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 성향

이하민

2024.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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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BDSM 성향자입니다.

어렴풋 6~7세 시기에 드라마에 나오는 체벌 장면을 보고 이상한 감정을 느꼈어요.

이후 훈육, 통제, 관리, 체벌과 유사한 키워드를 몰래 서칭해가며 제가 어떤 걸 좋아하는지 자연스럽게 알아가는 과정을 겪었습니다.

혼나고 싶고 훈육 받고 싶고 그로 인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갈증이 매우 강합니다.

피학성이 있는 것 같지는 않지만 혼이 나는 상황이 긴장되면서도 설레고 좋은 것 같아요.

제 삶을 통제 받으면서 정해진 규칙에 맞게 잘하고 있다면 상을 규칙을 어긴다면 벌을 받는다면

그것이 제 삶에서 가장 안정적인 관계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성인이 되고 나서 2번의 진지한 연애 경험이 있습니다.

한 번은 대략 3년을 만났고 또 한 번은 현재 2년 가까이 만나고 있는 여자친구가 있습니다.

여자친구에게는 제 성향을 털어놓지 못했으며 대체로 제가 챙겨줘야 하는 친구입니다.

나이도 저보다 어리고 제가 느끼기에는 내면도 비교적 저보다 덜 성숙하다고 느끼고 있구요.

불안 애착 성향을 갖고 있고 불면증도 심해서 옆에서 재미없는 고전 문학이나 자기계발서를 읽어줘야 잠에 들 정도로 정신적으로 많이 섬세하고 예민한 친구입니다.

처음에는 계속 신경쓰여서 챙겨주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연인 관계로 발전하게 되었는데

저는 이 관계가 지속될수록 불안합니다. 저에게 있어 성향은 굉장히 큰 삶의 가치이기 때문에

더 깊어지기 전에 이별하고 싶지만 굉장히 불안해하는 친구이기에 쉽게 이별을 통보하기도 어렵습니다.

단순히 이상형이라기보다 저는 저보다 성숙하고 신뢰로운 사람 밑에서 모든 걸 내려놓고 살고 싶은데

이러한 이상이 비현실적인 것이기에 포기하고 일반인과 살아야 하는지

혹은 더 깊어지기 전에 지금 만나는 여자친구와 이별을 고하고 나와 맞는 사람을 조금 더 냉정하게 찾아나서야 하는 것인지 고민입니다.

그 전에 여자친구에게 이별을 고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구요.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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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마음친구님, 안녕하세요.

마음하나 상담사입니다.

마음친구님께서 작성해주신 고민 글을 찬찬히 읽어 보았습니다.

성향 및 연애와 관련하여 혼란감을 경험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사실 BDSM 성향과 관련해서는 이 부분은 개인의 성향이므로 어떤 사람과 연애 및 성적 관계를 맺을지는 마음친구님께서 원하는 방향으로 결정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마음친구님의 고민 글을 읽어보면 지금 만나는 여자친구분에 대한 양가 감정이 있는 것으로 보여 집니다.

여자친구분의 상황 및 상태를 걱정하고 염려하는 마음과 그로 인해서 지치고 소진되는 마음, 그 두 가지 마음이 함께 있는 것 같아요.

여자친구분을 걱정하고 염려하는 마음은 굉장히 소중한 마음이지만, 관계에서 일방적으로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계속해서 채워주고 챙겨줘야한다면 지치고 소진되기 마련입니다.

여자친구분께서 불안애착이라고 설명해 주셨는데, 불안애착이라는 심리적 용어 하나만으로 여자친구분의 생각과 감정, 행동을 다 담아내기엔 무리가 있을 것 같습니다.

평소 여자친구분께서 어떠한 생각, 감정, 행동을 마음친구님에게 보이기에 불안애착이라고 느끼게 되었는지 한 번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여자친구분의 생각, 감정, 행동, 이와 더불어 여자친구분께서 마음친구님에게 바라는 요구에 대해서 함께 고민해 보시고 채워줄 수 있는 부분과 버거운 부분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불면증의 경우에는 옆에서 남자친구분인 마음친구님께서 책을 읽어주시는 것이 도움이 될 수도 있으나 보다 전문적인 기관에서 도움을 받는다면 나아질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연인관계로서 서로 도와주고 채워줄 수 있는 부분과 어려운 부분에 대해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눠보시고, 마음친구님께서 지닌 성향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눠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혼자서 판단하거나 결정하지 마시고 상대방과 대화를 통해 조율해 보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마음친구님께서 느끼는 불안에 대해서도 상대방이 알 수 있도록 조심스럽게 전달해 보시고, 그 후에 계속해서 관계를 이어 나갈지 이별을 선택할지 고민해보셨으면 좋겠어요.

마음친구님께서 편안한 마음이 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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