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제 자신이 너무 싫습니다

비공

2024.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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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전부터 계속 저 자신을 자책하기 시작했습니다.
과거에 있던 많은 날들을 나쁜 기억만 골라 생각하고 그것에 대해 자책합니다. 또 현재에 나를 자책하기도 하구요. 특히 제가 왜 사는지에 대해 물으면서 슬퍼했던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도 제 자신이 우는 이유를 모르겠는데 남몰래 슬피 울고 있고 집에서도 부모님 걱정 끼치기 싫어 방에서 혼자 여러 생각을 하며 울고 있습니다.
뭔가 우울한 상황이 하나가 오면 이 안 좋은 생각을 모두 해버리는 것 같습니다.
이런 경우에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 사실 제 자신이 해결해 보려고 해도 너무 힘들고 해결이 안됍니다. 병원을 가서 검사를 받아보고는 싶은데 부모님께 너무 걱정끼치기 싫어 하기도 힘들것 같습니다. 어떻게 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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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마음친구님이 올려주신 글 잘 읽었습니다.

마음친구님의 글을 읽어보니 마음친구님의 슬픔과 여러 걱정의 마음들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우선 마음을 나누고 솔직하게 질문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글 올리시는 것도 쉽지 않을 선택이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구요.

몇 달 전부터 시작된 증상이신걸까요?
글의 내용을 읽어보니 자책하고 후회하고 삶의 이유도 잃어버리시고.. 눈물도 많이 나시고 어디 말할 곳이 없다고 여기며 혼자 견디시는 것처럼 보였어요.
아마도 '이 어려움을 감당할 사람은 오롯이 나 혼자'라고 느끼신다면 더 막막하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마음이 드실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도움을 청해도 아무도 날 도와주지 않을 것 같다는 마음이 우리의 마음을 더 공허하게 하기도 하죠.. 지금 그런 마음이지 않으실까 싶어요.

우선 마음친구님의 자책이 어떤 부분에서 올라오는지, 왜 시작되었는지에 대해 스스로 아는 과정이 필요할 것 같아요.
자책감은 우울감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이유없이 눈물이 많이 나오는 것도 우울감의 한 증상이기도 하고요.
그만큼 내 마음이 지금 많이 '힘들고 지쳤다'는 신호를 여러 몸의 반응으로 보내오는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이럴 때일수록 잠시 멈춰서 나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스스로를 돌봐야하는 때가 온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부분은 전문적인 상담을 통해 도움을 받으셔야 하는 부분 같습니다.
치과의사과 본인의 이를 스스로 치료하기 어려우듯이, 아무리 나의 문제여도 혼자 생각하는 건 한계가 있기 마련이거든요.
그리고 그러다보면 부정적인 생각들이 더 자주, 크게 다가오게 될거고.. 여전히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 계속 같은 자리를 맴돈다고 느끼는 지금의 막막함이 이어지실 수도 있구요..

마음친구님도 검사를 받아보고 병원도 가보고 싶다고 하셨죠?
도움을 받고자 하는 마음이 사실은 있으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도움을 청하기 위해서는 우선 소리를 내야겠지요.
이렇게 글을 써서 내가 지금 힘들다는 것을 표현하신 것처럼, 주변에 도움을 구할 시기가 온 것 같습니다.

가능하시다면 학교에 있는 위클래스나 교육청에 위센터, 지역내 00시 또는 00구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와 같은 전문상담기관을 방문하셔서 본인의 상태에 대해 자세히 전문가와 이야기를 나눠보는 걸 권유드립니다. (위 언급한 3개의 기관은 다 청소년에게 무료상담을 제공하는 기관입니다.)

상담을 받거나 병원에 가시는 과정에서 부모님의 허락이나 동의가 필요할 수 있겠지요.
그렇다면 부모님에게도 이야기하고 도움을 구하는 과정도 필요할 수 있겠습니다.
이 과정이 싫으시다면 우선 동의 없이 상담을 하는 과정을 먼저 진행하실 수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부모님도 마음친구님의 상황과 상태를 아시는 것이 어떻게 마음친구님을 도울 수 있는지 방법을 같이 논의해볼 좋을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어디가 다치면 누군가의 부축이 필요하듯이,
마음도 어딘가 아프다면 주변의 따뜻한 돌봄과 위로, 격려와 사랑이 필요하거든요.

분명 마음친구님을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이라면 마음친구님의 상황을 들었을 때, 두 손 두 발 들고 마음친구님을 돕기 위해 같이 애써줄거라 믿습니다. 주변인들이 나를 도울 기회를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내 예상보다 훨씬 더 따뜻하게 나를 맞이해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용기내서 글을 올리신 것처럼 마음친구님이 마음의 결단을 하셔서 실제적인 상담이나 주변의 도움을 받으실 수 있기를 바래볼게요.
그리고 이 시기를 잘 보내실 수 있기를 저도 함께 응원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기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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