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관계

제가 제 마음을 모르겠습니다. 힘듭니다.

기똥찬

2024.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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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기숙학교 다니고 있는 고등학생 남자입니다.
최근 여사친 한 명을 오랜만에 만나 같이 영화도 보고 놀았는데요. 제가 그친구를 좋아하게 된 것 같습니다. 아니, 그것도 잘 모르겠습니다.
부모님의 폐쇄적인 양육 아래에서, 저는 이상한 연애관을 형성했습니다. 일단 제게 친한(둘이서 어디 갈 수 있는) 여사친의 존재는 없습니다. 여사친이라고 두고 있는 사람들은 제가 이성적 호감을 조금이라도 갖고 있는 사람들 뿐이며 진짜 이성적 호감이 없는 이성들은 친하게 지내지 못합니다. 가까워도 지인정도죠. 또 저는 엄청난 금사빠입니다. 상대가 예쁘고 착하기만 하다면, 상대의 단순 친절에도 엄청난 호감을 느껴 그 마음을 혼자 키우고 키워 만나지 않을 때도 점점 더 그 사람을 좋아하게 됩니다. 이전에 그러다가 고백했다가 차인 이후로 그사람은 나를 딱 친구로만 볼 수도 있겠구나라는걸 배웠지만, 뇌는 그렇게 알고 있어도 마음은 제대로 제어가 안되는군요.
금방 사랑이 식는 것은 또 아닙니다. 초등학교때 잠깐 사귄 제가 정말 좋아했던 여자친구와의 시간을 지금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으며, 아직도 그때 제 이상한 행동을 후회하고 있을만큼 미련이 남습니다. 그만큼 한번 좋아하기 시작하면 적어도 몇개월 이상은 계속 끙끙 앓습니다.
이러한 제 마음이 실제로 좋아하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 호감인지도 구분이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저는 지금 제가 좋아하는 여사친은 저를 100% 친구로 생각한다고 가정하여 스스로 세뇌하고 있으며, 관계를 잃지 않기 위해 철저하게 친구로서 행동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마음을 억누르니 미칠 것 같습니다. 밤낮 가리지 않고 계속 생각나고 상상의 나래가 미쳐 날뜁니다. 요즘 잠도 설치고 있습니다.
그 친구와 잘 해보려고 하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좋은 대학을 가야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한 번 만난거 가지고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갈 정도로 계속 생각나는데(진짜 공부에 집중하는 시간이 10분의 1이 됐습니다) 연인이 되려면 보다 많은 시간과 심적 에너지를 투입해야 할겁니다. 또한 저는 기숙학교에 살고 있고 그친구는 다른 고등학교이기 때문에 물리적인 한계도 존재합니다. 부모님은 제가 명문고등학교에 간 이후로 많은 기대를 하고 계시며 엄청난 학비를 감당하고 계십니다. 저는 공부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래서 혼자 마음정리하고 친구로 남다가 뭐 사귀고 싶으면 대학 붙고 천천히 하려고 하는데 이게 도저히 마음정리가 되지를 않습니다. 점점 더 미쳐가는 중입니다.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습니다.

도움받고 싶은 것은
1. 제 상황과 저에 대한 분석
2. 공부에 집중하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3. 문제에 대한 근본적 원인과 해결
4. 금사빠 기질을 고치는법

제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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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소중한 고민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대학 진학을 준비하며 공부에 집중하고 싶지만 이성친구에 대한 생각으로 집중이 어려워 고민이신 것 같습니다.
마음을 정리하고 싶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아 어떻게 해야될 지도 모르겠고 많이 힘드실 것 같습니다.

청소년기는 이성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레 생겨나는 시기입니다. 단순한 호감도 이성적 관심으로 발전하기 쉽고 감정을 구분하고 조절하기 어려워 혼란스럽기도 하지요. 너무나 자연스러운 과정이지만 중요한 시기에 공부에 집중하기 어려워 고민이 많이 되실 것 같습니다.

신체적 변화와 감정의 변화가 요동치는 시기에 차분히 공부에 집중하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명문고등학교에 진학하여 기숙사 생활을 하며 많은 기대를 받고 그에 따른 부담감 또한 상당하실 것 같습니다.

도움 받고 싶은 부분을 구체적으로 잘 적어주셨는데, 이렇게 도움을 청하시기까지 많은 생각을 하고 고민을 정리하셨을 것 같습니다. 이 시간들이 마음친구님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정리하는 데도 쓰여졌으면 합니다. 마구 떠오르는 감정을 억누르고 정리하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차분히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받아들이며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하지요.

짧은 글로 마음친구님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드리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충분히 시간을 갖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요. 고등학교에는 전문상담사 선생님이 계시니 꼭 선생님을 만나 함께 이 고민을 나누어보시길 바랍니다.
학교 외에는 각 지역마다 청소년상담복지센터가 있으며 청소년 상담 전화인 1388로 연락하여 도움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마음친구님이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고 현재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으며 원하는 공부에도 잘 집중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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