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부담스러운 아저씨

MH128091

2024.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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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제가 지금 사는 지역에 23년도 1월에 이사를 왔고 취업 준비 중이라 주말, 명절, 공휴일 상관없이 매일 버스를 이용해서 도서관을 다녀요.

여기가 촌 동네라서 농어촌 버스가 운행을 합니다. 버스가 많지가 않아서 기사님이나 단골승객이나 서로 다 알 정도로 되게 자주 만나는데요.

저는 모든 버스기사님한테 인사를 하고 내리는 편이고 매일 버스를 타다보니 기사님들이랑 간단하게 대화도 나누고 그러는 편입니다.

그러다 어떤 기사님 한명이랑 유독 친해졌는데 처음에는 별 다른 대화 안 하다가 제 정보를 하나씩 캐묻더라고요. 전 초반에는 경계심을 전혀 가지질 않아서 다 대답해줬습니다. 남친있을거 같다 이쁘다 부터 시작해서 부모님도 버스 자주 타시냐 등등 ..

뭐 여기까지는 그렇다 쳐도 어느 날엔 저한테 젤리를 주시더니 이거 좋아하냐고 하시길래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하고 받았죠. 근데 그 이후부턴 영양제 젤리도 만날때마다 챙겨주시고 제가 좋아하는 음식이나 그런걸 물어보시면서 정말.. 뭐지? 싶었습니다.

간식같은건 뭐 그냥 큰 생각 없었죠.
근데 하루는 저한테 5만원을 주시길래 됐다고 괜찮다고 거절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제 주머니에 우겨넣고 가시더라고요...

이 날 제가 너무 받은거 같기도하고 뭔가 이런적도 처음이고 뭔가 이상하다 싶었음에도 그냥 괜한 오해인가 싶어서 답례(?)비슷하게 레터링 케이크 하나를 그냥 선물해줬습니다...

그외에도 마이멜로디가 그려진 교통카드 새거를 주시면서 (포장까지 된 카드고 전 이런 카드를 처음 봤어요) 나중에 카드 써보라고 카드 귀여운거같아서 너 준다고 하면서 받았는데 나중에 보니까 이미 등록을 한 상태로 저한테 준거더라고요 그 안에는 11만원이 충전돼 있었습니다.

그외에도 오늘 집 가는 버스 자기가 운행하는 시간에 혹시 탈 수 있냐길래 그냥 탔죠 그러더니 문상 5만원을 주시면서 취업 준비하느라 고생했다고 하시면서 갑자기 멜론 새거를 사놨다고 뜬금없이 같이 주시면서 가서 먹으라고 하더라고요..

또 제가 시험 준비용 두꺼운 교재를 들고다니는데 책 한번 봐도되냐길래 보게 해줬는데 그 사이에 7만원을 껴놓으셨어요..

그외에도 제가 터미널 근처 편의점에서 주말 알바를 했었는데 알바하는 날마다 점심(먹을거)사서 오셔서 먹으라고 주시고 .. 작년 크리스마스 이브날에도 알바를 했었는데 크리스마스니까 놀으라고 7만원을 또 거절을 했는데도 어떻게든 놓고 나가셨어요..

하루는 편의점에서 알바하는데 편의점 가게 전화로 전화가 오더라고요...(이 기사님은 제 전화번호를 몰라요 그래서 네이버에 제가 일하는 편의점 쳐서 전화한거였어요)놀라지말라고 자기라 하면서 혹시 거기 주소 정확하게 아냐고 점심 배달로 보내주겠다고.. 너무 놀라서 아니다 괜찮다 했죠 그때 손님이 너무 많아서 저 말하고 끊었어요 그러고 나서 직접 햄버거 세트 두개나..포장해서 가져오셨더라고요
기사님 가자마자 음식물 쓰레기에 다 버렸습니다..정말 알바할때마다 오셨어요
그러고 퇴근 10분전에 비가 엄청 왔었는데 또 가게 전화로 전화가 오더라고요...
비오는데 우산 있냐고 너 퇴근 하는 시간 맞춰서 자기가 버스 운행하는데 타라고 하시길래 일 있어서 다음차 타야된다고 하니까 알겠다 하고 끊더라고요..
점장님이라도 계시면 어떻게하려고 가게 전화로 두통이나 전화를 하시는지 이때부터 정말 잘못됐음을 인지했습니다.

전부터 잘못된건 알고있었지만 친구한테만 말했고 전 단호하게 딱 말하는 성격이 아니라 그냥 피하거나 우물쭈물 애매하게 받아치는 그렇게만 상대했거든요..

그러다가 그냥 알바는 관뒀습니다...
그외에도 흰옷을 입고 만나면 천사같다 잘 어울린다 뭐만 하면 이쁘다 거리시고..
그냥 한두번 말하면 기분 좋죠 근데 너무 저러니까 기분이 진짜 더럽습니다....

친구들은 너한테 호감있는거 아니냐 더럽다 이런식으로 말하는데 막상 또 얘기해보면 이성으로 절 보고 그러는건 아닌거 같기도하고 애매합니다..

버스 탈때마다 뭘 또 줄까봐 매일 무섭고 초조해서 그 기사님 버스 보이면 (번호판을 아예 외웠어요 걍)이젠 항상 다음 차 타거나 그래요.

이것외에도 초반에 알바할때 점장님이랑 트러블이 있었는데 그걸로 힘들어하는게 보이니까 자기가 삼촌인척 가서 말해주겠다고하길래 됐다고 거절했구요

(+편의점 알바 중에 한번은 제가 이 기사님이랑 친해진지 얼마 안돼서 피자를 좋아하는 편이다고 했었는데 제가 퇴근 하는 시간 맞춰서 본인이 운행 시간이었는데 피자를 포장해서..준비를 하셨다고 하더라고요..근데 제가 그 날 버스를 안 탔어서 본인이 그냥 집가서 먹었다고 해요..)

자꾸 뭘 주시고 돈도 지금까지 받은거 생각하면 40만원정도 됩니다(물론 안 쓰고 봉투에 다 모아놨어요 받은 문상까지 합쳐서) 그러니 점점 부담스러워하는게 보이니까 전혀 부담스러워하지말라고 이뻐서 자기 조카 같아서 주는거라고 OO이도 뭐 부탁할거나 말할거 있으면 고민도 하지말고 편하게 말해달라고, 나는 너한테 보답을 바라는게 아니고 조카 같아서 이뻐서 챙겨주고 싶어서 그런거라고 하는 등 저한테 저러더라고요.

저것 외에도 많은데 기억이 잘 안 나요..
아무튼 신호 걸릴때도 굳이 몸 까지 돌리면서 저를 빤히 쳐다보시길래.. ”왜요?“ 이러니까 뭘 말할듯 말듯 고민하시더니 그냥 예뻐서...
......;;;;;;;;이러시더라고요
자기한테 말할 고민이 있는데 행복한 고민이라고 하길래 뭔데요 이러니까 아니 ㅎ 굳이 알려주진 않아도 OO이는 이미 눈치 챘을거 같은데?? 이러시길래 대꾸도 안 했습니다.

그리고 운전 중에도 룸미러로 자꾸 힐끔 힐끔 절 보시면서 그러시더라고요..
말하는것도 부담스럽고 .. 1월에 알바 그만둔 이후로는 2월부터는 거의 피해서 버스 타요. 엊그제 한번 만났었는데 버스를 한번 타면 시골이라 1시간정도는 버스를 타야되는데 일부로 친구랑 통화 계속 해서 눈도 안 마주쳤습니다. 그와중에 친구랑 통화하는데도 옆으로 굳이 오시더니 제 우산 정리를 해주시더라고요..

처음엔 그저 피해망상인가 했는데 친구들이 들어도 그 아저씨 이상하다고 하네요....
부모님한테는 부모님 걱정하시는거랑은 별개로 말하기가 너무 수치스러워요
그 버스기사가 나이가 대충 최소 20살 차이는 나는거 같은데 미치겠네요

저는 저한테 호감이 있다기 보다는
본인 외로움을 누군가를 챙겨주면서 해소하는 그런 느낌인데 친구는 둘중에 어떤거든 제가 기분 나쁘면 잘못된거라고 짚어주는데 전 직접적으로 말 할 용기도 성격도 못 되네요 저 답답한거 아는데 이런걸 어떻게 끊어내야될지도 모르겠고 제 자신이 답답해서 글 씁니다

사실 이것 외에도 더 있는데 기억이 잘 안 나요..

말은 최대한 이젠 형식적으로 네네 거리는데 제발 뭐 챙겨준다는 식으로 안 그랬으면 해요 조카 같다고 앞으로 조카처럼 생각하겠다고 일방적으로 그렇게 말을 했었는데 왜 본인이 저걸 정하나요ㅠ

그리고 부담을 가질지 말지는 제 몫아닌가요.. 전 삼촌이랑도 저 정도로 서로 안 챙겨줘요ㅠ

한번은 저보고 OO이랑 대화를 오래하게 된다면 말이 잘 통할거 같다는 식으로 뭔가 밑밥 까는 듯이 말하길래 그냥 웃어 넘긴적도 있네요.. 아 그냥 역겹고 더럽습니다..... 요새는 제가
피해서 자주 만나지도 않고 전 처럼 반응도 안 해주니까 본인도 뭔가 이상함은 감지한거 같은데 그냥 제 착각일까요

반복해서 말하지만 이외에도 참 많은데 기억나는것만 적으면 이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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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23년도에 이사를 간 지역에서 친하게 지내게 된 버스기사님과 불편한 경험을 하고 계시는군요.

마음친구님은 좋은 마음에, 모든 버스기사님들과 인사도 하고 대화도 간단하게 나누는 성격이시군요.
그런데 그 중에 한 분이 조금은 과하게 친밀한 반응을 하시고 현재까지도 그것이 이어지고 있어 이제는 마음친구님이 '역겹고 더럽고 수치스러운' 감정을 느낄 정도라니. 많이 불편하셨을 것 같습니다.

말씀해주신 내용을 하나하나 읽어보니, 확실히 기사님의 행동이 일반적이지는 않은 것 같다고 느껴집니다.
물론 일반적인 행동이 뭐가 있느냐 하면 그것 또한 알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 기사님이 보이신 행동은 마음친구님이 '뭔가 이상하다'고 느낄 정도의 불편을 초래하는 것들이지요.

사람관계에서 어떤 불편감을 경험할 경우, 대놓고 문제 행동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은근하게 헷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그 대상에게 어떤 반응/태도를 취해야 할 지 애매모호한 상황이 되기도 하지요.
그럴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나의 마음/느낌에 집중하기] 입니다.

어떤 상황에 대해 우리가 느끼고 이해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만의 방식으로 해석하는 것입니다.
기사님의 행동이 마음친구님에게는 분명 뭔가 잘못되었다고 하더라도, 어떤 사람에게는 별로 문제 없어보일수도 있는 것 처럼요.
마음친구님의 주변 친구들의 이야기도 물론 필요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친구님입니다.

'역겨움, 더러움, 수치스러움, 부담스러움, 무서움, 초조함, 놀람, 의아함, 이상함'
위의 형용사는 마음친구님이 이 글에 쓰신 본인의 느낌을 모아둔 것입니다.
이런 느낌을 받은 마음친구님은 어떻게 행동하길 원하시나요 ?

'피하기, 우물쭈물하기, 애매하게 받아치기'가 마음친구님의 대처방식이고, 그것이 잘 통했다면 괜찮았을텐데
안타깝게도 이 기사님은 그런 것이 잘 통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저는 마음친구님의 대처방식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닌, 이 상대에게는 잘 통하지 않는 것임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지금까지 써온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면, 마음친구님은 본인의 느낌을 믿고,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지 고민해보신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1. 명료하게 말하기: "기사님, 저는 기사님이 저를 조카처럼 생각하시는 것, 그래서 용돈이랑 간식 챙겨주시는 것, 사실 굉장히 불편합니다. 고마운 마음이 드는 것이라고 느끼셨다면 죄송합니다만, 앞으론 이렇게 부담스러운 행동 멈춰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 정확하게 거절하기: "기사님, 저는 이 돈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가져가주세요." "기사님, 저는 기사님이 사주시는 간식을 원하지 않습니다. 받지 않겠습니다."
3. 모든 가능성 차단하기: "기사님, 저는 기사님이 더이상 저에게 승객-기사 이상의 어떠한 행동을 취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제가 생각해본 방법은 [명확한 의사표시] 입니다. 이 방식이 마음친구님에게 매우 어려울 수 있으나, 지금까지 해온 대처방법이 잘 통하지 않았을 때, 새로운 대처법을 시도해보는 것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마음친구님에게 편한 다른 방식이 되어도 좋으니, 가장 중요한 본인의 '느낌'을 믿고, 본인을 '보호'하기 위해서 행동하실 수 있는 용기를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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