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 출근해야하는데 잠이 안 오는 걸 보면
마음이 많이 다친 것 같아서 상담 신청해봅니다.
제 고민은 부모의 생각없는 언행으로부터
제 마음을 지키고 싶어요.
제가 약 10년 전에 자가면역질환에 걸렸는데, 몇 년 뒤 사회초년생이 됐을 때쯤? 아빠가 농담 아닌 농담처럼 "비싸게 팔아먹으려 했는데 <질환명> 걸려서 안타깝게 됐다"고 말하셨던 적이 있어요.
그 뒤로 외할머니가 집에 오셔서 같이 산책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할머니 심심하지 않게 이것저것 이야기 하다가 아빠가 그런 말을 했다고 했어요.
그리고 저녁 때 외할머니가 필터링이 정말 없으신 편이라 밥 먹으면서 그 말을 하셨어요. 다른 사람의 입으로 들은 당신의 말이 어떤 느낌인지 아셨나봐요. 아빠가 저한테 너는 할머니한테 그런 얘기까지 했냐고 하시더라고요.
그 뒤로 조용한 건 아니었지만 그 말은 안 하셨는데
얼마 전에 같은 얘길 -비싸게~- 또 하시더라고요.
그때는 그냥 웃고 넘어갔는데,
오늘은 더 업그레이드 된 말을 들었어요.
이번에도 아빠로부터 "여자는 25살이 가장 비싸게 팔아먹을 수 있는 나이인데, 너는 늦었다/늙었다/누가 데려가냐"는 식의 말을 들었어요.
제가 그 말이 너무 어이가 없어서 "그럼 남자는요? 남자는 몇 살이 그런 나이인데요?" 라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남자는 50대까지지"라고 하시더라고요.
어이가 없어서 저도 모르게 "와 진짜 개소리다"라고 말했는데 아빠 말을 개소리라고 했다고 성을 내시더라고요.
그리고 저희 엄마도 그 말을 같이 들었는데, 예나 지금이나 아빠가 딸한테 하는 그 말을 듣고 어떤 말이나 행동을 하신 적이 없으셨고요.
이게 부모가 자식한테 할 수 있는 언행인지 모르겠고그냥 이런 비슷한 게 여러번 있는데, 그럴 때마다 짜증나서 죽을 것도 같아요.
독립을 하고 싶다 해서 바로 되는 게 아니라서 일단 참고 있는데 그동안 제가 어떻게 버텨야 할까요?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올려주신 글 잘 읽어보았습니다
마음친구님의 글을 읽으며 마음친구님의 속상함, 분노, 답답함 등 다양한 마음이 느껴졌던 것 같아요..!
우선 마음친구님이 아버님으로부터 들었던 말이 마음친구님의 마음을 많이 상하게 할 수 있다는 것에 동의가 됩니다.. 아버님이 마음친구님에게 그런 말을 하시는 것은 적절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혹시 그 외에도 비슷한 언어폭력을 지속적으로 하신다면 마음친구님의 심리적 고통감이 매우 클 것 같아 염려가 되네요.
우서 마음친구님이 스스로를 지키고 싶어서 용기 내어 글을 남기고 상담을 신청하신 것에 굉장한 격려를 해드리고 싶어요. 스스로를 지키겠다고 생각하고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한데 마음친구님은 스스로를 돌보고 지킬 힘이 있으신 것 같아요.
우선 독립을 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에 대해 마음친구님이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 시간을 잘 버티고 싶다고 하셨는데 우선. 지금처럼 마음친구님의 심리적 어려움이나 고통을 나누는 대상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심리상담이나 아니면 친밀하고 신뢰할 수 있는 대상에게 이러한 어려움을 나누면서 힘을 얻고. 마음친구님 스스로를 돌보는 일이 필요할 것 같아요.
그리고 계속 부모님과 함께 생활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부모님과 우선은 이야기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부모님이 들어주시던 그렇지 않던 어떤 결과와 상관없이 마음친구님의 마음과 의견을 이야기하는 것은 필요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음친구님도 참다가 한번 씩 폭발하게 되면 의도치 않게 공격적인 말투나 내용으로 대화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마음친구님이 불편한 상황이나 마음을 스스로 정리를 좀 하신 후에 부모님과 대화를 진지하게 나눠보면 좋을 것 같아요. 부모님은 어떤 마음과 생각으로 그런 말씀을 하신 건지.. 마음친구님은 그게 어떻게 느껴졌고 마음친구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 나눌 필요가 있으실 것 같아요.
무작정 참기보다는 마음친구님 스스로를 돌보시면서 답답함과 화가 마음친구님 안에 쌓이지 않고 적절히 외부로 표현되어질 수 있도록 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지금처럼요.
저는 마음친구님이 잘 하실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그럴 힘이 있으실 것 같아요!
타인을 통제할 수 없지만 우리 자신은 스스로를 조절하고 통제하고 돌볼 수 있으니까요.
응원하겠습니다 마음친구님. 힘내세요.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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