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마음이 너무 힘드네요..

다랑

2023.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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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부터 저는 어머니의 감정쓰레기통이자 소유물로 살았습니다..
아버지의 외도에 이혼에 대한 분노를 저에게 쏟아냈고, 아버지가 교도소에 갔을때도 저를 앉혀두고는 어머니의 하소연을 쏟아내기 바빴어요..

그러나 제 밑에 두살 어린 동생에게는 전혀 그러지 않으셨습니다
모든걸 숨기고, 해달라는거 다 해주며 키우셨어요..
덕분에 동생은 아버지의 외도도, 범죄사실도 정확히 알지 못한채 컸습니다
가난한 그 상황에서도 동생이 하고자하는 학원도 다 보내주셨습니다

심지어 대학을 진학할때도 이 차별은 지속되었습니다
전 인서울 목표하는 과에 진학이 가능했고, 학교에서도 제게 원서쓸것을 권유했지만, 어머니는 우리 가정형편이 어렵기에 거주지역 대학 아니면 절대 안된다고 하셨어요
결국 전 원하는 대학도 써보지 못하고 집근처 전문대로 진학했습니다
집에서 다녔지만 학비, 생활비 전부 지원받지 못해서 방학때 바짝 알바하고 그걸로 생활비와 학비대고, 심지어는 동생 뒷바라지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동생은 그렇지 않았어요
넣고싶은 학교란 학교는 다 넣어보았고, 타지 학교로 진학해 기숙사비, 학비, 생활비 다 지원받고 살았습니다
거진 40- 50퍼센트는 제가 번돈으로 지원해줬던것 같아요.. 나머지는 아버지, 어머니가 반반씩 지원했구요
심지어 실습은 서울로 가서 실습기간 생활비, 고시원비도 다 제가 댔었네요..
졸업 후 취업이 바로 되서 가능한 일이었어요

제가 바보였죠.. 제것을 챙겼어야 했는데..
하지만 평생을 넌 우리집의 가장이라는말을 듣고 컸고 제가 당연히 그렇게 살아야만 하는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28살이 된 지금.. 제가 인생을 잘못살고 있다는걸 깨달았습니다
4년동안 바짝 번 돈으로 전세를 구해서 자취하며 어머니 대학원 학비와 생활비를 보태주고 있는 저와는 달리, 동생은 아버지께 지원받아서 서울에서 전세를 살고, 차도 끌고 있습니다..
자기돈은 고스란히 보관중이네요..

이런 상황에 아버지와 어머니는 자신들이 돈이 필요할때 동생이 아닌 제게 자꾸 연락하더라구요..
심지어 두분 다 직장에서 힘든일을 저한테 하소연하시기에 계속해서 들어드리며 살았습니다

여기다 어머니는 자신의 대학원 과제까지 제게 떠넘기고 있습니다..
처음엔 늦게 공부하시는 어머니가 잘 모르시니까 도와드리는셈 치고 해드렸는데.. 이게 당연한듯이 되었어요..

저도 하고 싶은 공부가 있어 올초부터 대학원 과정 시작했는데, 시도때도 없이 도와달라고 하시니 어머니것에 제것에.. 너무 지치더라구요..
결국 제 학비도 없고 제가 정신적으로 너무 지쳐서 제 대학원은 다음학기부터 휴학을 결정했습니다

그러다 결국 본가에 갔던 어제 폭발했네요..
어머니가 동생과 같이 본가에 와서 외할머니께서 담그신 김치좀 가져가라해서 본가에 갔습니다
대학원 휴학을 결정한 저를 보고는 자신의 과제를 해달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저도 아직학교를 다니고 있고 그 기간은 저도 발제 기간이라 힘들다 했더니 "어차피 때려치울학교 왜 열심히한대?"라고 비아냥 거리시더라구요.
결국 저도 폭발해 때려치우는게 아니고 학비벌고 쉬었다 다시 복학할거라 했더니 비웃으시구요
옆에 있던 동생까지 같이 비아냥대길래 너무 화가나서 곧바로 나와 자취방으로 와버렸습니다

솔직히 지금까지 크면서 미성년자때도 저소득층이라 학비지원받고 장학금받고 살고, 대학때부터는 집에 손벌리기는 커녕 생활비도 보태고 동생 뒷바라지까지했는데.. 이딴 취급이나 받고 사니 너무 화가나고 속상하네요..

그나마 아버지는 전날의 이야기를 동생에게 전해듣고는 전화와서 아버지가 미안하다며 사과하셨는데 어머니는 끝까지 전화한통도 없으시네요..
심지어 동생은 카톡으로 비난과 조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제 너무 힘들어서 가족과 손절하려고 하는데 가족과 손절한다는 죄책감이 너무 커서 힘듭니다..
그러나 가족과 연락하면 제가 너무 미쳐버릴것 같아서 관계를 이어가고 싶지는 않습니다

제 마음이 가는대로 결정해도 괜찮은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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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올려주신 글 잘 읽어보았습니다
글을 통해 마음친구님이 오랜 시간 부단히도 애를 쓰고 살아오셨구나 라는 생각이 드네요. 정말 많이 힘드셨을 것 같은데 버텨내시느라 애쓰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마음친구님이 첫째로서 감당해야 많은 것들이 있었을 것 같아요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심리적으로.. 많은 것들을 희생하고 가족들을 위해 노력해 오신 것 같네요 때론 자신이 원하는 것을 포기하고, 배려하고 양보하며 살아오신 것 같아
대단하다는 말과 또 한편으론 안쓰런 마음도 느껴져요~

이제는 마음친구님도 어떤 한계에 다다른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드네요. 특별히 마음친구님의 그런 애씀이나 희생을 가족들이 인정해주고 고마워하지 않는 태도에 마음이 많이 상하고 또 화도 나고.. 허무하기도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래서 가족들과 손절하고 싶은 마음친구님의 그 마음이 이해가 되는 것 같아요..

마음친구님이 마음 가는대로 결정해도 괜찮은건지 물으셨는데..
저는 이 질문 자체도 마음친구님이 자신의 마음대로, 원하는 대로 하지 못했던 오랜 시간을 말해주는 것 같기도 해요

마음친구님~ 마음친구님 마음 가는대로 하셔도 됩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그래도 가족은 무너지지 않고 각자의 삶을 살아갈 거 에요
그러다 마음친구님의 마음이 괜찮아지거나 가족들이 마음친구님에 대해 미안함과 고마움을 느낄 때, 또 다시 관계 할 수 있어요

마음친구님이 손절하고 싶다면 그것에 대해 얼마나 오랫동안 고민하셨겠어요.. 또 마음친구님이 계속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그 또한 얼마나 오랫동안 고민하셨겠어요~

저는 어떤 선택이든 마음친구님이 원하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마음친구님 스스로의 마음이 조금 편해지는 선택을 하시기를 정말로 응원하고 바래요.

마음친구님이 가족들을 위해 살아갈 수밖에 없었음을 그게 최선의 선택이었음을 인정하고 동의합니다 그래서 이제는 마음친구님을 위한 선택을 하셔도 그게 무엇이든 그 또한 최선의 선택일 것이라 믿어요~

가족들과 물리적으로 손절하는 방법도 있고 관계를 유지하면서 정서적으로 손절하는 방법도 있고 관계를 유지하면서 싸우는 방법도 있고 정말 많은 방법이 있을 것 같아요

그 중에 마음친구님이 가장 원하는 선택을 하시길 바래요 그 선택이 최선의 선택임을 믿어요~ 그리고 그 선택을 했다는 것 자체로 마음친구님 자신을 위한 변화의 시작이 될 거에요!
우리 마음친구님 응원해요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