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2로 올라가는 학생입니다.
방학이 시작되고 얼마뒤, 아빠와 크게 싸웠습니다.
이유는 아무래도 평소 서로 조금씩 쌓이던 화가 터진것도 있습니다. 제가 학업관련(막히는 공부, 학교생활 등)으로 스트레스 받는 점을 아빠에게 털어놓았는데, 아빠께서 저와 의견이 맞지 않는점을 서로 대립하다가 아빠께서 크게 화내셨고 저는 그런 아빠가 무섭고, 제 마음을 몰라주는 것 같아 그만 울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엄마께서 상황을 중재하셨습니다.
싸울때 상황을 더 자세히 말해보자면, 서로 [이런 공부가 안맞는다] 아니다 이건 더 해봐라 [싫다 하고싶지 않다] 왜 내말을 안듣느냐 [아빠가 타당하지 못한말을 하고 있지 않느냐] 제발 내말좀 들어달라 [싫다 우기지 말고 나를 이해해 줘라]
이런식 이였습니다. []가 제가 한 말입니다.
평소 아빠와 떨어지면 슬퍼하는 정도로 돈독했고, 이런 싸움이 일어나면 항상 누가먼저 앙탈부리는 느낌의 장난으로 서로 사과하면서 끝났었습니다.
저는 아빠와 싸울 때, 제 감정을, 제 슬픔과 속상함과 답답함을 이해해주길 바랬습니다. 그렇지만 아빠께서는 제가 자신의 말을 들어주길 바랬던것 같습니다.
저는 엄마께서 싸움을 중재하신 뒤,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먼저 사과하려던 저의 생각은 엄마와 아빠의 대화로 없어져 버렸습니다.
엄:왜 애한테 소리를 지르고 그래?
아:내가 뭘 했다고? 지가 안들으려고 하는데
저는 이때 아빠의 말을 듣고 엄청난 상처를 받았습니다.
아빠께서 적어도 조금이라도 제가 왜 이러는지 관심이 있고, 저와 얘기하며 화해할 생각이 있는 줄 알았습니다.
저는 아빠와 꼭 화해를 하고싶습니다. 하지만 저의 잘못만을 인정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저도 사과하고 싶고, 아빠의 사과와 공감을 들었음 합니다.
오늘 아빠께서 저와 싸우기전 주문한 제 선물을 건내주셔습니다. 매우 쌀쌀맞게 건내주셨죠.
아빠와 못해본 것들도 많고, 하고싶은것도 많습니다.
저와 아빠가 서로의 진심을 들을수 있게 제발 도와주세요.
{2월 20일은 아빠의 생신입니다. 아빠의 생신을 챙겨주면서 화해해야 할가요? }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
누군가에게 나의 이야기와 고민을 털어놓는다는것이 결코 쉬운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마음친구님의 고민을 나누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올려주신 마음친구님의 사연을 보며 아빠와 크게 다퉜다는 말에 마음이 쿵! 내려앉기도 하였고, 뒤에 이어지는 고민사연을 보며 미소가 지어지기도 했습니다.
마음친구님
방학이 시작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아빠와 다투게 되어 마음이 많이 무거우시겠어요.
평소에는 아빠와 떨어지면 슬퍼할 정도로 돈독한 사이었는데 학업관련해서 좁혀지지 않는 아빠와의 의견대립으로 다투게 되셨으니 그 마음이 오죽 불편하실까요?
올해 중학교 2학년에 올라가는 마음친구님에게 아마도 학업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고민일것이고, 그로인한 마음의 무게감은 저 또한 지나온 과정이기에 많이 이해되는 부분입니다.
또한, 중학교 2학년 학생에게는 학업뿐만 아니라 또래관계, 미래에 대한 불안,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 등등 고민거리가 적지 않지요.
이런 마음을 부모님과 충분히 상의할 수 있고, 그 마음을 고스란히 부모님에게 수용받는 경험이 쌓여나간다면 마음친구님이 앞으로의 인생을 살아가실때에 든든한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올려주신 사연을 보니 마음친구님과 아빠는 사이가 참 돈독하신것 같아요.
중학교 2학년 올라가는 자녀와 아빠가 떨어지면 슬퍼하기도 하고, 혹여 소소한 다툼이 일어나게 되면 누가먼저랄 것도 없이 장난하는 느낌으로 서로 사과하면서 끝이 나기도 한다니 말입니다.
마음친구님.
평소 그토록 친밀하고, 돈독하게 지내던 아빠가 마음친구님의 마음과 감정, 슬픔과 속상함 그리고 답답함까지 모두 이해해주기를 바라는 마음 왜 없겠습니까?
마음친구님 뿐만 아니라 청소년기를 지나고 있는 많은 중, 고등학교 학생들이 마음친구님과 같은 마음일 것입니다.
저 또한 그 즈음의 시기를 지날 때 마음친구님이 말씀해주신것과 같이 정확히 그런 마음을 갖기도 했었지요
마음친구님.
제가 마음친구님 부모님, 특히 아빠를 뵌적도 없고, 말씀을 나누어본적도 없지만 아마 유추해보건데 마음친구님의 마음을 그 누구보다 담아주고, 이해해주려 노력하시는 분이실것 같아요.
그러나 마음친구님을 이해해주고, 사랑하는것과는 별개로 부모님 또한 자녀와의 관계에서 의견대립이 일어날때에 표현하는 방법들, 또한 자녀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들을 배워나가야 할 영역이겠지요.
관계 내 갈등과 문제 등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누구나 배워야 하는 부분입니다.
관계는 생득적으로 갖고 태어나거나, 인간의 발달상 그저 얻어지는 것들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가족을 포함한 모든관계는 후천적인 것이고, 그래서 우리는 마치 공부하듯 하나하나 배워나가야 해요.
부모로써 자녀와의 관계도 마찬가지이고, 자녀로써 부모와의 관계를 다정하게 만들어 나가는것또한 서로의 배움과 노력을 통해 얻을수 있는 것들입니다.
사랑하고, 예뻐하는것, 존재로서의 가치와 맞닿아 있기도 하면서 별개의 영역인 것입니다.
마음친구님의 아빠는 정말 마음친구님을 많이 예뻐하시는것 같아요.
그러나, 의견대립이 있을때에 권위주의적인 부모의 태도가 아닌 적절히 표현하는 방법들을 배워나가는 중이신것 같습니다.
아빠께서 마음친구님과 다투시기 전에 주문했던 선물을 매우 쌀쌀맞은듯이 건내주셨나봐요
그 또한 어쩌면 서툰 아빠의 표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음친구님과 다툼이후 엄마와 아빠의 대화를 듣게되었을때 “내가 뭘 했다고? 지가 안들으려고 하는데” 라는 아빠의 얘기에 마음친구님이 상처가 되셨을텐데, 격노해져 있는 상황이었기에 아빠도 진정하지 못한채로 서툰말이 나오셨을지 모르지요.
마음친구님도, 저도 사실 아빠의 마음은 알수 없습니다.
그저 생각해보고, 유추하며 평소 아빠를 생각해보면서 작지만 이해해보고, 그 안에서의 마음친구님 마음을 다독이는 것입니다.
마음친구님.
아빠와 꼭 화해를 하고 싶다고 하셨지요?
아빠와 못해본 것들도 많고, 하고 싶은것도 많다고요.
저는 마음친구님께서 하실수 있을만하실때에 아빠에게 마음친구님의 마음을 열어보여주시면 좋겠어요.
말씀하신대로 2월 20일 아빠의 생신때가 기회일수도 있구요.
그러나, 무조건 아빠 때문에 이 사단이 일어났다는 태도보다는 “난 아빠가 내 답답한 마음을 이해해주지 않는것 같아서 속상했어. 그리고 아빠말대로 하지 않는다고 크게 화내는게 무서웠어. 그리고, 나도 무조건 하고 싶지 않다고 얘기해서 미안했어요” 라고 전해보시면 어떨까요?
그럼 마음친구님의 잘못이라고만 인정하는것은 아니지 않을까요?
마음친구님의 사연에서 저는 마음친구님의 참 진정성 있는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아마 마음친구님을 누구보다 사랑하고, 아끼고, 마음친구님의 삶이 평온하게 살아가기 원하는 부모님에게는 마음친구님의 진솔한 마음이 더욱 잘 전해지리라 생각합니다.
마음친구님
마음친구님은 자신의 고민을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함께 해결방안을 모색해 볼수 있는 내면의 힘이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 자신을 꼭 믿어주시면서, 그 내면의 힘으로 부모님에게 마음친구님이 경험하고, 느꼈던 마음을 잘 전달해 보시는 연습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마음친구님.
인생이라는 긴 여행길에 때로는 가족으로 인해 답답함을 경험하고, 나를 이해해주지 않는 속상함을 마주 할때도 있지만 마음친구님의 인생여정이 즐거운 추억이 되고, 정성스러운 삶이 되기를 응원드리며 오늘의 상담을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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