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관계를 하고나면 물 안에 있는 듯이 답답해요. 꼭 누군가와 직접 대면하거나 비대면이었을 때도 기가 쪽 빨려요.
괜히 제가 뭔가를 잘못 말하거나 행동해서 타인으로부터 안좋은 인상을 남긴 것 같거든요.
내가 느끼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은 나에게 관심이 훨씬 없다는 것을 아는데도 잘 보이기위해, 좋은 관계를 만들고 유지하기위해 항상 애써요. 그래서 더 힘든 것 같아요. 나는 이렇게나 전전긍긍하는데 정작 결과는 오히려 노력하느니만 못한데다, 이런 결과에 좌절하거나 애써 무시하는 제가 너무 한심해보이거든요..
남들이 내가 얼마나 노력하는지 알아주는 것도 아닌데 혼자 눈치보고, 왜곡된 시선으로 받아들여 이상한 것 같은 반응을 하고, 또 그거에 자책하고 더 위축되고 아무튼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다 해요.
다른 사람 만큼이라도 마음에 여유가 있고 나 또한 있는 그대로 수용받을 수 있다는 걸 무의식적으로까지 알아 솔직하게 행동한다면 충분히 많은 사람들에게 환영 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정작 사람들과 있으면 내가 이 말을 해도 되나, 맥락에 안 맞지 않나, 오해를 사거나 상처주는게 아닐까, 지금 행동이 좀 이상하게 보일까 싶은 생각이들어 사람이 좀.. 왠지 조금 추해보이고 소위 찐따처럼 되는 것 같아요. 괜히 사람들이 저를 안좋게 보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꼭 대인관계에 대해서가 아니더라도 뭔가 정신적으로, 내면적으로 특정 생각 이상으로는 생각도 못하게하는, 그런 제약 같은게 생긴 기분이라 불편해요.(그렇다고 일상생활에 영향이 가지는 않지만요)
말 그대로 더 당당해지고 여유있는 마음가짐으로 솔직하게 살고 싶어요. 그런데 깊은 속에서부터 뭔가 꼬여있는게 제가 그렇게 당당해지고 여유로운 마음가짐으로 솔직해지는 걸 방해하는 것 같아요. 행동이 마음처럼 안돼 너무 답답해요.
이런 제 상태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은데 어떻게해야 할까요? 날이 갈수록 마음이 조급지네요..
참고로 저는 이제 고등학교 2학년이 되는 여학생이고, 대한민국의 고등학생으로서 돈도 돈이지만 무엇보다 심리상담을 받을 시간이 없어 여기에 고민을 써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마음친구님, 안녕하세요.
마음하나 상담사입니다.
마음친구님께서 남겨주신 고민 글을 천천히 읽어 보았습니다.
마음친구니께서 대인관계에서 느끼는 불편감과 고통감이 저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는 것 같습니다.
이제 곧 고등학교 2학년이 된다고 하셨는데,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경험하고 계시다면 아마도 이러한 어려움으로 인해서 학업에도 집중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마음친구님께서 경험하는 대인관계에서의 어려움이 비단 친구관계에만 해당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학교나 학원에서 만나는 친구나 선후배, 선생님, 심지어는 가족과의 관계에서도 어려움이 경험하고 계시지는 않을까 걱정되고 염려되는 마음입니다.
대면 뿐만 아니라 비대면일 때도 많이 힘들다고 하셨는데, 학교나 학원에서 보내는 시간뿐만 아니라 집에서 보내는 시간까지도 SNS로 연락을 하다보면 온전히 쉬는 시간이 없이 늘 답답한 마음으로 생활하실 것만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마음친구님께서는 좋은 관계를 원하시고, 그렇기에 상대방에게 늘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있으신 것 같아요.
하지만 마음친구님께서도 알고 계시는 것처럼 신경쓰면 쓸수록, 노력하면 할수록 오히려 어색한 반응을 하게 되거나 쉽게 지쳐버려서 원하는 관계가 되지 않고 방해물로 작용하는 것 같네요.
마음친구님께서 대인관계를 하실 때 방해물로 작용하는 생각이 떠오르실 때마다 이 생각의 근거나 증거는 있는지, 이렇게 생각하는 게 어떤 점에서 도움이 되는지 유용성의 측면에서 스스로 질문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남겨주신 고민 글에는 대인관계에서 경험하는 어려움에 대한 증상만 설명되어 있어서 원인을 함께 이야기하기엔 힘들어 보여요.
하지만 저의 추측으로는 마음친구님께서 대인관계에 이토록 신경쓰게 되신 원인이나 이유가 있을 것만 같아요.
지금까지 대인관계에서 어떤 경험을 하셨기에 답답한 마음을 느끼게 되셨는지, 실제로 잘못 말하거나 행동해서 상대방에게 안 좋은 인상을 남긴 경험이 있었는지 궁금해집니다.
만약 그러한 경험이 있다면 지금 마음친구님께서 걱정하는 마음이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돼요.
하지만 만약 과거에 그러한 경험을 한 적이 없다면, 어떠한 이유에서 내가 그렇게 걱정하게 되는지 찬찬히 생각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시간과 비용의 제약으로 인해 대면상담을 받기 어렵다고 하셨는데, 저는 전문적인 심리상담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일상의 많은 시간을 친구들과 함께 학교나 학원에서 보내고 계실거라 생각되기에 시간을 내어 이 부분을 꼭 해결하고 편안하게 생활하셨으면 좋겠어요.
이 부분이 해소되어야 학업 및 성적에서도 원하는 만큼의 성취를 경험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학교의 상담실이나 집 근처의 청소년상담복지센터를 방문해 보시기를 권해 드려요.
마음친구님의 고민이 해결되어 편안한 마음으로 생활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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