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왜 열심히 살아야할까요?

소소소

2024.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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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항상 의문점을 가지고 있는게 '왜 열심히 살아야 하는가?' 입니다

저는 어릴때부터 몸도 마음도 약해서 보통사람처럼 살려면 배로 노력했어요. 그렇게 허덕이다가 보통사람들은 다들 열심히 빠르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사회에서 보통은 열심인거죠. 난 그정도 살려면 무엇하나는 고장이 나겠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실제로 많이 고장도 났구요. 남들 다 가는 학교 다 가는 회사, 저는 울다 아프다를 반복했어요.

그렇게 반복하니 제 미래가 안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먼미래에 저는 없습니다. 가끔씩은 사고사가 주변사람들에게 덜 상처줄것 같은데 어떤 사고사가 나을까 생각해요.
또 저는 무교인데 천국도 지옥도 싫고 다시 태어나는 것도 싫습니다. 전 그냥 '무'로 있고싶을 정도로 삶에 대한 애정이 없어요.

정신과에 가서 약도 먹고있습니다. 그저 불안이 높네요 우울이 높네요 수치만 보입니다. 내 깊숙한 위험한 생각들은 알고 싶지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여기에 말하니 조금 속이 편하네요.

결론은 왜 열심히 살아야하고 이 삶을 힘들어하면서도 애정을 가져야 할 이유는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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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이렇게 글로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글을 적으시면서 조금은 속이 편해지셨다니, 다행입니다.

어릴 때부터 몸과 마음이 약한 편인데도 불구하고 열심히 살아오셨군요. 몸과 마음이 고장나면서까지 남들 다 가는 회사와 학교를 다니느라 얼마나 애쓰셨을까요. 그렇게 남들처럼 살기 위해 힘들게 살아오시다 보니, 지금까지 살아온 것처럼 미래에도 이렇게 계속 남들 쫓아 살다보면, 자기 자신이 없을 거라는 걸 아셨군요. 그러면서 살고 싶지 않은 마음까지 드셨네요. 너무나 자연스러운 마음이십니다. 나 답지 않은 삶, 내가 없는 삶을 살아오셨다면 이제 더 이상 그런 삶을 살고 싶지 않으신 건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됩니다.
이제 드디어 마음친구님이 자기 목소리를 들어주고 계시네요. ‘이제 더 이상 이렇게 살수는 없다’,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라는 자기 안의 분노, 우울, 무기력 등의 마음의 소리를 들어주고 계시는 걸로 보입니다.
마음친구님은 정신과에 가서 자기 안의 깊숙한 생각들, 감정들, 마음들을 좀 알아주길 바라지 않았을까 싶어요. 내가 얼마나 화가 나는지, 내가 얼마나 죽어 버리고 싶은지,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좀 물어봐 주고, 들어주길 원하셨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불안, 우울 수치로만 마음친구님을 대하는 것 같아서, 실망하고, 더 우울해지셨겠어요.
정말 궁금합니다. 마음친구님, 지금까지 울면서, 아파하면서도 열심히 살아오신 그 마음이 어떠셨는지 듣고 싶습니다. 누군가 그 얘기를 들어줄 분이 있다면 너무 좋겠지만, 당장 그런 분이 안 계신다면 자기 자신이 들어주고 알아주면 됩니다. 이렇게 글로 쓰면서, 초등학교때 나, 중학교때 나... 좀 더 커서의 나를 세세히 만나 주는 거지요. 아무도 자세히 봐주지 않았던 나를 내가 봐주는 겁니다.
어렵다고 느껴지신다면, 요즘엔 나라에서 지원해주는 상담 사업도 많이 있어서, 예를 들면, 지역서비스 투자사업 중에 청년 마음건강심리지원 사업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 바우쳐를 이용해서도 얼마 안되는 비용으로 상담을 받을 수도 있으니, 이용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하신 질문에 대한 제 생각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열심히 산다는 것이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겠는데요. 음... 꼭 열심히 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삶에 애정을 갖고 살아야 한다. 열심히 살아야 한다’이런 ‘해야 한다’는 것이 마음친구님에게 족쇄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는 데에 정답은 없다는 것 아시지요? 상황이 되면 열심히 살수도 있는 것이고, 또 그런 상황이 아니면 그냥 살면 됩니다. 꼭 이래야 되고, 꼭 저러면 안 되고, 그런 건 없습니다. 마음친구님은 지금까지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통제하면서 자기 자신을 엄격하고 인색하게 대해온 것으로 보입니다. 내가 지금 죽고 싶은데, 남들이 어떻게 사느냐가 뭐가 중요할까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항상 나 자신이라는 것을 꼭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능력이 뛰어나거나 돈이 많거나 잘 나가는 사람보다, 소박하게 살면서도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소소한 행복을 누리는 분을 보면 저도 행복해지더라구요. 열심히 안 사셔도 괜찮습니다. 열심히 사셔도 괜찮습니다. 지금 마음친구님이 좀 쉬고 싶다면 충분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기에 지금은 쉬어 가는 게 맞는 거구요. 열심히 안 산다고, 남들처럼 못 산다고 죽어야 된다는 생각은 사람이 얼마나 존귀한 존재인지를 잠시 잊으신 거라고 생각됩니다. 존재 자체로 사람은 누구나 매우 소중한 존재입니다. 마음친구님은 세상에 하나뿐인 소중한 존재입니다. 지금 이대로 충분하고, 마음 친구님의 마음은 언제나 옳습니다. 마음친구님 항상 건강하시고, 언제든 또 글 올려주시면 반가운 마음으로 읽고 답장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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