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빠는 항상 예상치 못한 순간에 화를 내십니다. 일반적인 대화에서도 어딘가에 꽂혀 아무말도 듣지 않고 위협적인 말투로 말하십니다.
최근에는 술을 먹고 집에와서 고양이한테 과하게 들이대서 고양이가 울고 거기에 애기는 고양이를 괴롭힌다고 생각해 놀래 울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가족들이 말리러 갔고 아빠는 아무짓도 안했다고 하면서 그때부터 자기가 동물보다 아래일 수 없다면서 큰목소리로 계속 화를 내셨습니다. 저희는 모두 그런 뜻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미 거기에 꽂혀서 마치 저희가 아빠를 짐인 것 마냥 취급한 것 처럼 하더라구요. 그렇게 부모님은 뒤이어 부부싸움 하시고 정적이 있더니 갑자기 노래부르더니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있더라구요. 엄마와 저희는 다 갑자기 봉변당해서 기분이 안좋아 있었는데요.
이런 일들이 너무 일상다반사라서 저는 집에만 가면 불안해요. 아빠란 사람이 너무 예상할 수 없는 상대이고 컨트롤할 수 없고 감정기복도 심하고 위협적인 존재같아요.
아빠는 뭔가 정신적으로 무언가 문제가 있는데 자기 삶에 자부심이 엄청난 사람이라 자식들은 우울증 불안증 약먹는데 아빠보고 정신과 가보란 소리도 못하겠고, 가시지도 않구요.
그냥 앞으로 살아가는데 아빠란 사람을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모르겠어요.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마음친구님, 이렇게 글로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아버님이 예상치 못한 순간에 화를 내고 다른 사람 말도 안 들으시고, 위협적으로 말씀하시고, 감정 기복도 심해서 가족들이 많이 불안하고, 무서우실 것 같아요.
가족들이 아버님을 말렸을 뿐인데, 아버님은 가족이 동물편이라고 생각하셨나보네요. 아무도 자기편이 아니고, 자기를 짐처럼 생각한다며, 무시당했다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어쩌면 아버님은 자존감이 매우 낮아져 있는 상태로 보여집니다. 자기 자신을 존중하는 사람은 외부의 사소한 일에 그렇게 욱하거나 자기 자신의 힘과 권력을 드러내 보이려고 애쓰지 않거든요. 마음친구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제 생각에도 아버님은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분으로 보입니다. 정신건강 의학과 병원을 간다는 것은 어느 정도 스스로에 대해서 인정하고 수용할 수 있어야 가능한 일인데, 아버님은 스스로의 심리적 어려움을 이해하고 인정하지 못하고 계신 듯 합니다. 집이라는 곳이 쉴수 있는 공간이어야 하는데, 아버님으로 인해서 집에만 계시만 마음이 불안하시군요. 그래서 불안, 우울 약도 드시고 계시네요. 마음친구님... 얼마나 힘드실까요...
앞으로 아버님을 어떻게 대하고, 아버님의 행동에 어떻게 대처해야 되는지 고민하고 계시는데요. 우선, 아버님을 아빠로 보시기 이전에 마음이 많이 아픈 사람으로 보시면 좋겠습니다. 분명히 성인인데, 말과 행동은 표현 방식이 매우 미숙한 사춘기 아이 같은 모습을 보이고 계십니다. 그만큼 아버님의 정서 발달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해서 마음과 생각을 다루고 처리하는 역량이 매우 미숙하신 상태입니다. 성인의 나이임에도 아무 때나 화가 나고, 무시당한다고 생각하시니까, 아버님은 자기 자신이 가장 힘드실 겁니다. 아버님이 직장 생활은 하고 계시는 걸까요? 사회생활을 하고 계신다면 저렇게 미숙한 심리적인 상태로 사회적으로 기대하는 보통의 어른처럼? 생활하시느라 스트레스 많이 받으면서 애쓰고 계실 겁니다. 미성숙한 분인데, 스트레스까지 안고 집에 와서는 더 크고 강하게 자기 모습을 있는 그대로 다 표출하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우리 아빠가 정말 많이 힘들구나. 정말 마음이 많이 덜 자란 아이어른이구나’ 하는 마음으로 바라보시면 좀 안쓰럽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절대 아버님이 가족들에게 공포감을 주기 위해서 저러는 것은 아닐 겁니다. 자기 감정을 자기도 주체할 수 없고, 스트레스를 어떻게 처리할 줄 몰라서 그러시는 거니, 항상 ‘오늘 아빠가 많이 힘들었나 보네’하는 마음으로 바라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아버님이 ‘다들 나를 짐처럼 생각하지?’라고 말씀하실 때, 마음친구님은 어떻게 반응하셨는지 잘 모르겠는데요. ‘그건 아니지만, 아빠가 그렇게 느꼈다면 죄송하다’고 하시면서, 아버님의 서운함이나 무시당한 것 같은 마음을 공감하고 알아주시는 반응을 해 보시면 어떨까요? 물론 이렇게 반응한다고 해서 아버님의 화가 가라앉을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아버님이 원하시는 건 존중받고 싶은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결국 아버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존중과 공감이라고 여겨집니다. 모든 사람들이 다 바라는 거지요.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덧붙이겠습니다.
사실 이게 가장 중요한 건데요. 아버님으로 인해서 놀라고 불안해하는 마음친구님 마음을 스스로가 항상 보듬어 주셔야 합니다. ‘많이 놀랐지, 불안하지.. 그래 그럴 수 있어. 놀랄 만하지. 괜찮아. 괜찮아’ 하시면서 마음친구님 마음을 위로하고 안아주고, 토닥여주셔야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건 마음친구님 자기 자신입니다. 불안정한 아버님과 함께 살아온 스스로를 많이 위로하고, 격려하고 지지해 주세요. 많이 힘들었는데도 이만큼 잘 자라온 스스로를 항상 칭찬하고 용기를 불어넣어주세요. 마음친구님, 정말 많이 힘드셨을텐데, 이렇게 건강하게 성장하신거 대단하세요. 지금까지도 이렇게 잘 자라오셨으니, 앞으로도 분명히 행복하게 잘 살아가실 거라고 믿습니다. 항상 건강하고 평온한 시간 보내세요. 언제든 고민 글 또 올려 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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