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는게 하나도 없어서 학교 다닐 때 선생님들께 그리고 동문들에게 쓴소리 많이 들었던 사람인데 결국 이렇게 되네요.
졸업하자마자 학자금을 갚기 위해서 곧바로 취업시장에 뛰어들었는데, 9게월동안 그 결과는 자기소개서 문서 50개 가까이 작성에다가 면접은 17번 정도... 컴퓨터에 있는 문서로 확인해 보니 그 정도 나오네요. 어제도 하나 보고 왔습니다.
하지만 그것 중 하나라도 성공한 적은 없네요. 면접할 때 두 명씩 들어가서 보는 경우가 있는데 옆에 있는 애랑 너무 비교가 돼서 항상 마음속으로 문제가 되곤 했습니다. 그나마 장점이 있다면 제가 신입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면접관님들에게서 면접을 이상할 정도로 떨지 않고 잘한다는 말을 듣긴 했네요.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습니다. 면접이 너무 익숙해질 때까지 아무것도 못 했다는 뜻이 되니까 제가 너무 한심합니다
더군다나 요즘 들어서 불합격이라는 말 대신에 필요한 인재가 아니라는 말을 많이 들으니까 사회에서 내가 정말 필요 없는 사람이다라고 느끼고 이 사회에서 밥만 축내는 내가 소리 소문 없이 없어졌으면 좋겠다라고 계속 생각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실업 급여도 받을 수 없는 게, 제가 계속 신입으로 남아 있으니까 실업이 아니라 취업 의사가 없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거 같더라고요. 그게 너무 서럽습니다. 나는 그렇게 열심히 돌아다니고 있는데 인정이 안 된다는 걸 생각하니까 계속해서 의욕이 떨어지고 있고 다른 또래들은 이미 1년 이상 근무를 하게 되었는데 저는 왜 이렇게 못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INFP라 그런건가 경계선 지능이라도 있는 건지 모르겠고 학교 선생님이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멍청하다는 소리는 자주 듣긴 하였습니다.
학자금 기한도 끝나가기 때문에 액수는 계속 올라가는 것 같고 용돈도 써 본 적 없는데 통장은 항상 비어 있고 부모님은 곧 정년퇴직을 걱정해야 할 나이입니다.
급하면 알바라도 뛰라는 말이 저에게는 안 통하는 상황입니다. 집 근처에 알바 자리도 없고 그래서 멀리 있는 데를 구하려고 하니까 거리가 너무 멀다고 받아 주질 않고 만들기를 참 못 하는데 그나마 하나 구한 곳에서 음식을 빨리 못 만든다고 2시간만에 잘려 버렸습니다. 도저히 솟아날 구멍이 보이지 않습니다.
유튜브에서는 항상 제가 속한 세대가 역대급으로 돈을 잘 벌 수 있는 세대라고 하는데, 이렇게 한푼도 못 풀고 있는 모습을 보니까 나는 정말로 어디 묻혀야 된다, 인간조차 아닌 짐승이다. 사람이 아니라 개로 태어났어야 된다 이 생각밖에 없습니다. 요즘 같은 극한 효율주의 사회에서 살아 있어야 할 이유가 없는... 돼지 마냥 밥만 축내는 사람인데, 공기가 아까운 사람인데, 이런 생각이 드니까 요즘은 물도 안 마시게 되고 밥도 안 먹게 되네요 중학교 때 우울증 때문에 일주일 동안 물빼고 아무것도 안 먹은 이후로 이렇게 굶은 적은 처음입니다 요즘은 잠도 못 자고 있어서 더욱더 건강은 악화되고 있는 거 같습니다
이 앱을 광고를 보고 깔아놓고 계속해서 묵혀 놓고 있었는데 이제서야 상담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새벽에 너무 잠이 안 와서 마침 눈에 띄게 되어서 글을 주저리주저리 써보게 되었습니다...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올려주신 글 잘 읽어보았습니다
마음친구님의 글을 읽으며 마음친구님의 마음의 어려움, 고통, 좌절, 슬픔 많은 것들이 느껴진 것 같아요~ 참으로 쉽지 않은 시간 보내고 계신 것 같아서 고생이 많다고 이야기해드리고 싶은 것 같아요..
취업이라는, 취준이라는 정말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계시네요~
계속된 좌절에 많이 지치시기도 했을 것 같은데..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고 고민하는 마음친구님의 모습이 저는 좀 마음에 남는 것 같고 그 또한 정말 마음친구님이 가진 힘이구나 라고 느껴져요..!
마음친구님~ 사실 취업을 준비하는 시간은 참으로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내 옆에 친구들은 착착 잘만 붙는 것 같은데.. 사실 취업은 정말 많은 사람들의 인생에서 고민도 많고 좌절도 많이 하고 긴장도 많이 하게 되는 시간인 것 같아요~
사실, 반복되는 거절을 경험한다는 게 쉬운 게 아니니까요.. 그래서 조그마한 자극이나 일에도 그것을 우리는 부정적으로 혹은 왜곡해서 받아들이거나 과도하게 해석하기도 하는 것 같아요~
마음친구님이 면접관들에게 면접을 떨지 않고 잘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하셨는데 이게 마음친구님이 지금까지 아무것도 못 했다는 뜻으로 어떻게 해서되셨는지 그 과정도 궁금한 것 같아요~
그리고 회사에서 보낸 불합격이라는 연락이 나는 인재가 아니라는 말과 내가 사회에서 필요 없는 사람이 되는 건지도 궁금해지고요~
사실 마음친구님이 받아들인 메시지가 전부는 아닐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우리는 마음이 힘들 때 사실 부정적인 것만 보이게 되거든요..!
‘너가 면접을 잘 보지만 이번 우리가 찾는 업무와는 맞지 않는 것 같아 그래서 좀 아쉽네’ 이런 메시지로도 해석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 같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마음친구님이 부정적 생각에 휩싸이게 될 때는, 내가 현재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경험하고 인지하고 있는지 한 번 체크해보시는 작업들 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지금처럼 마음친구님이 포기하지 않고 계속도전 하는 열정과 용기라면 정말로 취업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다만 취업은 잘난 사람을 뽑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그 회사에 필요한 사람을 뽑는 것이기도 하니까요
마음친구님이 진로나 직업에서 자신만의 목표를 가지고 꾸준히 그리고 현실적으로 그 목표에 맞는 회사를 찾고 그 회사에서 필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포부와 열심을 지속적으로 어필한다면 좋은 기회가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응원할게요 마음친구님!
그리고 중학교 때 우울증 경험있으셨다고 했는데 어떻게 좀 극복하시게 되었나요? 그 방법이 지금 상황에서도 적용될 수 있을까요? 궁금해지네요^^
열정과 열심히 가득한 마음친구님을 응원합니다
잘 하고 계세요^^!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