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올해 19살인 고등학교 3학년이에요. 저희 학교는 국제학교라 이제 졸업을 하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각자 다른 타지로 유학을 가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제 졸업을 하면 더이상 친구들을 만날 수 없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특히나 주변인들에게 있을 때 잘 하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그런데 그렇게 제가 시간의 소중함을 느끼고 친구들한테 잘해주면 잘해줄수록 깨닫는게 있더라고요. 제가 정말 사랑하고 잘해주는 만큼에 비해 친구들은 별로 서로의 존재를 그렇게 소중하다고 느끼지 않는 것 같아요. 다들 고등학교를 그저 대학에 가기 위한 발판 그 자체로만 여기는 느낌이라 마음이 아프고 씁쓸해요. 그래서 어쩌면 내가 이러는게 일반적이지 않은건가? 나도 모르게 친구들에게 애정을 집착하고 있는건가? 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제가 특히나 정이 많은 사람이라 더욱 그런 것 같다고도 느껴요.
제가 너무 낭만적인 생각으로 꽃밭에서 살고 있는걸까요? 저한텐 지나가면 더이상 돌아오지 않는 청춘이 너무나 소중하거든요. 더 나아가 차라리 공부를 포기하는 것 까진 아니여도 버라이어티한 일탈이라던지 즐거운 추억을 쌓는게 나을까 라는 고민도 들어요.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써주신 글 잘 읽어보았습니다. 저도 한 때 이런 고민을 했던 적이 있기에 마음친구의 아픈 마음과 씁쓸함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듯 했습니다.
마음친구는 졸업 후 타지에 가기 전 주변 사람들과 함께 소중한 시간을 알차게 쓰고 싶은데, 다른 사람들은 그런 것 같지 않아 고민인 것으로 보이네요. 그렇기에 마음친구는 본인이 애정에 집착하고, 지나치게 낭만적인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지만 제가 보기에는 아직 어린나이 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의 소중함을 알고, 주변 사람에게 잘 대해주고, 청춘과 즐거운 추억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마음이 섬세하고 깊고 따뜻한 사람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그러나 마음친구처럼 다른 사람들은 과연 왜 그렇지 않을까요? 오늘 상담을 통해 함께 생각해보고, 고민을 해결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우선 가장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모든 인간은 다르다.’라는 것 입니다. 마음친구가 시간과 추억과 애정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설령 마음친구처럼 이 소중한 시간을 헛되이 보내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같다 하더라도, 그 소중한 시간을 타인과 보낼지 혼자서 보낼지, 추억을 쌓을지 공부를 할지, 타인에게 잘 대해줄지, 나중에 타지에 가서 힘들 것을 생각해서 적당히 거리를 유지할지 등 모든 생각과 행동의 양과 질이 마음친구와 절대로 같을 수 없습니다. 단순히 그 사람이 어떻다고 정의내리기에는 인간은 너무나도 다르고, 복잡한 존재입니다.
나아가 이렇게 인간은 다르기 때문에 내가 잘해준 만큼의 기준이 타인에게는 정말 잘해준 것인지에 대해서는 결국 주관적인 기준에 불과합니다. 내가 10을 주어도 타인의 입장에서는 5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반대로 생각해보면 타인이 나에게 10을 다시 되돌려주어도, 내가 느끼는 건 5밖에 되지 않는다고 느껴지는 것도 그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기에 마음친구가 타인들의 생각과 행동에서 어떤 마음일지 추측하며 마음아파하고 씁쓸해할 필요가 없을지 모릅니다.
다만 저는 마음친구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만약 마음친구에게 나쁜 의도로 거짓말을 하거나, 예의와 존중 없이 대하는 등의 행위를 하는 타인이라면 다름에 대한 차이라고는 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것이 아니라면 굳이 타인의 다름을 나의 기준에 끼워맞추거나, 나의 기준을 타인에게 맞추며 힘들어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네요. 결국 개인차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지요.
또한 ‘당위적 사고’를 버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위적 사고란 ‘마땅히 그래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인간은 중요한 타인에게 사랑받고 인정받아야 한다.’, ‘죄를 지은 사람은 벌을 받을 것이다.’ 라는 생각 등이 있습니다. 세상은 저렇게 다양하고 복잡한 인간이 만들었고, 인간이 좌지우지 할 수 없는 것들이 많기에 확실하고 당연한 것은 없습니다. 즉, 불확실한 세상에서 살고 있고, 그러한 불확실성을 잘 견딜 때 더 행복할 수 있지요.
어쩌면 그래서 인생이 어렵고 힘들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반대로 말하면 갑자기 마음친구가 원하는 대로 마음 맞는 친구가 나타나 타지에 가기 전 버라이어티하고 평생 기억에 남을 만한 소중한 추억을 만들게 될지도 모른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마음친구가 어찌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 너무 고민하고 마음아파하고 씁쓸해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마음친구가 이 시간을 타인에게 잘해주고, 소중한 추억을 쌓고 싶다면 최대한 그렇게 해보길 바랍니다. 마음친구가 잘못되고 일반적이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섬세하고 따뜻한 사람이죠. 그저 모두가 다를 뿐이니까요.
불확실함을 기억하고 그때그때 조건이 맞는 친구와 여러 추억도 쌓고, 내가 바라는 방식과 양대로 돌아올 수는 없지만 잘해주는 것이 좋다면 마음친구가 마음이 편한 방향으로 해보세요.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친구의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길 바랍니다.
모쪼록 이번 상담을 통해 마음친구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편해지길 바랍니다. 그리고 남은 시간동안 한국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길 바라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