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초등학생입니다.
요즘 너무 힘들고 아무것도 관심이 없어지고 있어요.
요즘 제가 부모님께도 좀 까칠하게 구는데
부모님은 제가 사춘기라고 놀려요.
제 사정이나 힘든 점들 제 마음을 말해주고 싶은데
꾸중 당할까 봐 무섭고 두렵습니다.
학교에서도 애들이 사소한 장난친것도 짜증나고
애들이한 말들이 저한테 상처가 될때도 말하지못하고 혼자 참고있습니다.
그러다 혼자 폭발하기도 하고요.
솔직히 이 감정들을 말을해도 다들 '나이도 어린게
이건 아무것도 아니지' 이런 반응들이고요.
지금 이맘때쯤에 사춘기가 많이 오기때문에 우울증이라고는 생각하진 않지만 인터넷 찾아보면
증상들은 우울증 증상에 다 맞기도하지만 여러 댓글들을보면 이런게 맞아도
사춘기와 우울증은 비슷하기때문에
구분 잘 해야한다는 반응도 많고요. 그래서 지금 이 상황이 우울증인지 사춘기인지도 모르겠고, 만약 사춘가라면 어떻게 넘겨야하는지 우울증이라면 어떻게 극복해야하는지 궁금합니다.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이야기 한다는것이 결코 쉬운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음친구님의 고민을 나누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올려주신 마음친구님의 고민사연을 읽으며 저의 초등학교 시절이 생각났습니다.
저는 초등학교를 5군데나 다녔는데요. 특히 초등학교 고학년에는 이사와 전학이 반복된 시기였어요. 저에게는 학업 뿐만 아니라 새로운 환경에서 또래 관계를 적응해나가는것도 넘어야할 큰 과업이었지요.
그 시절에는 무엇 때문에 마음이 버겁고, 불편했는지 알수 없었고, 누구에게도 제 마음을 꺼내놓지 않아 공감과 위 로또한 받은적이 없는데 이렇게 초등학생인 마음친구님의 고민사연을 읽으며 참...내면의 힘이 있는 친구구나...그리고 자신의 마음에 대한 정성스러운 관심이 있구나...싶어 얼마나 기특하다 생각했는지 모릅니다 ^^
마음친구님.
아이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많을까요?
어른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많을까요?
혹여 어떠한 어른들은 ‘다 알아서 해주는데, 애들이 무슨 스트레스?’ 라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유아기, 아동기, 청소년기의 학생들 모두 날마다 자라고 있고, 주어진 삶에 적응하며 과업을 해나간다는것이 결코 쉬운일이 아님을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시기를 다 지나간 사람들은 별것 아닌 일처럼 보일지 몰라도 한창 그 단계를 겪어내고 있는 사람의 입장은 달라요.
당연히 해야 하는 과정이고, 해내야 하는것들일지라도 힘든것은 힘든것이지요.
마음친구님.
부모님에게 조금 까칠하게 대할때면 부모님께서 “사춘기야~ 사춘기!!” 하면서 놀리시나봐요
부모님 입장에서는 너무 무겁지 않게 마음친구님을 대하시려는 노력일수도 있을것이고, ‘사춘기는 다 그렇지~‘ 하면서 마음까지는 들여다보는것이 익숙하지 않으실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음친구님
‘엄마도...엄마가 처음이라...’ 라는 문구를 본적이 있으실까요?
아마 부모님들도 부모가 되어본게 인생의 처음이고, 특히나 자녀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는일은 처음이시겠지요.
그래서 엄마도, 아빠도...마음친구님의 마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주고, 수용해줘야 할지 잘 모르실수도 있어요.
저는 마음친구님에게 이렇게 말씀 드리고 싶어요
나누어주신 고민사연과 같이 부모님에게 말씀 드려보는거예요.
덧붙여 제가 위에서 언급해드린 이야기들도 함께 말이지요.
“엄마! 아빠!! 엄마아빠는 다 지나간 시간이라 내 고민이 별것 아닌것처럼 보일수 있겠지만, 지금 나한테는 아주 중요한 문제거든요?” 하고 말이지요.
“나이도 어린게 그게 뭐 대수라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어떤 판단도, 훈계도 없이 들어만줘요. 진정성있게 들어주면 난 또 얘기 하고 싶어질거 같애” 라고 얘기하면 부모님이 마음친구님의 마음을 제대로 알아갈수 있을것 같아요.
마음친구님도 자신의 마음을 아주 가깝고, 중요한 대상인 부모님에게 잘 전달해 보는 연습도 할수 있을것 같고요 ^^
그리고 무엇보다 혼자 참고 참다가 폭발하는 일도 줄어들겁니다.
폭발성 있는 감정은 그 누구보다 마음친구님에게 도움되지 않아요.
마음친구님.
사춘기와 우울증에 대해 많이 알아보신것 같아요.
지금 마음친구님이 경험하는 너무 힘들고, 아무것도 관심이 없어지는 감정들은 사춘기에도 나타나고, 우울증의 대표적인 증상이 되기도 하지요,
마음친구님이 지나가는 시간이 사춘기일지, 우울증일지 올려주신 사연만으로 다 알수는 없지만 사춘기라도, 우울증이라도, 우리는 인생에 찾아온 시간을 잘 마주하고, 수용해주고, 건강하게 지나가야 하는 몫이 있습니다.
어렵고 힘든 과정이 될지라도 말이지요.
그러나, 마음친구님에게는 이렇게 누군가에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을수 있는 내면의 힘이 있고, 사춘기라고 놀리지만 가까이에서 까칠하게 할수 있는 부모님도 계시잖아요.
또한, 마음친구님에게 찾아온 정서의 변화를 민감하게 느낄수 있는 능력 또한 강점이라고 여겨집니다.
마음은 그냥 알아채지고, 돌보아지는것은 아닙니다.
정성스럽게 들여다봐야 보이는 영역이지요.
그런 면에서 마음친구님은 이미 자신의 마음을 정성스럽게 들여다봐줄수 있는 사람인것 같아요.
마음친구님...
혹여, 짧은 상담 이후로도 고민이 깊어진다면 다시한번 나누어주세요.
저는 지난 시절에 저의 마음을 알아채지 못했고, 그래서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도움도 받을수 없었어요.
마음친구님은 저보다 훨씬 더 잘하고 계신거예요.
그리고 한가지 더 부탁드리고 싶은 말씀은,
너무 힘들고 어려우면 대면상담이 가능한 기관을 통해 전문가의 도움도 받으시면 좋겠습니다. 청소년 상담사가 계신 전문기관들이 있어요.
마음친구님이 어느 지역에 거주하고 계신지는 모르지만 찾아보셔서 너무 마음이 괴로울때에 꼭 전문가의 도움 받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마음친구님의 인생이라는 긴 여행길에 때로는 너무 힘들고, 아무것도 관심이 없어지는 무력한 시간을 경험할때가 있지만 마음친구님의 인생여정이 아주 정성스러운 삶이 되기를 응원드리며 오늘의 상담을 마무리하겠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