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자신에 대해 당당해지고 싶어요.
아무리 강단 있게 말해도 나는 타인에게 쉽게 상처주지 않는 사람이고, 스스로를 숨기고 꾸미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 수용될 수 있다는 것을 무의식까지 깊이 알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다른 사람이 아닌 스스로에게 의존하고 주체적으로 살고 싶어요. 감정도 숨기지 않고 건강하게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표정이 어둡거나 말투에 가시가 있더라도 그게 꼭 제에게 향한 것은 아니라는 걸 바로바로 확신하고 싶고요. 그리고 타인과 있을 때 제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하면서 건강한 관계를 만들고 싶어요.
요즘 그게 안돼서 너무 힘들어요. 다른 사람들이 나라는 사람을 꺼려하는 것 같고, 저도 그런 제 자신이 너무 싫어져요. 한 상황을 바라볼 때도 머릿속이 이미 복잡한 상태라 투명하게 인식하지를 못하고 자꾸만 왜곡하게 보게 되고 그에 대한 반응들도 의도찮게 삐뚤어지게 표현이 돼요.
특히 대인관계에 있어 혼자 상처 받아 너무 고통스러워요.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게 불편해 먼저 선을 그은 것은 제 자신이면서 정작 다른 사람들이 저에게 웃어주지 않으면 조급하고 불안해져요. 또 위에서 말했듯 사람을 대할 때 솔직하지 못하고 나쁘게 말하면 가식적으로, 조금 순화해서 말하면 가면을 쓰고 대하게 되는데, 당연하지만 단지 순수하게 타인과 잘 지내고 싶은 마음 뿐이다 하더라도 솔직하지 못한 태도 그 자체에서 상대방이 불편함을 느끼고 어색해하는 게 느껴져요. 무엇보다 저도 필요 이상으로 에너지를 쓰다보니 너무 지치고, 날이 갈 수록 자책이 심해지면서 우울해져요.. 그럴수록 마음엔 여유가 더욱 없어지고, 더 악화된 상황의 딜레마가 이어져요.
요즘따라 더욱 다른 사람들이 저를 싫어하고 무시하는 건 당연하게 여겨져요. 사실 옛날부터 그러기는 했어요. 제가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된 이유에는 제 예민한 성격과 지금껏 겪어온 경험들이 한 몫했겠죠..
전 장난기 많은 쌍둥이 오빠 둘을 위에 둬 안그래도 예민한 성격에 사소한 행동과 말 하나하나에 모진말을 많이 들어 왔고, 부모님들도 바쁘셨던데다 공감에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이었어요. 게다가 전 어렸을 때도 자존감이 낮아 사회성이라는 것을 ‘수용’하지 못했고, 어찌됐든 결과적으론 초등학교 시절까지 거의 내내 소외를 겪으며 지내왔어요. 중,고등학생이 되고서도 겉도는 감이 없지 않아 있어오고요.
왠지 제 과거사를 말해야 할 것 같아 말은 했지만..과거보다는 현재의 문제에 집중하고 해결하고 싶어요. 그리고 이런 제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스스로 좀 솔직해지고 그것에 대해 당당해지고, 그에 따라 지금보다 더 주체적인 사람이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실 지금의 저는 좀 지나치게 의존적인 것 같거든요..
읽으시면서 아시겠지만 뭐가 맞고 뭘해야한다는 걸 정확할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스스로 인지하고는 있어요. 하지만 이렇게 머리로는 보이는데, 마음은 자꾸 따로 놀아요.
요새는 문자 알림만 봐도 기가 빨리고, 친구들이나 선생님과 연락할 때도 내용은 물론이고 시간대나 제가 사용하는 말투, 이모티콘 등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신경쓰여요. 혹시나 잘못 보내게 될까봐요.
하지만 이런 제 상태도 스스로에 대해 확신이 있고 ‘나도 이래도 괜찮은 사람이야’하는 생각이 있다면 덜하지 않을까싶어요. 그래서 스스로에 대해 더 당당해지고 싶어요. 하지만 지금껏 몇년간 자존감을 높이려고 여러 노력을 해봤는데도 결국 효과는 일시적이거나 너무 미미해 결국은 별 의미가 없었어요. 꼭 자존감에 관한게 아니더라도 여러 노력을 해본 것 같은데도 저는 변한게 없어요.. 뭘해야 이런 저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어떻게 글을 써야 할지 몰라 두서 없게 쓰게 된 것 같은데 그래도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상담사 답변
* 마음하나의 전문 상담사가 답변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마음친구님 :)
마음친구님이 자세하게 올려주신 사연을 읽으며 마음친구님의 자기확신에 대한 열망과 사람들과의 건강한 관계를 맺어가는 것들에 대한 마음을 깊이 느낄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간 지나온 대인관계 내에서 마음친구님이 얼마나 상처받고, 고통스러웠을지 아주 조금이나마 엿볼수 있었어요.
그리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이렇게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고, 마음친구님 자신의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한 것에 대한 고마움과, 마음친구님이 가진 내면의 힘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음친구님.
마음친구님께서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하면서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 가고 싶다고 말씀하셨지요?
첫째,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
둘째,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
위의 고민을 나누어 보자면, 이렇게 두가지로 이해해 볼수 있을것 같아요.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하려면 어떻게 할수 있을까요?
저는 우선 솔직하게 표현할수 있는 나 자신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나를 알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겠지요?
조금 다르게 이야기하면, 내 마음을 알아차려주는 연습이지요.
그리고, 내 마음의 모양과 색감을 그대로 인정해주고, 저에게 고민을 나누어주신것처럼 밖으로 덜어내어 마음친구님의 마음이 조금은 선명하게 보게되는 과정이 필요할 거예요.
그러한 과정이 참 지난하고, 답답하고, 때로는 불안이 올라오고, 견뎌내기 힘들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에 나를 되돌아보는 ‘생각의 시간’을 갖어봐 주시면 좋겠어요.
하루에 10분이면 됩니다.
이른 아침도 좋고, 늦은 저녁 잠자리에 들기전에도 괜찮습니다.
하루를 돌아보고 감사할것을 2가지 정도 적어보고 시작하는거예요.
스스로에 대해 칭찬할 것은 칭찬하고, 조금 반성할 것은 반성도 해보는겁니다.
포스트잇 같은 작은 종이에 적어 붙여주셔도 좋고, 노트를 하나 마련해서 매일 적어주시면 더 좋겠습니다.
그렇게 나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켜켜히 쌓여 마음친구님 자신에 대한 확신을 더욱 증진시키고, 그래서 마음친구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이고 나누어도 “나? 정말 괜찮은 사람이네!” 할수 있게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또 한가지,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것은 무엇일까요?
지난번에도 언급한 바와 같이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는 평생을 두고 연습해 가야 하는것 같아요.
그럼 오늘은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 드릴께요.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은
‘그러고 싶다‘ 는 마음만으로 이룰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관계를 맺어가고 싶은데 누군가와 같이 있는것이 불편하거나, 상대 또한 나와 같이 있는게 불편해지면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가는 초석이 마련되지 않겠지요?
그래서 우리가 대인관계를 이루어나가는데에는 적지않은 스킬도 필요합니다.
물론 여러 가지 의사소통적 스킬보다 그 사람을 진정으로 좋아하는 마음,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가고 싶은 마음, 그리고 상대방에 대해 진심으로 궁금해 하는 진정성 있는 마음이 선행 되어야하겠지요.
의사소통적 기술과 스킬은 참 다양하게 있지만
그 중에 저는 <스몰토크와 질문하기>가 참 도움되는 것 같아요.
스몰토크는,
누군가와 만났을때에 가벼운 이야기로 시작하는거예요.
오늘 점심에는 뭘 먹었는지? 좋아하는 음식이나, 스포츠, 옷매무새의 남다른 감각, 배우고 싶은 것들, 배우고 있는 것들, 상대방의 관심사 등 많겠지요?
마음친구님도 이야기 하기 편안하고, 상대방도 이야기 나누기에 저항감이 있지 않은 스몰토크로 시작해보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질문하기는,
앞서 말씀드린바와 같이 그저 ‘질문을 한다. 말을 한다‘ 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 대해서 진심으로 궁금해 하는 마음이 담겨지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질문에 대답하는 상대방에게 온 마음을 다해 경청하고 공감하면 좋겠어요.
만약 누군가 마음친구님에게 그러한 관심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능동적으로 경청해주고, 그냥 듣는것이 아니라 깊이 있게 공감한다면 좁아져있던 마음도 활짝 열리겠지요?
그러한 대상과 존재가 되어주는것.
그렇게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
저는 마음친구님께서 이루어갈수 있는 충분한 내면의 힘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응원합니다.
마음친구님.
사람간의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가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들고, 또 너무 급히 가까워지려 할 때에는 피상적인 관계만 맺어질수도 있습니다.
저는 마음친구님의 관계에 대한 진솔함, 나 자신에 대해 확신을 갖고자 하는 깊이있는 고민들이 참 좋습니다.
그리고, 내면의 정서를 이렇게 진솔성 있게 나눌수 있는 한 사람으로 성장하고 있는것에 누구보다 박수와 응원을 드립니다.
마음친구님.
덧붙여 말씀드리기는,
이렇게 자신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으로 마음을 나누고 있는 마음친구님은 충분히 주체적이시라는것. 기억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인생이라는 긴 여행길에 때로는 도무지 견뎌내기 힘든 마음을 경험하고 자신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아 외로움, 불안, 두려움의 시간을 건너야 할때가 있지만 마음친구님의 인생여정이 충분히 존중받고, 아주 정성스러운 삶이 되기를 응원드리며 오늘의 상담을 마무리하겠습니다.
댓글
2