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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해요 (약19..?)

업서

2024.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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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얘기를 너무 많이해서 가독성이 떨어질것 같지만 한번쯤은 뱉어내고 싶은 얘기였어서.. 귀찮으시면 내려서 요점만 봐주세요

저는 친척집에서 크다가
아빠가 새엄마라고 데려온 사람이랑 둘 사이에서 나온 동생과 같이 살게 됐어요

그러다보니 차별도 많이 당했어요
옷같은 것도 동생은 사주는데 저는 거의 안사주셔서 제가 친척한테 물려입거나 상황 아시던 친구네 어머니가 사주시기도 하고(이날엔 새엄마가 저보고 거지냐고 하면서 때리더라구요) 초등학교 고학년땐 선생님이 집에 저 브라 입혀야된다고 전화하셔서 그때 두어개 사서 주시더라구요 사이즈도 안맞는거 대충 사서..

동생과 나이차도 꽤 나는데 동생이 제 물건을 뺏어도 싫은소리 하면 제가 혼나고 맞기도 많이 맞고
어쩔땐 저만 빼고 저녁을 먹을때도 있었어요
어린이날선물 생일파티 이런건 꿈도 못꾸고요 동생 생일엔 생일파티했는데 항상 부러웠어서 아직도 생각나네요.. 이거때문에 아직도 생일 챙기는게 어색하고 거부감이 들어요 ㅎㅅㅎ..

아빠는 일하고 늦게 오느라 모르는건지 신경을 딱히 안쓰는건지.. 지금 생각하면 크게 신경을 안썼던거 같네요

어쩌다 엄마가 아빠랑 싸우기라도 하면 아빠 없을때 제 방으로 와서 욕하고 때리며 다 제 탓이라며 화풀이도 하고
외할머니가 집에 종종 들렸었는데 그럴때마다 둘이 같이 저를 욕하고 니 엄마는 니 낳자마자 도망간거라는둥 저보고 나가 죽으라는둥 귀신은 저련년 안데려가고 뭐하냐 그런얘기도 하고

저런 상황에서 살다보니 진짜 살기 싫었어요 그래서 자해도 하고 3층에서 떨어져 보기도 했는데
막상 진짜 죽을만한 용기는 안나더라구요

저런식으로 초등학교 졸업하고 중학생이 됐어요
물론 중학생 됐다고 해서 바뀐건 크게 없었지만
제가 머리가 좀 커서 그런지 맞을때나 욕먹을때면 가끔 저도 때리며 반격하고 싶어지더라고요 물론 그러지는 않았지만..

중학교에선 공부 핑계로 학교에서 늦게까지 공부하고 집에 늦게 갈수 있어서
집에 있는 시간이 줄어들어서 되게 좋았어요
근데 다른애들은 집에 빨리 가고싶어 하더라구요 그때부터 뭔가 다른애들이 부럽고 나는 왜이렇게 살지 이런생각을 많이 했던거 같아요

그러다가 방학때 충동적으로 가출을 했어요
충동적으로 한거지만 절대 집에 다시 들어갈생각은 없었죠 집에 안가도 된다는 사실이 정말 좋았어요
물론 친구들이나 친척들은 신경쓰였지만..

근데 그러다 돈벌게 해주겠다는 사람을 만났어요
집나온 여중생이 할만한일은 뻔했죠
하기 싫었지만 집에 다시 가는건 죽어도 싫었어요
그렇게 몸을 팔게됐죠 그런일 하는게 처음이라 못하니까 손님들이 이렇게 하는거라구 알려주더라구요ㅋㅎㅋ...

그렇게 잘곳과 밥이 해결 되니까 좋긴했어요
근데 저한테는 돈을 안주더라구요
뭐 나중에 모아서 주겠다 먹여주고 재워주는것도 많이 나간다 하면서요
사실 집에 가는것보단 돈 안받아도 거기서 그렇게 생활하는게 더 좋았어서 별 신경 안쓰고 손님 받으라 고 하면 받고 없을땐 혼자 컴퓨터나 하면서 몇달을 그렇게 생활 했어요 어려서 생각이 많이 없었죠ㅎㅎ...

그러다 어느날 컨디션도 안좋아지고 헛구역질을 하더라구요 그때가 만으로 14살이였는데 임신한거었어요 일 시키는 오빠는 애를 지우라고 했는데 이상하게 지우기가 싫더라구요 제가 커온 환경이 막 생각나면서 나는 이 아이를 사랑해주면서 키울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엄청 들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어디서 나온 근자감인지 모르겠지만..

그러다가 일 시키던 오빠가 손님 한명에게 절 보냈어요 저는 뭐 가라니까 따라갔죠 그렇게 따라가서 뭐.. 같이 살게 됐어요 임신중이였지만 관계도 하면서요 하기 싫어도 이사람이 의식주를 해결해주니까...
그런상황이여도 집에 돌아가긴 너무 싫더라구요...

그러다가 진통이 심해져서 병원가서 애를 낳았어요 집나오고 처음 병원 간거라 뭐 이런저런 일이 많았죠 그 지역에 있던 미혼모 시설에서 많이 도움받아서 애기랑 시설로 들어가게 됐어요 그러면서 아빠랑 연락도 됐었는데.. 뭐 별다른말도 없고 보러오지도 않고 더 연락은 안하더라구요 연락은 그렇게 끊겼어요 그땐 정말 슬펐는데..ㅎㅁㅎ...

아무튼 그렇게 미혼모 시설로 들어가서 이런저런 프로그램?도 하고 중학교 고등학교 검고도 보고 육아를 했는데 육아 정말ㄹ... 어렵고..! 진짜 무슨 자신감으로 입양안보내고 키운다고 한건지...

그렇게 시설에서 생활하다가 퇴소하게 됐는데 그때 그 손님이 애기아빠 해주면서 같이 살게 됐어요 아빠가 없는것보다는 있는편이 좋지않을까 해서요.. 나이차이도 많이나고 그런식으로 만났지만 저를 그렇게 챙겨주는 사람도 처음이고 애기한테는 그게 더 좋을줄 알았어요

아무튼 그렇게 셋이 생활하다 얼마 안되서 갑자기 제 몸이 안좋아지더라구요
병원에 가보니 생전 처음 들어보는 병에 걸렸어요 원인도 정확히 알수없고 완치도 불가능한 그런ㅋㅋ.. 그래도 유지시켜주는 약은 있어서 그걸 먹긴 하는데
진짜 세상이 저를 억까하는 그런 기분 아시나요
내가 전생에 지구를 팔아먹었나?
원래 다들 인생이 이런식인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죠

몸에 근육들도 다 빠져서 걷지도 못했어요
휠체어도 처음 타봤는데 신기하더라구요
그때는 팔로 기어서 애기 돌봤어요 ㅋㅋ..
어쨌든 지금도 체력은 많이 안좋지만 걸을수도 있고 예전만큼 심한것도 아니라 나름 괜찮지만..

그렇게 몇년이 지나서 저는 벌써 20대 중반이 됐어요 그런데 이번엔 사실혼관계이니 남편인 그분이 구속 됐어요
구속 된 후에야 이유를 알고보니 미성년자의제강간 이런걸로요
저랑 살면서 다른사람과 조건하는거나 어플하는걸 종종 보기는 했는데... 그걸로 걸렸나봐요 아니 나랑도 띠동갑이 넘게 차이가 나는데 말문이 막혀요 진짜...
어린애가 좋아서 날 키워준건가 싶어지기도 하고..
생각해보면 20대중반 되고나서는 잘 안하긴했네요 난 몇년만 더 있으면 30대라 늙어서 싫었었나ㅎ.ㅎ..


아무튼 애기한테는 아빠 당분간 못본다고 했는데 계속 찾고... 제일 큰 문제는 돈이에요
돈 관리는 다 그분이 했었는데 제가 알아보니까 공과금도 미납 애기학원비도 월세도.. 난장판이더라구요 저는 친구도 없고 나가서 노는타입도 아니라 돈쓰는게 거의 없어서 돈 생기면 거의 다 모아왔는데 제가 조금씩 모은돈도 100만원 50만원 이런식으로 종종 가져가서 저도 돈이 얼마없고
핑계라고 할수도 있지만 몸이 안좋아서 일도 못해요 무슨일을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상황이 이러니까 드는 생각이 역시 난 살면 안되는 사람인거 아닌가 싶어져요 온 우주가 내 죽음을 간절히 바라는건가?
새엄마 말처럼 내가 그냥 죽었어야 하는거 아닌가? 내 존재자체가 부정한거 아닌가 싶고요

그치만 일단 저에겐 애기가 있으니까요
정신 잡고 잘 키우고 싶은데 너무 흔들려요
같이 죽을까? 고아원 보내고 혼자 죽을까?
나 같은게 키우는것보다 그게 더 좋은게 아닐까?
지웠어야했나? 낳았을때 입양을 보냈으면 애가 더 좋은 환경에서 살지않았을까?
애한테도 나같은 엄마는 있으나 마나한거 아닐까 싶지만 그럴때마다 정신차리자ㅏㅏ 라고 되뇌이긴 하는데 진짜 저런 생각들이 저를 훅 치고 들어와요

애기는 이제 사춘기가 왔는지 짜증이 엄청 많아졌는데 짜증내면 저도 같이 기분 안좋아져서 같이 짜증낼때가 있어요 그때마다 더욱 그런생각이 들고 어떻게해야 올바르게 양육하는건지 강의를 찾아봐도 잘 모르겠어요 너무 어려워요 나때문에 애가 무언가 결핍된채로 클까봐 너무 불안하고 무섭고 그러다보니 다 포기하고 싶어지고
애기한테 너무 미안하고 나는 진짜 키울자격도 없는데 괜히 내 이기심때문에 애기한테 안좋은 영향만 끼치는거 같아서 죽고싶어져요

정신과가서 약도 먹어는 봤는데 먹으면 기분이 더 오락가락해져서 자해를 더 많이 하게 되더라구요
어느순간 정신차리면 이미 자해를 하고 난 뒤에요 그래서 그냥 안먹고 이상해질때마다 정신차리자ㅏ 하면서 정신력으로 버티고는 있지만 종종 하게 돼요

이런 제 상황을 해결 하고싶은데 답을 모르겠어서 답답하기만 해요

너무 넋두리를 주절주절 늘어놓았나요
그냥 아무데나 한번쯤은 제 인생을 말해보고싶었어요


어쨌든 요점은

1.애기한테 나같은 불안하고 병들고 돈도 없는 엄마보단 고아원이 좋지 않을까요?
그치만 저는 이기적이라.. 제가 정신 잘 잡고 끝까지 키우면서 좋은 엄마가 되고싶어요 그러려면 일단 제일 중요한게 돈이라고 생각되거든요
이런 몸으로는 무슨일을 해야 월 250을 벌수 있을까요?? 문뜩문뜩 예전처럼 몸팔면 편하지 않을까 싶어지지만 최대한 멀쩡한 일 애기한테 당당한 일 하면서 키우고 싶어요

2.구속된분과의 관계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기다리고 다시 같이 살아야할까요?
(이미 애기한테는 아빠라고 각인됐고 다른사람과 조건을 해도.... 제가 유일하게 의지하는 어른이고... 근 10년을 저와 애기를 키워준거나 마찬가지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3.우울감 자해 자살충동 본문에는 안썼지만 폭식후 구토등 섭식장애도 있는데 어떻게해야 나을수 있을까요 약은 제 정신력이 약해져서 더 통제가 안되는 느낌이라 상태가 더 안좋아지거든요..

이런 말 하는건 처음이라 너무 두서가 없을거 같은데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어찌됐든 살아가긴 해야하니
조언 많이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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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한번쯤은 얘기 하고 싶었던 마음친구님의 인생을 글로나마 볼 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입니다.
어릴 때부터 무관심한 아빠와 편애와 정신적 육체적인 학대와 방임을 일삼은 새엄마와 같이 살아오면서 그 어린 아이는 얼마나 무섭고, 외롭고 힘들었을까요? 그래서 초등학교때부터 자해와 자살 시도까지 하게 되셨구요.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집이 너무 싫었겠지요. 얼마나 싫었으면, 성매매를 하는 건지 알았지만, 집으로 돌아가는게 죽어도 싫었기 때문에 그 일을 하면서 그곳에서 생활하셨네요. 14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아기를 출산하고, 희귀병까지 얻으셨네요. 세상에 정말 어디까지 마음친구님을 힘들게 하려고, 하늘도 무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걸을 수도 있고, 상태가 나아지신 것 같아서, 정말 다행입니다. 정말 지금까지 마음친구님이 이렇게 살아계신 것만으로도 대견하고(이젠 성인이되셨지만, 대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어서요), 감사할 뿐입니다.

질문 주신 3가지에 대한 제 생각을 말씀 드려보면은요.
1. 물론 아이는 엄마가 키우는 것이 제일 좋겠지요. 지금 아이가 10살은 넘은 걸로 보이므로, 직장 생활을 하는 동안 아이는 돌봄센터나 지역아동센터에서 돌봄을 받을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예전에 하시던 일이 수입도 더 많은 것 같아서, 하고 싶은 유혹이 있을순 있겠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아이에게 떳떳한 일도 아니고, 마음친구님의 마음을 피폐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우리가 일을 하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일을 통해서 성취감과 자존감이 높아지기도 하거든요. 당장 수입이 250이 되지 않더라도 마음친구님이 할수 있는 일들을 무엇이든 해 보시길 바랍니다. 아직 젊은 나이라, 이런 저런 일을 하면서 적성에 맞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2번째 질문에 대한 제 생각입니다.
2. 띠 동갑정도 되는 그 분이 마음친구님이 유일하게 의지했던 어른이어서 그 분께 마음이 기울어지시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분이 다른 미성년자와 또 관계를 갖고, 돈까지 가지고 가시는 등 하시는 행동을 보면, 정말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상대는 아닌 걸로 보입니다. 그런 아빠의 모습은 아이에게도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할 거에요. 마음친구님도 충분히 사랑받고 사랑하면서 살 수 있습니다. 마음친구님이 열심히 살아가시다 보면, 님을 이해하고 보듬어주고, 님도 사랑할 수 있는 분 언젠가 만나실수 있을 겁니다.

3번째 질문에 대한 제 생각입니다.

3. 약물치료는 꼭 계속 병행하셔야 됩니다. 정신력이 약해져서 통제가 안 되는 느낌이라면 의사선생님과 상의해서 약을 조절하고, 마음친구님에게 적절한 약을 처방받으시면 됩니다. 마음친구님은 어릴 때부터의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가 크고, 어린 나이에 임신과 출산, 성관계 등의 여러 가지 트라우마들이 많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심리 치료와 약물치료는 꼭 필요합니다. 마음친구님이 원하시는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서도 마음친구님의 마음을 돌보고 치료하는 일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금방 치료가 되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20년 이상 상처를 몇 달만에, 몇 년만에 치료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겠지요. 그렇지만 서서히 꼭 치유될 수 있기 때문에 마음대로 결정하시기 보다 꼭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마음친구님 말씀처럼 분명히 어떻게든 또 잘 살아나가실 거라 믿습니다. 그런데 항상 선택의 기로에 설 때, 아이에게 당당한 엄마,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에게 당당한 선택인지 고민하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친구님은 정말 너무 소중한 존재임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내가 누군가한테 그렇게 함부로 대우받을 만큼 하찮은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그렇게 나를 대하는 사람들에게는 선을 긋고, 나를 지키시기 바랍니다. 마음친구님, 충분히 앞으로 행복하게 건강하게 살아가실 수 있습니다. 자기 자신을 스스로가 버리지만 않는다면요. 항상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언제든 또 글 남겨 주시면 답변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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