응이니까 더이상 말하고 싶지도 않더라고요.
항상 제가 이상한 애가 되있는데 말해서 얻을 것도 없잖아요.

죄송해요 이야기가 좀 딴데로 샜네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저희 아빠가 다음주 부터는 다시 같이 살게 되시는데 제가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할까요?
아니면 제가 집을 나가야 할까요?
너무 걱정되고 고민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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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마음친구님, 이렇게 글로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어릴 때부터 많이 힘드셨군요...
부모님 사이도 안 좋으셨고, 아버지가 화내시거나 가버리실까봐, 오빠 때문에 힘들어도 아무말도 못하셨군요. 그러다가 오빠랑 싸우기라도 하면 아픈 오빠한테 왜 그러냐고 오히려 혼이 나시고... 정말 답답하고 억울하고, 힘드셨겠어요. 얼마나 힘드셨으면 자해에 자살시도까지 하셨을까요. 어머니한테 힘든 걸 얘기해도 마음친구님을 위로해 주시기는 커녕 이상한 아이 취급하시니 다시는 말 하지 않고 싶은 마음이실거 같아요.
‘앞으로 아버지와 함께 살게 되는데 어떻게 살아야 될지’ 지금 고민이시네요. 계속 이렇게 아버지 눈치 살피면서 하고 싶은 말도 못하고, 참고 사는거 이제는 힘들어서 못할거 같은 마음인걸로 보여요.
마음친구님의 고민에 대한 제 생각을 말씀드리면요. 일단 마음친구님 자기 자신을 가장 최 우선으로 중요하게 생각하시면 좋겠어요. 예를 들면, 아버지 비위 맞춰드리려고 곁에 있기 싫은데 억지로 그 자리에 계시지 않는 거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아버지가 화내시거나 가버리실까봐 두려워했던 마음친구님의 마음을 이해하고 수용해 줘야 해요. 아버지가 크게 소리치시거나 어머니와 싸우시거나 할 때 공포에 떨던 마음친구님의 마음을 충분히 위로 하고 따듯하게 안아주시길 바래요. ‘많이 무서웠구나. 그때 너무 울고 싶었지. 얼마나 무서웠니’하면서 자신의 마음을 스스로가 알아주시는 거에요. 또 아버지가 그냥 가버릴 때 버림 받은 것 같은 느낌과 어머니가 힘들어할까봐 불안해하는 마음도 알아주셔야 돼요. 그 불안과 두려움의 마음을 감당하지 못하게 되면, 그 마음을 느끼지 않으려고 하고 싶지 않은 행동과 말을 하게 될꺼에요. 불안과 공포의 마음을 스스로가 알아주는게 어떤건지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상담을 받으면서 이런 경험을 충분히 해 보시기를 권해드려요. 그러면 점점 스스로 자기 자신의 마음을 달래주고, 알아주기를 잘 하실수 있게 될거에요.
그리고 오빠가 심리적인 문제로 인해서 감정 조절이 잘 안되는 걸로 보이니까, 가능하면 오빠와 부딪히는 상황을 덜 만들면 가장 좋겠지요. 최소한의 접촉으로 치료 중인 오빠와는 당분간 거리를 두는 게 좋을 걸로 보여요.
또, 마음친구님의 내면에 분노는 가족에 대한 분노일 수 있지만, 결국 그 분노가 밖으로 적절히 표출되지 못하다보니, 자해나 자살시도로 자기 자신에게로 향하고 있네요. 마음친구님도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기가 어려운 상태로 보이므로, 병원에 가서 의사선생님과 상의 후에 약물치료가 필요하다면 상담이나 약물치료를 같이 병행하시기를 바래요. 감기가 걸리면 약을 먹듯이 마음이 아픈 것도 똑같아요. 지금 마음친구님도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하지 못하고, 자신에게 해를 입히는 방향으로 행동하고 계셔서 마음이 아픕니다.
마음친구님, 지금까지 가족들의 문제를 해결해보시려고 충분히 너무 애쓰셨어요. 그런데, 그런 방법들이 스스로를 너무 힘들게 했기 때문에, 이제는 자기 자신을 가장 우선으로 생각하면서, ‘내가 정말 원하고 바라는게 뭔지, 내가 어떻게 해야 행복하게 살수 있는지’에 집중하시길 바래요. 고민 나눠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언제든 또 글 남겨 주시구요. 항상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한 생활 하시길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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