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누구에게도 공감 받기도 그렇다고 네 상태는 ~해 라는
의사 선생님의 말도 듣고 싶지 않다
그냥 우울증이 맞는지 모르겠다 이제는.
정신과에서 한 달 넘게 약을 먹다가
돌연 제대로 된 검사는 받아본 적 없는데
내가 우울증이 맞는지 의심이 됐다
그래서 다른 정신과로 옮겼다.
문항에 체크할 때도 나는 그리 심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의사 선생님은 검사 결과에서는 우울증이 아니라고 나왔단다.
그런데 자기는 얘기를 하면서 판단하는데
나보고 중간 정도의 우울증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벼운 우울감 정도였으면 여기 오지도 않았을 거라고.
그런데도 나는 두 번이나 물어봤다.
제가 우울증이 맞느냐고.
가족도 나를 완전히 신뢰하거나 이해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우울증은 의지로, 어느 정도 노력을 해야 이겨낼 수 있고
평생 약 먹지 말고 괜찮다 싶으면 끊어야 된다는 말도 하고
한 번도 내가 힘든 것에 대해 얼마나 힘들었겠니 하고
공감과 위로를 해준 적은, 거의 없다. 아니 없다
그래서 처음에는 자꾸 아니라고. 의사 선생님이 나보고
우울증이 맞다 그러셨다고. 반박하기에 애썼지만
이제는 애쓰지 않아도 될 거 같다
진짜 나는 우울증이 아닌 거 같기에.
실제로 검사 결과에서는 이상이 없기도 하고
제일 가까운 가족과 갈등이 빚어져 우울증이 찾아왔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아무도 믿어주지 않기에
그리고 이해해주지 않기에
그냥 내가 죽어버리면 이해해줄려나 싶다
그래야만 내 감정이 이해 될 거 같다
이제는 나도 내가 우울증인 건지 모르겠고
안 아픈데 아픈 척 하는 거 같다
그리고
아무도 내 곁에 있어주는 사람 또한 없기도 하고
모르겠다 내가 얼만큼 아픈건지도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마음친구님 안녕하세요.
마음하나에서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남겨주신 고민 글 잘 읽어보았어요.
글 쓰기까지 어려웠을텐데 이렇게 남겨줘서 감사합니다.
제가 차근히 읽어보니 우울증이라고 생각되어 병원에 방문을 하셨고, 우울증과 관련한 약도 복용한 적이 있으시군요.
지금은 그럼 약물치료는 중단된 상태일까요?
우울증을 진단하기에는 많은 검사들을 하지요. 그런데 이 검사가 객관적 검사가 아닌 마음친구님이 직접 체크를 하기 때문에 주관적 검사라고 볼 수 있어요. 그래서 상황에 따라 검사 체크가 이루어지는 것이고, 그 검사 결과를 토대로 의사나 상담사는 판단을 하기때문에 이러한 심리검사도구가 100% 절대적 신뢰를 하기에는 어렵죠. 하지만 내담자의 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도구로는 활용될 수 는 있답니다.
아마 마음친구님이 느끼시는 우울감의 정도가 어느 날은 죽을만큼 힘들기도 하고, 또 어느 정도는 견딜만 했다가, 또 어느 날은 이 정도면 괜찮은데?라고 여겨지실 때가 있을 거예요. 그래서 더 혼란스럽게 느껴지고 계신 것으로 보여집니다.
물론 지금 마음이 힘드신 것은 맞아요. 정도에 따라 약물 복용도 필요하지만, 제가 마음친구님이 남겨주신 글을 보고 생각해보았을 때에는 우울감이 느껴지는 원인을 조금 더 깊이 있게 살펴보셔야 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져요.
그런데 이 부분은 마음친구님이 탐색하는 것이 아닌,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는 것이 맞아요.
그래서 우울함이 맞는지 고민하고 계시는 마음친구님에게는 치료를 중점으로 두는 정신과 치료보다는 상담을 권해드립니다.
두 형태는 비슷하지만, 상담은 상담 과정에서 마음친구님이 느끼고 있는 것들에 대해 진단하고, 함께 풀어나가는 과정이 있기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탐색이 필요해요.
우리가 대화를 하다보면 내 마음이 조금은 정리가 될 때가 있고, 또 무의식 중에 꺼낸 말들 속에서 내 자신이 몰랐던 생각들이 드러나면서 알아차릴 때가 있거든요. 그렇게 시간을 두고 마음친구님이 그동안 지내오신 시간들, 그 시간 속에서 겪었던 힘든 마음을 정리해보셨으면 해요.
상담비가 부담되신다면, 시/군/구에서 운영하는 상담센터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무료 운영, 적은 상담료로 운영되어 대기가 길기때문에 미리 대기를 걸어두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우울한 감정으로 생활이 힘드시다면 조속히 상담을 받으시는 것이 좋고요.
아무래도 지금까지 자신을 살펴보고, 우울한 마음을 들여다보시면서 지치셨을 거예요.
매일매일 반복되는 하루이지만, 그 안에서 단 10분이라도 마음친구님을 위한 시간을 꼭 선물하셨으면 해요.
저는 요즘 제 몸을 아끼고 싶어서 매일 아침 미지근한 물 한컵을 마신답니다. 저를 위한 시간을 저 역시 일부러 만드는 것이지요. 그 순간만큼은 제 자신을 챙긴 것 같아서 그 자체가 위로가 되고, 위안이 되기도 해요.
그렇게 조금씩 마음친구님을 위한 시간을 만들어보셨으면 해요.
그래도 이렇게 글을 남기시고, 고민을 공유하시는 마음친구님을 보니, 마음친구님 마음 안에 어떤 강인함도 분명 존재하고 있으리라 믿어요. 제가 응원하고 있을테니, 제가 남겨드린 글 보시고, 상담도 신청하시고, 자신을 위한 시간도 갖으시면서 조금씩 한 발 한 발 걸어가보시길 바랍니다. 힘들 때 언제든 다시 찾아와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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